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토론회 후 지지율 선두 굳혀...가우디, 벵가지 특위 논란 해명

Residents paddle boats in a flooded village after heavy rain caused by a tropical depression, in Hanoi, Vietnam.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민주당의 첫 번째 대선 후보 TV 토론회 이후 첫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관련 내용 먼저 전해 드리고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벵가지 특위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이 특별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버지니아대학교에서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1800년대 화학실험실이 발굴됐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13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첫 TV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TV 토론회 이후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전국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NN 방송과 ORC 인터내셔널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대선 토론회 이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지율 45%로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조사 때보다 3%포인트 오른 겁니다. 하지만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지난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29% 지지율을 보였죠. 이번 조사는 미국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TV 토론회 직후인 이달 14일부터 17일 사이에 실시했고요. 응답자 중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성향의 독립 유권자라고 밝힌 사람은 425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여론 조사 결과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경우 TV 토론회의 승자로 꼽혔는데 역시나 지지율도 앞서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31%가 지난주 방송된 TV 토론회를 시청했다고 밝혔는데요. 10명 중 6명 이상이 클린턴 후보가 토론회에서 제일 잘했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후보가 잘했다고 답한 응답 35%의 거의 2배에 가까운 수치인데요. 대선 토론회의 승자답게 지지율에서도 45%로 단연 앞섰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도 많이 올랐네요.

기자) 네, 말씀 드린 대로 지난 9월 중순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보다 5% 포인트나 올랐는데요. 한 달 사이에 이렇게 지지율에서 큰 변화를 보인 후보는 샌더스 후보뿐이었습니다. 더군다나 TV 토론회 이후 호감도가 많이 올랐습니다. 샌더스 후보에 대한 민주당 유권자들의 호감도는 62%였는데요. TV 토론회를 시청한 응답자들의 호감도는 84%였습니다. 클린턴 후보에 대한 호감도의 경우 TV 토론회를 시청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TV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사안이 다뤄졌는데요. 후보자들의 전반적인 생각과 공약을 알 수 있지 않았습니까? 구체적인 공약 부분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유권자들은 클린턴 후보의 공약을 대부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와 의료, 외교, 인종 문제, 기후 변화, 총기 규제 등의 사안들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후보나 바이든 부통령에 비해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었는데요. 샌더스 후보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소득 불평등 문제에 관해서도 클린턴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지지를 더 얻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TV 토론회를 시청한 응답자들의 경우엔 소득 불평등이나 기후 변화문제에서는 샌더스 후보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높았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외교 문제에서 만큼은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부통령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제법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자) 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지지율은 18%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TV 토론회 이후 바이든 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생각이 좀 바뀐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 8월만 해도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3%였던데 반해 이번 조사에서는 47%만이 대선에서 바이든 부통령을 보기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바이든 부통령이 대선을 포기할 경우엔 클린턴 후보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이든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한다고 가정했을 때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56%, 샌더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3%였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대선 후보들과 맞붙었을 때, 가상 대결 결과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나왔습니다. 현재 공화당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업가 출신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맞붙었을 때 가장 승산이 있는 후보로 조 바이든 부통령이 꼽혔는데요. 10% 포인트 차로 바이든 부통령이 트럼프 후보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고요. 샌더스 후보가 된다면 9% 포인트, 클린턴 후보는 5% 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후보를 이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후보와 맞붙는다고 봤을 때도 바이든 부통령이 8%포인트로 앞서는 반면,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는 각각 1, 2%포인트 차로 카슨 후보에 밀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 세 후보 외에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을 어땠습니까?

기자) 사실 3명의 선두주자에 비하면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미미했는데요. 짐 웹 전 버지니아 상원의원이 지지율 1%를 겨우 확보했고요. 링컨 채피 전 로드 아일랜드 주지사와 로런스 레식 하버드 대학교수,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경우 지지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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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오는 목요일(22일) 벵가지 특위의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청문회를 앞두고, 벵가지 특위와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벵가지 사건은 지난 2012년에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이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사건인데요. 당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포함해서 미국인 4명이 숨졌습니다. 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클린턴 후보였는데요. 현재 하원 특별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죠. 그런데 이 벵가지 특위의 활동 목적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때까지 벵가지 특위를 비난했던 목소리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이제는 공화당 내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소속의 트레이 가우디 벵가지 특위 위원장이 일요일(18일) CBS 방송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공화당 동료 의원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습니다. 한마디로 벵가지 특위에 대해 다들 입을 다물라는 거였는데요. 특위 소속이 아닌 이상 특위가 어떤 조사를 해오고 있고, 이때까지 무엇을 조사했고 또 어떤 사실을 밝혀냈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괜히 잡음을 만들지 말고 특위의 조사를 지켜보고 있으라는 거죠.

