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방북 사흘째...묘향산 친선박람관·보현사 방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 5일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북한을 방문 중인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방북 사흘째를 맞아 묘향산에 있는 전시관과 사찰을 찾았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일 북한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가 방북 사흘째를 맞아 묘향산에 있는 국제친선박람관과 보현사 등을 찾았습니다.

국제친선박람관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외국사절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고, 보현사는 한국 불교 5대 사찰의 하나로 꼽히는 명소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첫 날과 둘째 날은 이 여사 측이 원하는 인도적 지원 시설 방문에 중점을 둔 일정이었다면 셋째 날은 북측이 보여주길 바라는 명소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사 측은 이어 저녁에는 숙소인 묘향산호텔에서 북측 인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의 관련 설명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행사 관계자를 초청해서 식사를 대접하는 의미이죠. 그러니까 비용과 여러 가지 주관의 의미만 있는 것이지,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 여사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8일이면 이 여사의 공식 일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7일 밤이나 8일 아침 전격적으로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묘향산 인근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소 부인인 리설주와 함께 자주 찾는 별장이 있는데다 최근에는 전용 활주로까지 건설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북한체제를 대내외에 선전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면담을 받아들일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친서로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에 앞서 이 여사는 평양에 있는 영유아와 산모 보호시설 등을 방문해 준비해간 털 목도리와 감기약을 비롯한 의약품 등을 전달했습니다.

이 여사를 비롯한 방북단은 8일 오전 평양으로 돌아와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 여사의 방북은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이후 3년 7개월 만입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지난해 11월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여사 앞으로 친서를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때 조화를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평양 방문을 초청하면서 추진됐습니다.

이후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성사되지 못하다 지난달 6일 한국의 김대중평화센터와 북측 아태평화위원회가 개성에서 만나 평양 방문 일정에 합의하면서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