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맞대응으로 북한 군도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가운데 한국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최전방을 방문해 심리전 현장과 대비태세를 점검했습니다. 북한은 을지훈련과 심리전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군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사실이 17일 한국 군 당국에 포착됐습니다.
한국 군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보복 조치로 최전방 지역에서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 군도 맞대응에 나선 겁니다.
하지만 북한 군의 확성기는 성능 면에서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18일 북한 군 확성기가 성능이 약해 한국 군 진영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다며,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도 어렵고 멀리서 웅웅거리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리는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북한 군의 확성기 방송은 동부전선을 비롯해 중부전선과 서부전선 일부 지역에서도 그 소음이 잡히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확성기 방송이 대남 공격용이라기 보다는 한국 군 확성기 방송에 대한 방어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측 확성기 방송을 북한 군이 듣고 동요하는 것을 막고자 북한 군의 확성기를 틀어 소리를 교란하고 있다는 겁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입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지금 하는 건 방어방송이라고 봐야죠. 우리 방송을 자기네 군인이나 민간인들이 듣고 사상이 이완될까봐 자기네 방송을 해서 못 듣게 하는 거죠. 말소리도 제대로 안 나고 전파 잡음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건 지난 11년 간 관리가 엉망으로 됐고 제대로 장비가 갖춰지지 않았는데 꼭대기에서는 하라고 하니까 지금 급하게 하다 보니까 그런 부작용이 일어나는 거죠.”
안 박사는 북한 군이 비무장지대 2~3km 밖에 사단 별로 방송국이 하나씩 있다면서 주로 여군들이 대남방송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 군 확성기의 성능이 워낙 약한 만큼 사실상의 대남 심리전 효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반면 한국 군의 대북 확성기는 고성능으로 심리전의 주무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 군은 차량에 부착하는 이동식 대북 확성기까지 투입했는데 이동식 확성기는 낮에도 20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음향이 닿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최윤희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18일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심리전 작전수행 태세를 점검했습니다.
동부전선 최전방에 있는 일반전초 부대를 찾아 대북 심리전과 경계작전, 비무장지대 수색작전 태세를 직접 확인한 겁니다.
최 의장은 또 북한 군 소초와 불과 1.3km 떨어진 한국 군의 최전방 관측소와 대북 확성기 작전 현장도 방문해 북한 군 동향과 심리전 상황을 보고 받았습니다.
이상훈 한국 해병대사령관도 백령도와 연평도 등 최전방 서북도서를 순시하고 북한 군이 도발하면 과감하게 방아쇠를 당기라고 한국 군 장병들에게 지시했습니다.
이 사령관은 북한의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을 서북도서에 대입해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면서 유사시 5~10분 이내에 현장 상황을 종결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라고 주문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훈련으로 남북관계가 사실상 전쟁상태에 돌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UFG 훈련으로 남북관계가 심각한 사태에 놓였다고 위협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또 한국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를 언급하며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 책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