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구제도 개혁 조례 통과...미 특수부대 지원 ISIL 인질 70명 구출

지난 2013년 중국 베이징 외곽 지역에서 아이들이 호구제 혜택으로 학교 교육을 받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기존 호구제를 개혁하기 위해, 새로운 거주증 제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지원으로 ISIL에 붙잡힌 인질 70명을 구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미군 1명이 사망했습니다. 미국과 관계 정상화에 나선 쿠바에 대해 러시아가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국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중국에서는 그동안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도시로 일하기 위한 농민들이 몰려들었는데요. 기존 호구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도시에 호구가 없는 농민공들은 기본적인 사회 복지 혜택들을 받을 수가 없었는데요. 중국 국무원은 이의 개선을 위해서 전국적으로 새로운 거주증 제도를 실시하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중국 언론들이 오늘(23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새 거주증 제도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현재 중국에서는 호적에 기록된 출생지를 떠나서 도시 지역에 사는 이주민에게는 임시거주증이라는 것이 발급됩니다. 중국에서 수억 명에 달하는 농민공들은 이런 임시거주증을 갖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임시거주증이 있어도 말 그대로 거주 지역만을 증명할 뿐, 도시 호적을 소유한 주민에게 제공되는 교육과 의료 같은 혜택은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발급되는 거주증은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 거주한 이주민들에게도 기본적인 사회 복지 혜택을 제공합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1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거주증 임시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동안 중국에서 농민공들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새 제도를 통해 이를 개선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 거주증 제도는 중국 정부가 이미 추진해온 사안인데요. 앞서 공청회 등에 제출된 호구제 개혁 방안에 따르면, 이주민이 도시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할 경우, 거주증을 발급하고 주거와 교육, 의료, 사회복지 등 9가지 기본 공공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인구 500만 명 이상 대도시에선 일정 기준에 도달한 거주증 소지자에게는 도시 호적을 부여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중국 국무원은 거주증 소지자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하는 것은 사람을 핵심으로 하는 신형 도시화와 사회 평등 실현에 중대한 조치라면서, 내수 확대라는 이점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농민공들의 복지가 개선되고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 내수 경제에도 기여할 거란 지적입니다.

진행자) 도시에서 일하면서도 호구가 없어서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농민공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2억 5천 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중국 전체 인구가 13억7천 만명 정도니까 전체 인구의 15% 정도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진행자) 호구제 개혁은 중국 사회에 상당히 큰 변화가 될텐데, 이번에 조례가 통과됐고, 실제 시행은 언제부터 이뤄질까요?

기자)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거란 전망입니다. 국무원은 이번 조례에서 전국적으로 거주증 제도를 수립하고 각 지방 정부가 이의 시행을 위한 조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도록 규정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호구제 개혁으로 2020년까지 실질 도시화율을 60%로 올리고, 내수 시장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요, 또 여러 제도 정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2020년까지 새 호적 제도가 완전히 정착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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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모든 공산당원들에게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어제(22일) 12년 만에 개정한 '중국 공산당 기율처분 조례'를 공식 발표했는데요. 부패 척결을 위해서 호화 접대와 권력 남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처음으로 당원들의 헬스클럽과 골프클럽 등 민간 클럽 회원 가입과 사용 금지를 명문화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비롯해서 골프가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나라들도 많은데, 중국 공산당 조례에서 유독 골프를 금한 건 부패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중국에서는 시진핑 체제들어 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고, 그동안 많은 관련 사례를 적발해서 처벌했는데요. 관리들과의 뇌물 거래가 골프장에서 자주 이뤄지고, 또 뇌물용으로 골프클럽 회원권을 선물하거나 공금을 골프클럽 가입에 사용하다가 적발된 사례들이 계속돼 왔다고 합니다. 또 일부 관리들은 업무 시간에 골프를 치다가 적발돼 처벌 받기도 했고요.

진행자) 그래도 골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조례에 명문화한 걸 보면, 상당히 심각했나보군요?

