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뉴스를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태국 방콕의 유명 관광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외국인 등 20여명이 숨졌습니다.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전 총리가 ISIL 대응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기소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은 핵 합의로 이란에 영향력을 발휘하려 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태국 폭탄 테러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태국 수도 방콕 중심가의 명소인 에라완 사원 근처에서 어제(17일) 저녁 폭탄 공격이 발생했는데요. 폭탄은 사람들이 붐비는 오후 7경에 터졌는데요. 태국 경찰은 TNT 3kg 급의 사제 파이프 폭탄이 터졌으며, 범인이 많은 사상자를 내기 위해 일부러 행인이 많은 시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폭발로 최소한 22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다쳤는데요. 부상자 중에 위독한 사람들도 있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 중에 외국인도 여러명 포함됐다고요?
기자) 에라완 사원은 방콕 도심 중심가에 있고, 평소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이번 폭탄 공격 당시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있었고, 현재까지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이 1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인 4명, 중국인 3명, 홍콩주민 2명, 싱가포르와 필리핀인 각각 1명 등입니다. 폭발 공격 당시 에라완 사원과 멀지 않은 곳에 다른 서방국 관광객들도 있었는데요. 이들은 인터넷 등에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폭발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도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 TV, 또 행인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한 동영상이 공개됐는데요. 어두움이 내리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지나가는 거리 옆으로 갑자기 폭발과 함께 불꽃이 퍼지는 장면이 그대로 촬영됐습니다. 이어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도망치고,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하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당시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은 폭탄 공격 직후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여기저기서 도움을 청하는 외침이 들리는 끔찍한 모습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누구의 소행인 지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폭탄 공격이 누구의 소행인지, 동기는 뭔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태국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 TV에 촬영된 용의자의 모습을 공개하고, 수배에 나섰는데요. 화질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폭발이 발생하기 전 노란색 반팔 티쳐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남성이 벤치 아래에 배낭을 놓고 사라지는 모습이 촬영됐습니다. 한편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오늘 긴급안보회의를 열었는데요. 이번 공격은 무고한 생명을 노린 최악의 공격이라면서, 현 정권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태국경제에 타격을 입힐 목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도 없습니까?
기자) 아직 없습니다. 이번 공격의 배후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쿠데타로 집권한 현 군사정부에 반대하는 반정부 세력이나, 남부의 분리주의 세력, 혹은 국제 테러단체와 연계된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에라완 사원은 군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군부가 강경 진압에 나섰던 장소와도 멀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들이고요, 아직 이번 공격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도심 테러로 공포에 빠진 방콕에서 하루만에 또 다른 폭탄 공격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오늘 방콕에서는 하루만에 두번째 폭탄 공격이 발생해, 시민들을 공포에 빠트렸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공격이 가해진 곳은 어제 테러 장소인 에라완 사원에서 몇 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짜오프라야 강변인데요. 다리 위에서 한 남성이 다리 아래로 소형 사제폭탄을 투척했는데요, 폭탄이 물 안에서 터지는 바람에 사상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폭발로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현장에서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또 다른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 방콕 시내 주요 지점과 관광지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고요, 시내 400여개 학교에는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또 국민들에게는 혼란에 빠지지 말고 일상을 유지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백악관도 이번 폭탄 공격에 대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어제 백악관이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희생자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미국은 끔찍한 이번 폭탄 공격을 규탄하며, 태국 정부의 사건 조사에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호주 등 다른 나라 정부들도 이번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고요. 특히 홍콩 주민을 비롯해 자국민 여러 명이 사망한 중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테러범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아시아 주변국가들은 태국에서 잇따른 폭탄 공격이 발생한만큼, 현지 자국 국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방문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는데요. 전문가들은 태국 관광산업이 지난해 정치적 혼란과 군사 쿠데타로 타격을 입었다가 이제 겨우 회복세를 찾아가던 중이었는데, 이번 공격으로 다시 타격을 받고,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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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이라크의 누리 알 말리키 전 총리가 ISIL 대응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고요?
