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프간 철군 일정 연기...남중국해 문제 미-중 갈등 고조

15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연기를 발표하기 위해 백악관에 도착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군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이 아프간 철군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잠시 후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인데요.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미리 공개한 바에 따르면 원래 내년까지가 목표였던 완전 철군 계획을 바꿔서, 내년 이후에도 상당수의 병력을 계속 아프간에 잔류시키기로 했습니다. 완전 철군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 한 중요한 변화입니다.

진행자) 그런 결정을 내린 건 아프간 안보 상황이 다시 악화됐기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아프간 침공 13년 만인 지난해 전투임무 종료와 완전 철군 계획을 발표했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몇 달간 안보 상황은 다시 악화되고 있습니다. 무장세력 탈레반이 최근 북부 주요 도시 쿤두즈를 사흘간 점령하면서 충격을 줬는데요. 탈레반이 아프간 전쟁으로 축출된 후 주요 도시를 점령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 까지 아프간에서 활동을 하면서 안보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군 지휘관들도 백악관에 철군 일정을 연기할 것을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지난 몇 달간 백악관과 군 지휘관, 아프간 당국자 등과 철군 일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 철군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앞서 존 캠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도 미 의회 청문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내년 이후에도 미군 잔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건의했다고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전투 임무는 종료됐고 아프간 안정을 위한 지원군 9천800명만 주둔해 있습니다. 미국은 애초 이 병력을 올해 5천500명까지 줄이고, 내년 안에 완전히 철군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랬다가 아프간 정부의 요청으로 올해말까지 9천800명 병력을 유지하되 완전 철군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 한 번 입장을 바꿨고요. 이번에 다시 변경된 계획에 따르면 내년까지 9천800명 병력을 유지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7년 1월에 병력 규모를 5천500명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앞서 말씀드린대로 완전 철군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 한겁니다.

진행자) 미군의 임무에도 변화가 있습니까?

기자) 전투가 아닌 지원을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임무의 변화는 없습니다. 미군은 현재 아프간 군의 훈련과 자문, 기타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최근 탈레반이 북부 쿤두즈를 점령했을 때 미군과 일부 교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군은 방어 목적으로 총기를 발사했으며 임무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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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남중국해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 고조되고 있군요?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주변으로 미군이 군함을 진입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두 나라이 갈등이 계속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 군당국이 군함을 진입시킬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군 고위 당국자들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항행의 자유를 언제든지 행사할 수 있다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 인공섬과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일방적인 조치를 중단할 것으로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오늘(15일) 일본을 방문한 존 리처드슨 미 해군참모총장도 관련 발언을 했군요?

기자) 리처드슨 참모총장은 오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났는데요.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 군함의 진입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이런 계획을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서,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항행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며, 미 군함이 공해상을 항해하는 것은 결코 도발로 해석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도 이번주 미 군함과 군용기의 남중국해 진입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언제 어디서든 항해와 비행을 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연일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 관영 신문인 '환구시보'에 오늘(15일) 관련 사설이 실렸는데요. 미국 군함이 난사군도, 영어로는 스프래틀리라고 부르는 군도 주변 12해리 이내까지 침범할 경우, 중국은 반드시 반격해 제압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의 의도는 전세계에 패권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매립한 인공섬 주변 해역과 상공에서 마음대로 행동하도록 용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오히려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의 군사화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도 어제에 이어 오늘 다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어떤 나라도 항해의 자유를 핑계로 타국의 주권과 안전을 훼손하는 데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군함을 진입시킬 거라는 건 앞서 미군 당국자가 밝힌 내용이죠?

기자) 미국 언론이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서 지난 주말 보도한 내용이었습니다. 앞으로 2주 안에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주변 12해리, 약 22km 이내로 군함을 진입시킬 거란 건데요. 이후 미군 고위당국자들도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부인을 하지 않고, 국제법에 따라 언제든지 진입이 가능하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인공섬 주변에 정찰기를 보낸 적은 있지만, 12해리 이내로 군함을 진입시킨 적은 없습니다.

진행자) 근본적으로,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두 나라의 시각이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이 자국 영해라는 주장입니다. 중국의 옛 지도 등을 바탕으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조금 전 언급된 스프래틀리 군도도 거리 상으로는 중국보다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더 가깝고, 이들 나라들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들 사이의 영유권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지만,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중국의 일방적인 조치로 항해의 자유가 침해되서는 안된다고 거듭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선박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베트남 어선을 침몰시켰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베트남 정부가 오늘(15일) 밝힌 내용입니다. 스프래틀리 군도의 북쪽에 있는 파라셀 제도란 곳이 있는데요. 이 곳은 중국과 베트남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선박이 베트남 어선을 고의로 들이받았습니다. 이어 무장한 중국 선원들이 베트남 어선으로 건너가서 항해장비와 어구 등을 빼았아 갔다는 겁니다. 베트남 어선은 결국 몇 시간 만에 침몰했고, 선원 10명은 구명정을 입고 바다에 떠있다가 구조됐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이 사건을 중국에 공식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선박이 파라셀 제도 주변에서 베트남 선박을 공격했다는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지난달 초와 지난 7월 등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중국은 베트남 선박이 먼저 중국 선박에 대해 도발했다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이 대규모 반중시위로 이어졌고, 시위가 중국계 공장 등을 공격하는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도 나왔었습니다. 당시 두 나라 고위 당국자들이 상호 방문하면서 최악으로 치달았던 분위기가 완화되는 듯 했지만, 여전히 영유권 분쟁이라는 근본적인 갈등이 원인이 남아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미국과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베트남은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 살상용 무기가 장착된 순찰정을 미국으로 부터 구입하고, 미국 등과의 해상 훈련도 늘렸습니다. 베트남은 또 지난달 역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은 미국과 경제 등 다른 분야의 협력도 늘리고 있는데요. 지난 7월에는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하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했고요. 최근 미국 등의 주도로 협상이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도 참여했습니다. 중국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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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엔 경제 관련 내용인데요.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고요?

기자) 크레디트스위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의 부 보고서'에 실린 내용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중산층 인구는 1억900만 명이었는데요.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숫자고,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지난해 미국의 중산층 숫자는 9천200만 명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인의 지난해 평균 자산은 2만2천500 달러로 2000년 이후 4배나 뛰었는데요. 이 기간 동안 중국의 중산층 인구는 미국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인구 비율로 따지면 어떤가요?

기자) 지난해 중국 인구는 13억7천600만 명으로 추산되니까, 중산층 인구는 전체의 8% 정도 되는 겁니다. 미국은 전체 인구 3억2천200만 명 중 9천200만 명이니까, 29% 정도인데요. 전체 인구에서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이 여전히 훨씬 높습니다.

진행자) 중산층은 어떻게 규정합니까?

기자) 중산층을 규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이번 보고서는 자산이 국가 평균 연소득의 2배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자산 규모 5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사이인 사람을 중산층으로 분류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세계에서 중산층이 가장 빨리 늘어나는 나라라고 했는데, 중산층이 늘었다는 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보고서는 경제적으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우선 중산층이 늘면 소비 형태와 함께 사회 구조도 바뀌면서 안정과 번영에 기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산층의 규모와 부의 수준은 경제 개발의 핵심 요소라면서, 중산층은 종종 정치적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중산층뿐만 아니라 부자들의 숫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부자들이 증가하는 속도는 중산층 증가 속도 보다도 빠른데요. 특히 앞서 자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부자도 중국이 올해 처음으로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었는데요. 한편 국가 전체의 부로 봤을 때, 중국은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면서 전세계 부의 10%를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