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추석 잘 쇠셨습니까?
기자)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들도, 또 미국에서도 추석 잘 쇠었는지요? 이곳 한국에서는 추석연휴를 마무리하는 귀경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향으로 향했던 길을 되돌아 올라오는 자동차들로 거대한 주차장이 되어 버린 고속도로의 모습이 뉴스화면에 비춰지고 있구요. 미리 예매를 하지 못하고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로 몰린 사람들을 위한 임시 열차와 버스가 투입된다는 소식도 이어진 하루였습니다.
진행자) 오늘 서울통신은 추석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하셨군요? 먼저 올 추석을 밝힌 아주 커다란 둥근 달 이야기부터 나눠볼까요?
기자) 한반도 상공에 커다랗고 둥글고 밝은 달, 일명 ‘슈퍼문’이 떴습니다. 연휴 내내 날도 맑아서 밝고 커다란 둥근 달을 한 껏 즐길 수 있었는데요. 며칠째 뜬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르는 이유, 올해 뜨는 보름달 중 가장 큰 달이기 때문입니다. 올 3월에 뜬 보름달보다 14% 더 크고, 밝기도 30%가 더해졌던 ‘슈퍼문’. 지구에서 35만7000km 안으로 가까워진 ‘슈퍼문’ 소식에 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 본 사람들이 많았던 추석이었습니다.
진행자) 추석연휴에 고향으로 가고, 여행을 떠난 사람도 많았지만 추석에도 일하고, 추석에도 공부를 했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군요?
기자) 추석에 앞 뒤로 연휴까지, 추석연휴에는 모두가 쉬어야 할 것 같지만 명절도 잊은 채 지낸 사람들이 많습니다. 1년 365일 가동되는 울산 석유화학산업공단의 근로자들이 그랬습니다. 해외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증권가 근로자들 역시 명절에 관계없이 평상시처럼 근무를 했구요. 예상하시는 대로 공항과 열차, 고속버스와 고속도로 관련 일꾼 들은 추석연휴가 오히려 비상근무로 더 바쁜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추석연휴에 공부에 박차를 가한 사람들도 있는데요. 취업과 대학입시가 임박한 입시생과 취업 준비생들은 이번 추석 황금연휴를 ‘열공모드’로 가득 채웠습니다.
진행자) ‘열공모드’는 무슨 말인가요?
기자)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를 ‘열공모드’라고 합니다. 연휴는 연달아 쉬는 날이 아니라, 실력 쌓기에 집중해야 하는 황금 같은 기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인데요. 서울 노량진동에는 대학입시 재수생들과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을 위한 학원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추석연휴와 관계없이 강의실이 사람들로 가득했었습니다. 10월 11월로 임박한 대기업 공채시험 준비에 또 11월 중순에 치러지는 대학 수학능력시험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과 입시생들이었는데요. 바로 이곳이 추석을 반납하고 일분일초에 집중하는 수험생들의 열공 모드가 가득했었던 곳이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추석명절 분위기를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명절이면 ‘애견 호텔’이라는 곳이 만원이라던데, 강아지들을 호텔에 보낸다는 겁니까?
기자) 강아지용 호텔이 있습니다. 고향을 가느라 며칠 동안 집을 비워야 하는데 강아지를 데려가지 못할 때 동물병원이나 전문애견보호소에 맡기게 됩니다. 그 시설과 서비스가 평범하지 않아 ‘애견호텔’이라고도 하는데요. 추석 등 명절이면 애견호텔은 늘 한 두 달 전에 예약이 끝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텔에 모셔지는 애견, 한국도 벌서 그런 사회가 됐군요?
기자) 애견인구 1천만 시대입니다. 반려동물이라고 해서 개나 고양이를 가족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명절에 고향이나 여행지로 함께 가지 못하는 경우, 가족들 대신해 잘 보살펴 줄 수 있는 곳을 찾게 되는데, 그런 곳이 바로 강아지방이 있는 애견호텔이나, 베이비시터처럼 애견을 봐주는 펫시터입니다.
진행자) 애견들의 호텔서비스는 어떨지 궁금하군요?
기자) 제시간에 먹을 것을 주고, 같은 호텔에 투숙한 다른 강아지와 어울릴 수 있습니다. 주인이 의뢰해 놓고 간 털을 깎는다든지 발톱 정리를 받는 다는지 미용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데요. 이 모든 상황은 강아지방에 설치 된 CCTV에 녹화되고 주인의 휴대폰으로 전송돼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진행자) 대단한 애견사랑이군요? 이 정도면 애견호텔에 맡기는 비용이 얼마나 될 지 궁금하네요. 비싸겠지요?
기자) 하루 몇 십 달러에서 100달러가 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나 시설에 따른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데요. 규격화 되어 있는 강아지방에 재우고 싶지 않다면 강아지 몇 마리를 소규모로 돌봐주는 펫시터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강아지 유모를 들이는 셈인데요. 비용은 애견호텔보다 1.5배는 비싸다고 하는데, 호텔 보다 더 섬세한 관리를 원하는 애견 주인들 강아지유모를 섭외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다고 하네요.
진행자) 달라지고 있는 한국의 추석문화 다양한 소식 들어보고 있습니다. 명절에 ‘영화 보는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전역의 영화관들도 명절 대목을 누리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매문화가 없었던 때와는 달리 컴퓨터로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은 영화의 좌석까지 잡아두고 상영시간에 맞춰 영화관을 가는 것 일텐데요.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 방송사마다 매일 최소 한편씩 편성하고 있는 추석특선영화를 골라 보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요즘 제일 인기 있는 영화는 뭡니까?
기자) 추석 명절답게 새로운 영화가 많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미국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영화도 몇 편이 있지만 남녀노소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인기인데요. 추석 연휴 가장 관객이 많은 영화는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다룬 ‘사도’, 2위는 북한에서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TV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남자주인공, 배우 권상우가 출연한 ‘탐정’이 올랐고, 3위는 농사를 짓다가 끌려온 남한 병사와 탱크를 책으로만 배운 북한병사가 비밀문서를 두고 대결을 벌이는 전쟁영화 ‘서부전선’이구요. 개봉한지는 한 달 가까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는 액션영화, 서민 형사가 안하무인 날뛰는 재벌 3세를 잡는 내용인 영화 ‘베테랑’이 올 추석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관객 1300만명을 기록해 한국 영화 역대 흥행 세 번째 자리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추석 연휴를 보내는 한국사람들의 이모저모 살펴봤습니다.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