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관계가 개선되면 6.25 전쟁 중 북한에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미 국방부 고위 관리가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아직 5천 3백 구의 미군 유해가 있다고 이 관리는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출범한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초대 수장이 북한 내 미군 유해발굴 재개 의지를 밝혔습니다.
미 육군 중장 출신인 마이클 리닝턴 새 국장은 8일 미 민간단체들이 미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주최한 한국전쟁 실종자 관련 토론회에서 미-북 관계가 개선되면 유해 발굴을 바로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닝턴 국장] “At situation is improved with North Korea, the accounting community…”
리닝턴 국장은 북한 내 어디에 미군 실종자 유해가 있고 어떻게 조사를 진행할 것인지 오랫동안 준비했다며 재개 여부는 전적으로 미-북 관계 진전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북한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했지만 북한의 도발 위협을 이유로 2005년 중단했습니다. 미국은 이후 2011년 북한 측과 작업 재개에 합의했지만 북한이 2.29 합의를 어기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계획이 취소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외교적 고립 탈피와 금전적 이득까지 챙길 수 있는 미군 유해발굴작업 재개에 관심과 의지를 표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미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 정권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진정성 있게 보여야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미군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또 다른 관리는 이날 미-북 관계가 일단 개선되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유해발굴 재개 통보를 거쳐 우선 6-9개월 간 북한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할 구체적 계획이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리닝턴 국장은현재 6.25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 수가 7천 835 명 이며 이 가운데 5천 300구가 아직 북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닝턴 국장] "7,835 unaccounted-for from the Korean war…”
리닝턴 국장은 이어 하와이에 있는 연구소에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천 300 구의 유해가 있으며 이 가운데 600구는 1990년 대 북한에서 인도 받은 상자들에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0년에서 1994년 사이 미군 유해가 담겨 있는 208개의 상자를 미국에 전달했었습니다.
리닝턴 국장은 또 1953년 휴전 이후 지금까지 미군 실종자 700 구의 신원이 확인돼 미 국립묘지에 안장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방부 산하 관련 조직을 통합한 미군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이 올해 출범한 이후 신원을 확인한 유해 80구 가운데 45구가 한국전쟁 실종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전자 DNA 확보와 관련 분석 기술의 발달로 신원 확인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닝턴 국장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토양의 변화 등 환경 문제와 개발 등으로 해외지역의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북한도 예외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리닝턴 국장은 이와 관련해 행사 뒤 ‘VOA’에 그런 배경 때문에 매우 적극적으로 유해 발굴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닝턴 국장] “We are in hurry and we are aggressive about recovering..…”
북한 당국은 지난해 10월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에서 미군 유해들이 유실될 위기에 놓여 있다며 그 책임이 미군측에 있다고 비난했었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국전쟁과 냉전 포로.실종자 가족협회의 다나 녹스 법률정책 담당자는 미군 유해 발굴이 10년 째 중단돼 진전이 없다며 이 사안을 인도적 관점에서 다방면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스 씨] “We want to be a humanitarian issue through and through…
미 정부가 정치.외교적 이유 때문에 유해 발굴 재개가 힘들면 민간 단체들이나 스웨덴 등 제3국을 통해서라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행사를 공동 개최한 미국북한위원회(NCNK)의 키스 루스 사무국장은 ‘VOA’에 미 정부가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을 미-북 협상의 우선 대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스 국장] “This issue needs to be move back to front burner. It’s been on the back burner….”
루스 국장은 미국의 국가적 과제인 미군 유해발굴 사업이 너무 오랫동안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미-북 협상에 이 사안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