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산가족 임진각 합동 차례..."생사 확인, 상봉 정례화 이뤄져야"

추석인 2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실향민 가족이 북쪽을 향해 절하고 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지난 27일 임진각에서는 이산가족들을 위한 합동 차례가 열렸습니다. 이산가족들은 상봉 정례화와 함께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에서 불과 20여 km 떨어진 임진각.

추석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이 임진각 망배단에 차례상을 마련했습니다.

정성껏 준비한 햇과일과 음식을 차려놓고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과 가족을 떠올리며 절을 올립니다.

46년 동안 해마다 열린 합동 차례지만 이산가족들에게 올해는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분단 70주년이 되는 해인데다, 꿈에 그리던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입니다.

[녹취: 이상철 위원장/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게 하여 고향을 찾아보고 그리운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산가족들은 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어렵게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산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상철 위원장은 상봉 대상 후보자들은 70년 동안 생사조차 모르던 가족을 만난다는 기쁨에 들떠 있다며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어떠한 도발 행위도 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 회장은 부모와 가족을 만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며, 남북한 당국이 비공식 회담을 해서라도 상봉 정례화 문제를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심 회장은 직접 만나지 못하면 최소한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촉구했습니다.

현재 한국에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은 6만 6천여 명. 이들의 81%는 70살이 넘는 고령으로 해마다 4천여 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심구섭 회장입니다.

[녹취: 심구섭 회장/ 남북이산가족협회] “현재 백 명씩 만나는 것은 하나의 상징적인 행사에 불과한 만큼 상봉 규모를 대폭 증가하는 것이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생사확인과 함께 편지 왕래, 편지가 어려우면 엽서만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많은 이산가족들의 소망이고 소원입니다. ”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산가족 합동 차례에서 적십자 본회담이 열리면 상봉 정례화와 전면적인 생사확인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홍용표 통일부 장관] “대부분의 이산가족 분들이 고령자이고, 매년 많은 분들이 유명을 달리 하는 현실에서 정부는 하루빨리 분단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지난달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다음달 20일부터 26일까지 남북 각각 100 명씩 두 차례로 나눠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립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00년 이후 20번째로,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2월 이후 두 번째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