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산가족들의 금강산 상봉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는데, 상봉을 앞둔 남쪽 이산가족들의 사연이 한국 언론에 소개되고 있군요?
기자) 아마 지금 이 시각 하루 하루를 더 애태우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며칠 후 금강산으로 향할 남쪽의 이산가족 들일 겁니다. 오늘 북측 이산가족 96가족과 만나게 될 남측 상봉단 394명의 명단이 공개와 함께 이들의 평생을 안고 살아온 갖가지 사연이 소개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산가족들의 나이가 80~90대가 대부분이어서 부부상봉을 한다는 것, 남북으로 떨어져 살아온 부모와 자식이 만난다는 자체도 참 기적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보면 이산가족상봉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언론에 소개된 사연들,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신문기사로, 온라인 뉴스로, TV방송으로 남쪽 이산가족들의 사연이 연이어 소개되고 있습니다. 북측의 최고령 이산가족인 88살 채훈식씨를 만나는 부인 이옥연씨는 ‘만나면 말이 전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이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남들은 모두 아버지 아버지하고 부르는데 자신을 한번도 아버지 석자를 불러본 적이 없다는 채의양씨도 북측에서 나올 88살의 아버지 생각에 목이 메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남편이 죽은 줄 알았다는 팔순 넘은 아내가 남편을 만나고, 인민군에 징집돼 북으로 끌려간 형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에 사망신고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73살 송병옥씨의 사연도 눈시울을 적시게 했습니다.
진행자) 사연이 없는 이산가족이 정말 어디이겠습니까?
기자) 작은 아버지를 만나는 조카 딸의 사연도 있습니다. 6살 때 전쟁 중에 헤어진 작은아버지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찾는 다는 소식에 71살의 이숙자씨는 3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기뻐할 거라며 감개무량했습니다. 그 동안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계속했지만 계속 탈락하다가 이번에 상봉을 하게 됐는데, 오빠는 6년 전에 숨져 올케와 조카만 만나게 된다는 한 이산가족 상봉자의 사연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하루바삐 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산가족들의 소망을 대변하고 있었구요. 남쪽의 최고령자인 98살의 구상연씨, 꽃신을 사서 돌아갈 거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한을 풀기 위해 아들이 아버지를 모시고 금강산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43살의 아들은 말로만 들었던 북쪽의 이복누나들의 만날 생각에 귀도 잘 안 들리고 기력도 없으신 노부의 상황을 더 안타까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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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 길고양이를 돌보던 한 여성이 아파트 위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진 ‘캣맘 사망 사건’ 소식을 전했었는데, 오늘 그 용의자가 확인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을 싫어하는 ‘캣맘’ 증오범죄가 아닐까 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습니다만 오늘 확인된 수사결과는 아파트 옥상에서 낙하실험을 했던 10살 초등학생의 의도하지 않았던 범죄로 드러났습니다. 이기심에서 시작된 증오성 범죄가 아니어서 다행이기도 했지만, 10살 초등학생의 무심한 장난이 사람을 숨지게 했던 사건이어서 한국사회가 더 놀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숨진 사람이 떨어지는 벽돌에 맞은 것이지요? 10살 초등학생이 옥상에서 벽돌로 낙하실험을 했다는 것입니까?
기자) 경찰의 초동수사에 용의자인 10살 초등학생과 또래의 다른 2명이 옥상으로 올라가고 내려온 엘리베이터 영상을 확보하고 있었답니다. 사건 당일 옥상에서 사고현장에 떨어진 벽돌도 발견했고, 어린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자국이 있어 과학수사를 의뢰했는데 용의자의 것으로 오늘 아침 확인된 것입니다. 용의자를 포함해 어린이 3명은 사건 시각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에 올라가 나뭇가지도 떨어뜨려보고, 돌멩이고 던져보면서 얼마 만에 땅에 떨어지는 가를 시험했다는 겁니다. 그러던 중 벽돌을 아래로 던졌고, 나중에 누군가가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무서워서 부모에게는 말하지 못했고, 그 부모 역시 자신의 아들이 던진 벽돌에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경찰의 수사를 받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로부터 자백도 받았는데, 그럼 이 사건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여러가지 정황과 진술상 어린이가 벽돌을 아래로 던진 자체에는 살해의사가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입니다. 누군가 벽돌에 맞아 죽어도 좋다는 식의 미필적고의로 벽돌을 던졌을 가능성 크지 않다는 것인데요. 만약 범 죄의사가 있다고 해도 14살 미만인 경우 형사 입건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한국의 법입니다. 하지만 자녀 보호와 관리의 책임이 있는 부모가 연대해 민사책임 지는 것은 당연한 상황인데요. 경찰은 용의자인 10살 초등학생이 혼자 던졌는지 아니면 동행한 다른 어린이들이 이 일에 가담했는지를 가리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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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 고등학생들 사이에 ‘아랍어’ 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다는 소식, 오늘 마지막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대학입학시험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과목으로 아랍어를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많아서 이 소식이 화제의 뉴스가 됐습니다. 대학 수능시험일이 다음달 12일로 다가왔는데요. 수험 공부의 막바지 단계에 있는 수험생들, 아랍어 공부 열기가 일반적인 과목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다른 양상의 열기라는 것이 어떤 것입니까?
기자)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전국에 세 곳 뿐입니다. 그런데 대입시험에 제2외국어로 아랍어를 응시하는 수험생이 전체 9만752명의 절반 이상인 51.6%로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배우지는 않지만 시험을 보겠다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는 아랍어 열풍의 이유를 알고 난 한국 사람들, ‘씁쓸하다’는 반응입니다.
진행자) 배운 내용도 시험을 치면 맞고 틀리고 희비가 엇갈리는데 인생을 좌우한다는 대학입시에서 아랍어 시험을 치려는 수험생들이 느는 이유, 정말 궁금하군요?
기자) 다른 외국어과목에 비해 성적을 잘 받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입수학능력 시험의 각 과목은 1등급에서 9등급까지로 성적을 가르고 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탐구과목, 사회탐구과목에 외국어영억까지 몇 등급을 받는가에 따라 원하는 학교에 갈수 있고 없고가 결정되는 것인데요. 지난해 아랍어 시험에서 50점 만점에 25점만 맞으면 1등급이었고, 2등급은 19점으로 매우 낮았고, 중국어나 일본어 베트남어 등 나머지 제 2외국어 과목은 40점대 중반이 나와서 1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 중에 외국어 1등급을 받기 위해 아랍어시험에 응시하는 경향이 크게 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별로 없다고 했고, 시험 치는 사람들은 늘고, 그러면 수험생들은 어디서 어떻게 시험 준비를 합니까?
기자) EBS교육방송에 아랍어 강의가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과외나 학원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서는 수백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는 대규모 강의도 진행되고 있구요. 학원 정보가 부족하거나 학원 다닐 여력이 안되는 학생들은 교육방송에 의존하거나 무작위로 찍어 점수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시험하는 ‘찍기’신공에 의존하고 있다는 소식, 지금 한국 수험생들에게는 아랍어가 ‘복권, 로또’와 같은 것으로 받아들려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