진행자) 이달 초 현 하원 공화당 원내 대표이자 캘리포니아 주 출신인 케빈 매카시 의원이 벵가지 특위와 관련해 실언했다가 곤욕을 치렀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카시 의원은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나는 존 베이너 의원의 뒤를 이어 강력한 하원의장 후보로 거론됐었는데요. 하원의 벵가지 사건 조사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했다고 말한 겁니다. 결국, 매카시 의원은 공화당 하원의장 경선 포기를 전격 선언했죠.

진행자) 거기다 벵가지 특위의 전 조사관으로부터도 특위를 비난하는 발언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벵가지 특위의 조사관이던 브래들리 포들리스카 미 공군 예비군 정보장교가 관련 발언을 했는데요. 벵가지 조사가 클린턴에게 너무 집중돼 있다는 이유로 특위에 불만을 제기했다가 지난 7월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주장한 겁니다. 하지만 특위 측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죠. 지난주에는 또 공화당의 리처드 해나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벵가지 특위의 조사가 한 개인, 그러니까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상당 부분 집중돼 있다고 밝히면서 정치적인 목적이 있음을 시사해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가우디 위원장으로서는 같은 당에서 이런 논란이 불거지니까 난감해졌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가우디 위원장은 사람들이 뭘 몰라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일축했습니다. 가우디 위원장은 또 특위 목적은 변함이 없다며, 미국인 4명이 어떻게 해서 목숨을 잃게 됐는지 그 배경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당시 국무장관으로서 중요한 증인이기 때문에, 클린턴 후보를 불러 사건에 관해 이야기 하는 건 당연하다는 거죠. 가우디 위원장은 이미 50명의 이야기를 들었고 앞으로 20여 명과 더 만날 것이라며 클린턴 후보가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가우디 의원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바로 반박하고 나섰죠?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의 엘라이자 커밍스 하원의원은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반이 지나고 나서, 국민이 낸 세금 4백70만 달러를 들여서 조사하고 있으면서 아직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20여 명의 증인을 더 인터뷰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의 애덤 쉬프 의원은 벵가지 특위 소속의 공화당 의원들이 클린턴 후보를 곤란하게 하려고 언론에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논란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이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클린턴 후보 역시 일요일 CNN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요. 오는 목요일 벵가지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 것과 관련해 이미 벵가지 사건에 대해 상원과 하원 앞에서 증언했기 때문에 더는 증언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그러면서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은 하겠지만, 이 청문회의 목적이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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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대학교에서 1800년대 화학실험실이 발굴돼 화제가 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실이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이 설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서 더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실험실은 1820년대 지어진 화학용 난로로, 당시의 실험실이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하네요.

진행자) 이 화학 실험실이 어떻게 발굴된 건가요?

기자) 로톤다로 불리는 버지니아대학교의 원형 건물을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대학 측이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작은 실험실은 원형 건물의 1층에 있는 ‘로어 이스트 오벌 룸’ 이라는 원형 방 끝에 붙어 있는데요. 반원형의 틈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실험실은 언뜻 보면 부엌의 화로 같이 보이기도 하는데요. 실험용 화로가 두 개가 있고요. 연기를 빨아드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진행자) 1800년대 실험실이 어떻게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던 걸까요?

기자) 네, 1850년대, 이 원형건물의 벽면을 막으면서 움푹 들어가 있는 실험실이 막혀 버린 건데요. 이 때문에 세상에 늦게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사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895년 큰불이 나서 원형 건물의 내부가 거의 다 불에 탔다는데요. 벽 뒤에 있던 이 실험실은 안전했던 거죠. 사실 1970년대 이 건물을 개보수하면서 이 실험실 난로에 열을 공급하는 화실 두 개는 발견이 됐었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난로의 본체가 드디어 드러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의 3대 대통령인데 어떻게 이 실험실과 연관이 있는 걸까요?

기자) 네, 제퍼슨 전 대통령은 정치가이자 버지니아대학교 설립자이기도 하고요. 또 화학자이기도 했습니다. 제퍼슨 대통령은 버지니아 대학의 자연사 교수였던 존 에밋과 협력해 이 실험시설을 갖추었다고 대학 측은 밝혔는데요. 1823년 4월, 제퍼슨 전 대통령이 쓴 편지를 보면, 실험용 난로를 사용해야 하는 화학 실험은 일반 강의실에서 하기 힘들다며, 실험을 위해 아래층에서 물을 끌어오지 않아도 되도록 건물 1층에 실험실을 설치하고, 로톤다 지상층에 있는 방 아래 실험용 난로를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진행자) 2백 년이나 된 화학 실험실, 저도 한번 가서 보고 싶은데요. 일반에 공개됩니까?

기자) 이 건물의 개보수 작업을 총 2년 정도 잡고 있다고 하는데요. 공사가 끝나는 대로 전시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학교 측은 사람들이 움푹 들어간 실험실 벽면 안쪽으로 직접 들어가지는 못하게 막아놓겠지만, 눈으로 시설을 확인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