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인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에 들뜬 분위기입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요일(22일)부터 미국에 총 엿새간 머물면서 미사를 집전하고, 의회 연설을 하는 등 바쁜 일정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미국 언론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소식은 요 며칠간 최고의 관심거리로 다뤄졌죠. 거기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영접하기 위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직접 공항에 나가는 등 교황을 위한 각별한 의전과 예우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교황이 미국에서 극진한 예우를 받는 이유는 뭘까요? 또 왜 사람들은 왜 이렇게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는 걸까요? 오늘 미국 뉴스 따라잡기에서는 교황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교황이라는 이름의 의미부터 알아보고 갈까요?
기자) 네, 교황은 영어로 Pope 또는 Pontiff 라고 하는데요. 아버지란 뜻의 라틴어 ‘파파’(papa)에서 유래했습니다. 과거 지역 교회의 최고 지도자를 부르던 이 말이 8세기를 거치면서 로마 주교에게 주로 쓰이기 시작했고요. 이후 교황을 가리키는 말이 됐는데요. 미국에서는 여전히 교황을 Holy Father 그러니까 성스러운 아버지라고도 부르기도 하죠. 그리고 한국에서는 교황 그리고 중국은 교종으로, 일본 교회는 교황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교황이 이름의 의미처럼, 가톨릭 교회의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톨릭은 교황을 아버지이자, 교회의 머리, 그리스도의 대리자, 초대 교황이었던 베드로의 후계자라고 여기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서 교황은 12억 명의 신도를 거느리는 가톨릭 교회의 정신적인 지주인 겁니다. 또한, 세계 주교단의 단장으로 로마 가톨릭 교회의 통괄적인 최고 사목자이기도 하고요. 바티칸 시국의 원수이자 이탈리아의 수석 대주교, 또 로마 대교구의 교구장이기도 하죠.
진행자) 바티칸은 교황이 사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시에 있는 ‘바티칸 시국’에 살고 있는데요. 8세기부터 교황의 정식 주거지로 교황령이 되었습니다. 시국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은 도시 면적에 1천여 명이 안 되는 인구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죠.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이기도 한데요. 바티칸 시국에는 성 베드로 성당 등 위대한 문화유산이 가득하고 매년 수많은 관광객과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을 알현하기 위해 모여들죠. 그리고 바티칸 시국에서는 지난 1506년 창설된 스위스 근위병이 교황을 호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로마 가톨릭 교회의 역사가 기니까 교황도 한두 명이 아닐 것 같은데 이때까지 총 몇 명의 교황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초대 교황 성 베드로에서부터 현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총 266명의 교황이 재위했는데요. 대부분이 이탈리아 출신이었고요. 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미 출신 첫 교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아직 미국 출신 교황은 없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교황은 즉위하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종신직이죠?
기자) 네, 원칙적으로는 사퇴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신의 대리자로서 맡은 임무를 끝까지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관습적으로 종신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교황의 평균 재임 기간은 8년인데요. 1590년 우르바누스 7세는 말라리아에 걸려 즉위한 지 불과 12일 만에 선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스스로 교황직에서 사퇴한 경우도 있는데요. 현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6세도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퇴임했었죠.
진행자) 그런데 교황의 선출 과정이 까다롭기로 또 유명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2억 로마 가톨릭 교회의 지도자를 뽑는 작업이 당연히 간단하지는 않겠죠?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선 추기경단 회의인 콘클라베가 열리는데요. 콘클라베는 ‘열쇠로 잠그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긴 콘클라베는 1268년으로, 무려 3년 동안이나 투표가 계속됐지만 교황 선출에 실패하자 참다못한 일반 신자들이 추기경단을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가뒀던 것이 콘클라베의 유래가 됐다는 설도 있는데요. 콘클라베가 열리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흰 연기가 오르면 새 교황이 선출됐다는 뜻이죠.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 지난 2013년 3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5차례의 투표가 진행됐고 전 세계 80살 이하 추기경 115명이 투표에 참가한 결과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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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고 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미국을 방문한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이때까지 미국을 방문한 교황은 3명 더 있습니다. 미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교황은 교황 바오로 6세로 지난 1965년에 미국을 방문했고 뉴욕의 UN 본부를 최초로 방문한 교황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요한 바오로 2세는 1979년에서 1999년 사이에 미국을 7번이나 방문해 총 3명의 미국 대통령을 만났죠. 그리고 바로 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2008년에 미국을 찾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났었습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을 방문한 4번째 교황이 됐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건 물론이고, 미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연설하는 첫 번째 교황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 대통령들이 직접 교황을 찾아간 경우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1919년에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을 때 당시 교황 베네딕토 15세를 만난 것이 처음이었고요. 1959년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해외 순방 도중 로마에서 교황 요한 23세를 만났습니다. 그 뒤 로마를 찾는 미국 대통령이 교황을 만나는 것이 하나의 전통이 됐죠. 또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미국의 역대 모든 대통령이 교황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백악관과 바티칸의 관계가 이전부터 이렇게 각별했던 건 아니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초기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대통령만 해도 교황을 만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죠. 하지만 교황이 국제 문제의 평화적인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백악관과 바티칸의 관계도 발전할 수 있었는데요. 교황은 중동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1962년에 있었던 쿠바 미사일 위기와 1979년에서 80년에 있었던 이란의 미국 대사관 직원 인질 사건 등에도 중재 역할을 했죠. 특히 폴란드 태생인 요한 바오로 2세는 모국 폴란드를 포함한 세계 곳곳에 만연한 공산주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현재 미국의 로마 가톨릭 신자 수는 몇 명인지 알아보고 마무리할까요?
기자) 네, 조지타운대학교 산하 사도직응용연구센터 (CARA)에 따르면, 미국 내 가톨릭 인구는 2014년 현재 7천6백7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 1965년의 4천8백50만 명에 비하면 많이 성장한 겁니다. 하지만 미국내 성당의 숫자는 약 1만4천5백 개로 1965년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요. 많은 신자가 본인의 종교를 가톨릭으로 밝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일요일 미사를 참석하는 비율은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일요 미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가톨릭 신도의 비율은 12%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이번 교황의 방문이 미사를 찾는 신자들의 숫자가 다시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로마 가톨릭 교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