한반도의 남북 분단으로 끊어진 경원선 철도가 70년 만에 남측 구간부터 복원됩니다. 경원선은 한국 수도권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잇는 최단거리 노선입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 역에서 경원선 철도 남측 구간 복원공사 기공식을 5일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경원선은 1914년 8월 개통된 뒤 서울 용산에서 강원도 원산까지 224km 구간을 운행하며 물자와 승객 수송을 담당했으나 1945년 남북 분단으로 단절됐고, 6.25 한국전쟁 때 남북 접경구간이 파괴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2012년 11월 경원선 신탄리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5.6km 구간의 복원을 마쳤습니다.
이번에 복원되는 구간은 백마고지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11.7km 가운데 우선 1단계로 백마고지역에서 월정리역까지 9.3km 입니다.
나머지 월정리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2단계 구간은 북한과 합의가 이뤄지고 나서 추진됩니다.
1단계와 2단계의 총 건설사업비 1억 3천만 달러는 전액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으로 투입되고 경원선 북한 구간 복원공사도 남북 협의가 이뤄지면 남측에서 자재와 장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경원선은 한국의 수도권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 (TSR)을 잇는 최단거리 노선입니다.
남북한은 2003년 경의선, 2006년 동해선을 복구해 남북철도망을 연결했지만 현재 남북을 연결하는 철도 운행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 종단열차로 활용하려면 경의선은 평양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부정적이고, 동해선은 남북 구간을 연결하기는 했으나 남측의 제진에서 강릉 구간 110km 구간이 끊겨 있어 17억 달러 이상의 공사비가 투입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철도망 구축에 경원선을 남북 간에 연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입니다.
한편 경원선 남측 1단계 구간이 완성되면 단기적으로는 생태와 안보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월정리역 주변에는 제2 땅굴과 DMZ 평화박물관, 철새와 독수리 도래지 등이 있고 중국이 6.25전쟁 당시 미군에게 최대의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는 북한 오성산 저격능선이 보입니다.
원래의 경원선은 철새도래지와 통일신라시대 말기 태봉국 도성 터를 지나고 있어 이번 복원공사 노선은 동쪽으로 약간 변경되며 준공된 뒤 관광객들의 출입이 편리하도록 민간인통제선을 조정하는 방안을 관련 부처가 협의 중입니다.
5일 열리는 경원선 철도 복원 기공식에는 관련 부처 장관과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그리고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외교사절과 실향민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