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난민 사태 대응 논의...'지구 해수면 상승 속도 빨라져'

시리아 난민들이 25일 세르비아 프레셰보 인근 마을을 걷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에서 몰려드는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지중해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선이 침몰해 200여명이 숨지고, 오스트리아의 화물차 짐칸에서 난민 70여명이 질식사한 채 발견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파키스탄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3대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2000년대 들어 지구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유럽으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들이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군요?

기자) 어제(27일), 오늘 사이에도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있었는데요. 지중해에서는 밤사이 난민선이 전복돼 2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배는 난민 400여명을 태우고 리비아를 출발해서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었는데요. 리비아를 출발한 지 얼마 안 돼 전복됐다고 합니다. 200여명은 현장에서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구조됐지만, 나머지 200여명은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배에 타고 있던 난민들은 어느 나라 출신이었습니까?

기자) 리비아 당국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나라와 파키스탄, 시리아, 모로코, 방글라데시 출신들이었습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내전 등 폭력 사태가 계속되고 빈곤이 심해지면서, 지난 몇 년간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늘고 있는데요. 특히 중동이나 아프리카 출신들은 배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나 그리스로 간 뒤 다시 독일 같은 서유럽 국가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올해 이미 25만 명이 넘은 난민들이 이런 방법으로 유럽에 도착했고, 그 과정에서 배가 전복되는 등의 사고로 숨진 사람도 2천400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오스트리아에서도 난민 수십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요?

기자) 어제 오스트리아의 헝가리 접경 고속도로에서 버려진 화물차가 발견됐는데요. 짐칸에서 난민 71명이 숨져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당초 20명에서 많게는 50명의 숨진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오늘 화물차를 냉동 시설로 옮겨서 시신을 수습한 후 71명이라고 다시 발표했습니다. 이 중 59명이 남성, 8명이 여성, 어린이도 4명 있었다고 하는데요. 시신 몇 구에서는 시리아 정부가 발행한 여행문서가 들어있었는데요, 숨진 난민 중 적어도 일부는 시리아 출신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난민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서 유럽으로 향했을텐데...이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니 안타깝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난민들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배로 지중해를 건너거나, 아니면 유럽 동부를 거쳐 육로로 이동하기도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매우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 노출됩니다. 한편 오스트리아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가리아인 2명과 헝가리인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사건에 어떻게 연루됐는 지 구체적인 혐의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마침 밀려드는 난민 대책 마련을 위한 유럽 정상회의도 열렸죠?

기자) 어제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연합과 관련국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독일과 난민들의 주요 이동경로인 발칸반도 서부 국가들, 또 다른 유럽 국가들 정상과 외교장관들이 참석했는데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사건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수준인 난민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또 다른 경고라면서, 유럽은 난민들을 보호할 자원이 있으며, 이를 위해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요하네스 한 유럽연합 확대담당 집행위원은 난민 쿼터제를 다시 제안했는데요. 인구와 경제력, 기존 난민 수용 숫자 등에 따라 난민을 나눠서 맡자는 것입니다. 난민 사태 대응이 한 나라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담하자는 건데요. 독일은 지지하지만 반대하는 나라들도 많아서, 과거에는 채택되지 못했었습니다.

