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북한의 돌출 행동에 대비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괌에 B-2 스텔스 폭격기 3 대를 순환배치한 가운데 미군 지휘관들은 전쟁계획을 재검토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웰시 미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24일 미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군의 전략 자산인 B-2 스텔스 폭격기 석 대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웰시 총장] “”We are in the process right now deploying three B-2s on a scheduled rotation to Andersen Air Base in Guam….”
웰시 총장은 회견에서 최근 한반도 긴장 사태와 관련한 미 공군의 대응 계획에 관한 질문에, 미 공군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며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B-2 폭격기 괌 배치는 태평양 지역에 대한 순환배치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공군은 앞서 지난 19일 성명에서 B-2 스텔스 폭격기 석 대와 운용요원 225 명이 지난 7일 미 중서부 미주리 주의 와잇먼 공군기지에서 괌의 앤더슨 기지로 순환배치됐다고 밝혔습니다.
미 공군은 B-2 폭격기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투작전 수행을 위한 대비태세 훈련을 위해 괌에 배치됐다고 말했습니다.
B-2 스텔스 폭격기 배치는 그러나 일상적인 순환배치와 더불어 북한의 추가 도발과 돌발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풀이됩니다.
미국의 인터넷 군사정보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은 25일 미군 고위 관리를 인용해 B-2 폭격기 배치는 거시적 차원에서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B-2 폭격기는 핵폭탄을 비롯해 각종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를 최대 18t까지 탑재할 수 있는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입니다. 대당 가격이 22억 달러에 달하며 최고 5만 피트 상공을 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표적을 겨냥해 최대 16 개의 핵폭탄을 투하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북한 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체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군은 지난 2013년 북한 정부가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위기를 고조시키자 B-2 폭격기의 미-한 합동군사훈련 투입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북한 군을 압박했었습니다. B-2 폭격기 2 대는 당시 미 미주리 주 와잇먼 공군기지를 떠나 1만 460km 를 비행해 남북 군사분계선 인근에 접근해 모의폭탄 투하 연습을 실시한 뒤 복귀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자는 북한 군이 B-2 폭격기의 훈련 참가 소식을 접한 뒤 이례적으로 자정을 넘어 최고사령부 회의를 소집하고 사격 준비까지 지시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만큼 B-2 폭격기의 위력을 북한 군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가 최근 북한 군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뒤 취한 전력 증강 움직임을 토대로 대응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CNN’ 방송은 24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 고위 지휘관들이 최근 북한 군이 취한 전력 증강 움직임을 주시한 뒤 한국 방어를 위한 전쟁계획을 재검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유사시 어떤 미군 병력이 필요한지, 북한의 어떤 행동들이 미군의 대응을 촉발할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미국의 정보위성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포격 도발로 긴장이 고조된 뒤 여러 전력 증강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침투해 오는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일부 대공 레이더를 가동하고 군사분계선 근처에 포대를 추가 배치했으며 중.단 거리 스커드 미사일의 잠재적 발사 준비, 수상함과 잠수함 전력의 최대 3분의 1이 동원됐다는 겁니다.
미 국방부는 이런 새로운 움직임들을 면밀히 검토해 맞춤형 대응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응 계획이 B-2 폭격기 괌 배치와 더불어 미군의 한국 내 전략자산 투입과 직접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은 앞서 24일 한-미 두 나라가 미군 전략자산의 투입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습니다.
[녹취: 김민석 대변인] “한반도 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미군의 전략자산의 전개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이와 관련해 B-2, B-52 폭격기와 원자력 추진 공격용 잠수함 등이 출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CNN’ 방송은 그러나 미군은 B-52 전략폭격기의 미-한 합동군사훈련 투입이 북한에 위기를 높이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비행 취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