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자동차길 따라 자전거 대행진...적극적 난민정책 도입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5 하이서울 자전거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출발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서울 한강 길을 따라서 자전거 5,000여대가 줄지어 달리는 장관이 펼쳐졌다고요?

기자) 평상시에는 자동차로 빼곡했던 도로가 형형색색의 자전거 행렬로 가득 찼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1년에 한번씩 한강 자동차 도로가 자전거에게 길을 양보하는 ‘하이 서울 자전거 대행진’. 어제 4번째 행사가 열린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여가로 운동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자전거족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겠군요?

기자) 높고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뻥 뚫린 도로를 달려본다는 것 자체가 특별합니다. 서울의 젖줄 한강바람을 맞으며 멈추지 않고 달리는 기분도 대단하다고 하구요. 서울 도심의 중심 광화문광장에서 숭례문을 거쳐 서울역 앞을 쌩쌩 달리고 한강대교 북단에서부터 경기도 파주로 연결되는 4차선 강변북로로 진입해 한강다리 7개를 거쳐 월드컵공원으로 이어지는 21km의 대장정에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자전거타기의 필수품인 안전모와 자전거는 참가자들이 가져 온 개인 준비물이었지만 참가자들이 입어야 하는 똑 같은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5000여명 중 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 장관을 지켜보는 서울 시민들 역시 뭔가 설레는 느낌을 갖게 되는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진행자) 아버지의 자전거 보조석에 앉은 어린 아이들도 있고, 연세가 많은 노익장들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기자) 누가 빨리 달리는가를 겨루는 대회가 아니어서 정말 즐기는 모습의 참가자들이 많았습니다. 2살배기 어린 아이를 자전거 보조석에 태우고 달린 아버지에, 78살 노인까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회였구요. ‘서울이라는 도시를 즐겨보자’라는 의미를 담아 붙인 ‘하이 서울 자전거대행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경치가 멋진 곳에서는 자전거를 멈춰 사진으로 추억도 남기고, 비탄소ㆍ 무동력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생활운동의 취지도 담겨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일석다조의 행사였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다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이 난민 수용을 적극적으로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지금까지 한국의 난민 수용정책은 난민이 한국에 입국해 신청을 하는 경우에 심사를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한국 정부가 직접 제 3국에 있는 난민캠프에서 한국행을 원하는 난민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적극적인 난민수용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지금 태국 국경에 있는 한 난민캠프에서 버마 난민 30여 명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재정착 희망 난민’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정착 희망 난민’ 제도라면 유엔난민기구 (HNHCR)이 추천하는 난민을 제3국에서 수용하는 난민 제도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이 난민을 수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1994년부터입니다. 말씀 드린대로 지금까지는 한국에 입국한 난민이 신청을 하면 심사를 해서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UNHCR의 재정착 난민제도를 실천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UNHCR 의장국이기도 했는데요. 난민 수용 부문에 있어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인정비율이 낮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었습니다. 1994년부터 한국이 받아들인 난민은 지금까지 불과 522명인데요. 오는 12월, 30여명을 시작해 2017년 까지 모두 90여명의 난민을 직접 데려오겠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여전히 연간 1만 명에 가까운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호주와 캐나다, 지난 2013년 6만 명 가량의 난민을 수용한 미국에 비해서는 비교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버마인 30여명에 대한 난민 수용 심사 중이라고 했는데 한국정부가 특별히 버마 난민을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버마의 역사ㆍ문화적 배경이 한국과 유사 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마는 1948년 영국에서 독립을 했고, 정부와 소수민족 간 내전, 62년 군부 쿠데타 이후 독립운동과 반독재 투쟁이 이어진 역사적 배경 등 있는데요. 난민수용에 있어서 ‘사회적 통합’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는 한국정부에서는 현재 한국에 국내에 버마인들로 구성된 커뮤니티(1999년 민족민주운동동맹NLD)가 있어서 사회통합에도 비교적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5년간 한국 의 난민 인정자 역시 버마 출신이 82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진행자) 난민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 한국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게 됩니까?

기자) 국제법에 따라 난민 인정자 지위를 받게 됩니다. 한국에 거주할 수 있는 F-2 비자가 나오구요. 정착 초기 6~12개월간 인천 영종도에 있는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한국말도 배우고 취업을 위한 교육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퇴소 후에는 취업할 곳이 고려된 정착 지역이 결정되게 되는데요. 자녀들에 대한 초ㆍ중등학교 입학지원과 영구임대주택도 제공됩니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3년간 시범적 새로운 난민 정책을 진행해보고, 결과를 모니터링 해서 정식 사업을 추진할지 여부를 결정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마지막 소식입니다.

오늘부터 한국에서 시작된 ‘청년 펀드’, 청년들의 일자리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민 누구나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 뜻을 같이 한다면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시중 은행에 모금 창구를 마련한 것입니다. ‘청년희망펀드’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요. 이곳에 모인 기부금은 곧 설립되는 청년희망재단에서 청년 일자리 사업을 지원하는 일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일시금도 내고, 월급의 20%를 매달 적립하겠다고 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시금 1만7천 달러에 한 달 월급의 20%, 2700달러 정도를 기부하겠다고 했던 부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호 기부 가입자가 된 것인데요. 대통령을 필두로 국무위원, 정계 고위지도자, 사회지도층이 동참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청년 실업난 해결이 온 국민이 함께 관심을 갖고 지원하자는 의미로 마련 된 것이 ‘청년 희망펀드’라는 이름의 기부제도입니다. 오늘 펀드 개설과 동시에 한국의 주요 금융회사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일시금으로 또는 받게 될 연봉의 절반을 반납하고 펀드 기금으로 내어놓았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일반 국민도 기부를 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국민 누구나 할 수 있고, 원하는 사람만 원하는 금액만큼 가까운 은행에서 기부 신청서를 쓰고 기부를 할 수 있는데요. 모여진 기금은 구직을 하는 청년들 임시직으로 일하는 청년들, 학교 졸업 후 1년 이상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을 우선으로 지원하고, 구직이 어려운 원인을 풀어주고, 민간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에도 사용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기부한 사람에 대해서는 기부금액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