기자) 이라크 의회가 오늘(18일) 관련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가결해서 사법당국에 제출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이라크 군이 북부 주요 도시 모술에서 ISIL에 참패한 원인을, 말리키 정부의 무능과 판단 착오, 부패로 돌리면서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보고서가 직접 기소 대상을 지목하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살림 알 주부리 이라크 의회 의장은 책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사법 처리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중에 말리키 전 총리도 포함돼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말리키 전 총리 외에도 전현직에 있는 고위 정치인들과 군장성들의 무능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리키 전 총리는 지난해 당시 모술이 처한 위협을 부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었는데요, 이는 말리키 전 총리가 임명한 지휘관들이 부패에 연루돼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지휘관들은 모술에 충분한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고, 내분까지 일어나, ISIL의 공격에 맞닥뜨리자 도시를 버리고 도망가기 바빴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또 시아파가 주도한 군부의 부패가 심하자, 일부 수니파 세력이 ISIL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군이 ISIL에 모술을 내준 것은 매우 심각한 패배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술은 이라크 북부 니네베 주의 주도이자, 수도 바그다드에 이은 제 2의 도시인데요. 이라크 군은 당시 수적으로나, 무장 측면에서도 ISIL에 우세할 거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변변히 대항하지 못하고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ISIL은 모술에서의 승리로 큰 전과를 거뒀고,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북부 넓은 지역에서 소위 이슬람 국가 수립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ISIL은 모술에서 이라크 군이 달아나면서 두고 간 상당한 규모의 무기도 확보했습니다. ISIL은 지금까지도 모술과 주변지역을 장악하고 있죠.
진행자) 연합군이 모술 탈환 작전에 나설 거란 관측도 있었는데요?
기자) 올해 초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ISIL이 수세에 몰렸고, 이라크 군이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 올 하반기 쯤 모술 탈환 작전에 나설 거란 관측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라크 군이 바그다드 북부에서 ISIL을 격퇴하기 위해 벌인 작전이 진전을 거두지 못했고요. ISIL과 공방이 계속되면서, 아직 모술 탈환 작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말리키 전 총리가 ISIL 대응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는데, 말리키 전 총리는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말리키 전 총리는 여전히 이라크의 시아파 정파를 이끌고 있는데요. 말리키 전 총리는 미군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한 후 정부를 이양 받아서 8년간 집권했었습니다. 지난해에 3선에 도전하려다가, 앞서 말씀드린 모술 패배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포기했는데요. 하지만 분파간에 나눠서 맡는 부통령직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최근 하이데르 알 아바디 총리가 정부 부패 개혁을 위해 부총리직과 부통령직의 폐지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임의사를 밝힌 상탭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대해 말리키 전 총리의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말리키 전 총리의 반응은 아직 없었고요. 하지만 보고서에서 거론된 다른 전직 고위 관리는 보고서가 자신들을 탄압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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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이란 핵 합의 승인을 놓고 여전히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란 최고지도자가 어제 관련 발언을 해서 주목되는군요?
기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어제(17일)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언론들도 참석한 가운데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메네이는 핵 합의가 미국과 이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그렇게 될 운명인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핵 합의를 통해 이란의 정치, 경제, 문화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이를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핵 합의와 상관 없이,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모든 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레바논과 예멘 등의 테러 세력, 그리고 시리아 아사드 정부를 지원한다는 미국의 비난을 받아왔는데요. 이란 핵 합의와 관련 없이 이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한다는 것이죠.
진행자) 어제 모스크바에서는 러시아와 이란 외무장관 회담도 열렸는데, 핵 합의와 관련해선 어떤 발언이 오갔습니까?
기자) 두 나라 외무장관 모두 이란 핵 합의가 양국 협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두 나라가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번 합의는 경제와 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에서는 여전히 이란 핵 합의안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요. 어제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죠?
기자) 존 커비 대변인은 이란 핵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핵 문제와 별도로 미국은 여전히 이란이 역내 불안정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도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의회에서는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핵 합의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핵 합의 내용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이란이 제재 해제로 경제가 나아지면 테러활동 지원과 역내 불안정을 조성하는 활동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