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국 정부와 집권여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합리화하기 위해 북한의 존엄과 체제를 건드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북한 교육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국의 보수 집권여당이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주장하며, 현행 교과서들이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있고 북한 체제가 정상인 듯 서술하고 있다는 등 북한 체제를 헐뜯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담화는 또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동족 대결의식을 주입시키려 한다면서 남북한 간 적대와 대결을 추구하는 반통일적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앞에서는 관계 개선을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체제 대결을 조장하려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남북간에 무엇을 해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담화는 이어 한국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독재와 친미, 친일로 얼룩진 치욕스러운 과거를 미화하려는 역사 쿠데타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보도내용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남조선의 보수패당이 국정교과서제 도입에 기를 쓰고 매달리고 있는 것은 추악한 과거사를 덮어버리고 사회 전반을 더욱 반동화, 보수화하여 장기집권의 야망을 이루어보려는데 그 불순한 목적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역사 교과서의 편향성을 바로잡겠다며 정부와 집권여당을 중심으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추진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한국 교육 당국이 민간 출판사가 발행하는 교과서를 검정만 하는 검인정체계로 역사 교과서가 발행돼 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현행 교과서에서 드러나는 오류와 편향성을 개선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역사 왜곡에 대해 학생들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고 학생들이 이를 알아야 하지만, 전체 중-고등학교의 45%에서 사용 중인 2개의 역사 교과서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겁니다.
한국 교육부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황우여 부총리는 기존 역사 교과서에 북한 주체사상이나 세습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아예 없거나 부족하다며 균형 잡힌 올바른 교과서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황우여 /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대통령께서 교육부에 내린 큰 지침으로는 균형 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라 는 것이고…”
하지만 한국 야당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과거 친일과 독재체제를 미화하려는 꼼수라며 적극 반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