진행자) 난민의 이동 경로가 되는 국가들은 유럽연합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주로 해상으로 난민이 도착하는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유럽연합 회원국이고, 육로의 관문이 되는 마케도니아와 세르비아 등은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데요. 마케도니아는 최근 매일 3천명의 난민이 들어올 정도로 난민 유입이 급증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난민 경유국으로서의 어려움을 전하고, 또 유럽연합의 지원과 함께 유럽연합 국가들이 조속히 시행 가능한 대책을 마련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앞으로 유럽 정상들은 공동의 난민 문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유럽으로 오는 난민들이 계속 늘고 있다니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동에서는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 사태가 계속되고 있고,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도 정치적 혼란과 빈곤이 심각해지면서 난민이 계속 늘고 있는데요. 유럽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는 독일은 올해 지난해보다 3배 많은 75만명의 난민이 올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점점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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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앞으로 10년 안에 파키스탄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3대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과 스팀슨센터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의 전망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의 핵탄두 생산 속도는 매년 20기 정도며,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최소한 3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게 됩니다. 그럼 미국과 러시아에 이서 세계에서 핵무기를 3번째로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됩니다. 이는 앞으로도 파키스탄이 다른 핵무기 보유국가들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핵탄두 비축에 나설 거라는 가정에 따른 것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수 천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3년 기준으로 7700기와 85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몇 년간 핵탄두 보유 갯수를 줄여왔죠. 이어 3위가 프랑스로 300기였고, 중국은 250기, 영국은 225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와 경쟁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가 먼저 핵실험을 실시했고, 파키스탄도 인도의 핵무장에 대한 자위적인 차원이라면서 핵무기 개발에 나섰는데요. 지금은 파키스탄이 핵탄두 갯수에서 인도를 추월했습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인도는 100기, 파키스탄은 120기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는 보고서에 대해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파키스탄 정부의 공식 적인 반응은 없었고요, 파키스탄의 한 고위 관리는 파키스탄의 핵탄두 보유 예측량은 너무 부풀려졌다며,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 원료를 모두 무기로 전환할 거란 전제는 틀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파키스탄은 계속 책임 있는 핵 보유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어제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요.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보고서를 검토 중이라며 파키스탄을 비롯한 모든 핵 보유국들이 핵 무장 확대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인도-파키스탄 관계에 관한 소식이 하나 더 있는데요. 오늘 두 나라 국경지대에서 포격전이 벌어져서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고요?

기자) 두 나라 모두 상대방이 먼저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전이 벌어진 곳은 두 나라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인데요. 파키스탄 군은 인도 군이 새벽 3시쯤 포격을 가해 민간인 6명이 숨지고 46명 이상이 다쳤다면서, 파키스탄 군도 인도 쪽으로 대응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 군의 주장은 다른데요. 파키스탄이 먼저 포격을 가해서 민간인 3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는 겁니다. 인도 국경수비대도 파키스탄 쪽으로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경 지대에서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얼마 전 두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고위급 안보 회담을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추진했지만 무산됐는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두 사람 모두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보보좌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회의 의제 등을 둘러싼 차이로 무산됐습니다. 또 다음달 9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경 수비 부대장들 간의 회동도 성사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국경 분쟁을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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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구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전 세계 해수면 상승 속도를 조사해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나사에 따르면 지난 23년 동안 전세계 해수면은 평균 7.6cm 높아졌는데요. 특히 태평양 서쪽 해안에서 해수면이 더 많이 상승한 것을 조사됐는데, 서태평양 섬들 중에는 최고 20cm 까지 올라간 곳도 있었습니다. 반면 태평양 동쪽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등에서는 오히려 해수면이 내려간 곳도 있었는데요, 이는 해류의 흐름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한반도는 어떤가요?

기자) 한반도 동해의 울릉도와 독도, 서해의 인천 등은 6cm 정도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 평균적으로는 해수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900 년대에는 1년에 평균 1mm 정도 해수면이 상승했는데, 2000년대 들어 평균 3mm로 3배나 빨라졌습니다. 나사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얼마나 더 빨리 녹을 지, 또 이로 인해서 앞으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얼마나 더 빨라질 지 알 수 없다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수면이 이대로 계속 상승하면, 해안 지역은 점점 물에 잠기고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사는 이번 보고서에서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번 세기말, 2100년에는 해수면 높이가 지금보다 평균 1m 정도 높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는데요. 이는 지난 2013년 유엔 기후변화위원회가 경고한 해수면 변화 예상치를 웃도는 것입니다. 당시 예상치는 30cm에서 90cm 정도였거든요. 나사는 해수면이 1m까지 상승할 경우 전세계 수억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