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장소 금강산 면회소, 관광 재개에 관심

지난해 2월 열린 남북 이산가족 행사에서 북한측 이산가족 대상자들이 버스를 탄 채 한국측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1년 8개월 만에 재개되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립니다. 금강산 면회소의 지난날과 앞날을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9년 9월 제17차 남북 이산가족 대면상봉이 금강산 온정리 초입에 있는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렸습니다.

금강산 면회소로서는 준공 이후 첫 번째 상봉행사였습니다.

금강산 면회소는 5만㎡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의 면회소동과 지상 3층의 사무소 2 채, 경비실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면회소동 1, 2층에는 6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과 회의실 4 개, 편의시설 등이 마련돼 있고 호텔 구조와 콘도 구조 등 206 실의 객실이 마련돼 최대 1천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개관식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첫 손님으로 제17차 이산가족을 맞이하기까지 금강산 면회소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남북한이 금강산에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은 2002년 9월 제4차 적십자회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착공의 첫 삽은 합의가 이뤄진 지 21개월 만인 2005년 8월에야 뜰 수 있었습니다.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따라 공사는 중단과 재개를 되풀이 했습니다.

2008년 7월 사실상 공사가 끝나 준공검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한국인 관광객이 북한 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과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마지막 고비를 맞았습니다.

금강산 면회소의 정상운영은 멀어져만 보이다가 남북관계의 해빙 분위기와 함께 17차 상봉에서야 제 모습을 찾았습니다.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의 본래의 목적은 반 세기 이상을 헤어져 살아온 이산가족들이 단 며칠 만이라도 함께 잠을 자고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만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주자는 취지였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금강산 면회소의 활성화를 북한에 제안했습니다.

[녹취:박근혜 한국 대통령]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하여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북한의 협력을 촉구합니다.”

북한으로서도 금강산 면회소가 아닌 평양이나 다른 도시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치르는 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상봉 행사를 위한 실무접촉에 나선 남측 대표단은 협상이 성사되면 상봉 장소는 금강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측이 금강산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측이었습니다.

이 같은 예측은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계속해서 주장해 왔고 이를 위한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습니다.

한동안 잊혀졌던 금강산이 이산상봉 행사를 계기로 관광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