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북한의 각종 도발을 경험했던 전직 주한미군사령관들이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군 병사들의 부상을 안타까워하면서 북한이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한국의 영토주권도 침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에 대한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를 밝혔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이번 지뢰 도발을 한국의 영토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로 간주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Given that the side of demilitarized zone where the mines were is South Korean territory, this is a provocation by the North Koreans unto South Korean sovereign territory…”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던 벨 전 사령관은 10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제시한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은 ‘VOA’에 북한이 상대방에게 고의로 상해를 입히려고 한만큼, 이는 도발적일 뿐아니라 극악무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That’s a terrible act to do something like that and it appears to me that’s very provocative and it’s a heinous act….”
특히 북한이 비무장지대 안에 지뢰를 매설한 것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남북 간 긴장만 높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한국 군 병사들이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으로 다리를 잃어 마음이 아프다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했던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반도에서 평화 유지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이 여전히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한국 국방부와 미-한 연합사령부가 옳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평화와 안정,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과 미국의 노력을 도발적 행동을 통해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한국과 유엔군사령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The considerations should not only view non-lethal responses such as those I’ve suggested but the potential for military response.”
벨 전 사령관은 광범위한 비대칭적 접근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군사적 대응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지뢰 도발로 한국 군 병사 2 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실제로는 그들을 살해하려는 게 북한의 목적이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다만 군사적 대응이 반드시 북한에 대한 직접적 포격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며, 미-한 동맹군이 사이버 공격 등 북한에 단호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That doesn’t mean necessarily a direct military bombardment of North Korea at all but it does argue that there are range of military responses that should be looked at and perhaps implemented to send a strong message to North Korea whether that included cyber-attacks…”
벨 전 사령관은 또 한국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계획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전단 살포와 남북 경협 축소 등 다른 비군사적 대응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968년 북한 특수부대원의 청와대 습격에서부터 불과 몇 년 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의 모든 도발은 전쟁 행위였다며, 이번 지뢰 공격도 그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의 지뢰 매설을 전쟁 행위로 간주하는 대신 한국의 반응을 얻어내려는 도발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I don’t think it’s an act of war and I wouldn’t characterize as that; I characterize it as a provocation trying to get response out of the South.”
그러면서 한국 정부 역시 정전협정을 준수해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전방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It’s obviously prudent on the South’s part to remain very vigilant and make sure that they always keep readiness at the forefront. But I would discourage any escalation over something like that…”
서먼 전 사령관은 이번 사건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고 싶다며, 가용한 모든 대응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비군사적 방안 역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