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 북한에 방문조사 요청

지난 2011년 한국 비무장 지대 인근 임진각에서 납북자 추모 행사가 열린 가운데, 납북 희생자 가족들이 사진을 들고 울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이 북한에 방문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이 오는 14일 시작되는 제 30차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 연례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실무그룹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활동을 정리한 이 보고서에서, 북한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자신들을 초청해 줄 것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조만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방문조사 요청은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인권보고관이 지난 3월 북한인권 보고서에서 제시한 권고사항에 따른 것이라고 실무그룹은 설명했습니다.

당시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제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와 강제실종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 전략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실무그룹에 현장조사를 벌일 수 있도록 초청해 줄 것을 북한 당국에 요청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실무그룹을 초청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강제실종 문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군포로 문제는 이미 반 세기 이전에 정전협정에 따라 진행된 포로교환으로 다 해결됐고, 납북자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2014년 2월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국군포로와 북송 재일한인, 납북 일본인 등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한에서 강제실종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실무그룹은 이번 보고서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에 6 명의 강제실종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6 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2003년 4월 중국 지린성에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신성심 씨와 김철훈 씨 부부가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그룹은 2011년 1월 함경북도 청진의 라남구역 보안기관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뒤 사라진 김현철, 김현일, 김현란, 김일현 등 4 명의 실종 사건에 대해서도 북한에 해명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아직 실무그룹의 요청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강제적 비자발적 실무그룹’은 55개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가운데 하나로 지난 198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