기자) 특히 시 진핑 정부 출범 이후 당원과 정부 공무원의 골프를 금지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자, 이번에 이를 당 규정에 명문화했다고 하는데요. 시진핑 정부에서는 그동안 무허가 골프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서 중국 전역에서 60개의 골프장을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당원수는 9천 만명에 달하는데요. 골프장 폐쇄 조치에 이어, 이번에 골프를 부패와 연결시켜서 금지하면서 골프 업계가 타격을 받을 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그래도 골프금지령을 어기고 골프를 치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기자) 적발될 경우 위반 수위나 횟수에 따라서 경고에서 심하게는 당적 박탈까지 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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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라크에서 미군 특수부대원들의 지원으로 ISIL에 붙잡힌 인질 70명을 구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군 특수부대원 1명이 총에 맞아 전사했습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구출작전은 어제(22일) 새벽 이뤄졌습니다. 쿠르드 민병대 병력이 미군 특수부대의 지원을 받아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의 하위자 지역에서 헬기를 동원한 인질 구출 작전에 나섰는데요. 이라크 군경과 쿠르드족 등 인질 70여명을 무사히 구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ISIL 대원 7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으며, ISIL에 대한 중요한 정보도 입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미군이 ISIL 대응 작전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교전 과정에서 전사자가 나왔다는 점도 크게 다루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금 전 미군이 숨진 특수부대원의 신원도 공개했는데요. 39살의 육군 상사인 조슈아 윌러라고 합니다. 윌러 상사는 미 중부 오클라호마주 출신인데요, 인질 구출 작전 중 소형 화기에 의한 총상을 입고 치로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ISIL 대응 작전을 시작한 후 미군 9명이 숨졌지만 모두 전투와 무관한 사고 등에 의한 것이었고, 지상에서 총에 맞아 숨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ISIL에 대응한 공습을 시작했지만, 지상 작전에는 병력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었는데, 이번 작전에 미군 특수부대원이 투입된 건 미군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건가요?

기자) 미 국방부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구출작전은 쿠르드 정부의 구체적인 요청에 따라 특수한 환경에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특히 이번에도 미군 특수부대원의 역할은 지원에 한정돼있었는데, 예상치 않은 공격을 받으면서 교전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총상을 입었다는 겁니다. 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미군과 협력하는 쿠르드 정부는 ISIL에 붙잡힌 인질들이 처형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미군에 구출 작전 지원을 요청했고, 미군은 상황을 검토해서 지원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진행자) 실제로 최근 인근 지역에서 인질들이 처형된 사건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질 구출이 이뤄진 곳은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의 하위자 지역인데요. 이 곳에서는 ISIL 대원들이 붙잡고 있던 이라크 군경과 가족 등 11명을 처형해서 시신을 내건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고요. 어제(22일) 새벽 구출된 인질들도 이 날 처형될 거란 정보가 있었다고 합니다. 구출된 인질 70여명 중에는 중에는 쿠르드족과 함께 이라크 군경 20여명도 있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동 문제와 관련해, 오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오늘(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두 외무장관이 만나 시리아 사태에 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과연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됩니다. 두 장관은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대응과 앞으로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 개입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죠?

기자) 케리 장관은 오늘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러시아의 개입은 매우 위험하며 상황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시리아에서의 공습 목표로 ISIL을 꼽았을 때만 해도 ISIL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였었지만, 실제로 러시아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아사드 반대 세력에 더 많은 공습을 퍼부으면서,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은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테러조직 격퇴를 위해 요르단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라브로프 장관이 밝힌 내용인데요. 아직 두 나라가 어떻게 협력할 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양국은 시리아에서 공군을 포함해 협력하기로 했고, 앞으로 다른 국가들도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협력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요르단은 이미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공습에 참여있기 때문에, 요르단이 러시아와 협력한다는 건 앞으로 시리아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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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쿠바에 대한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미국이 쿠바와 관계정상화를 선언하고 정치, 경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가운데 나온 조치인데요.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동맹국이었던 쿠바에 대해 대규모 지원에 나서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어떤 지원을 제공합니까?

기자) 현재 쿠바의 리카르도 카브리사스 루이스 각료회의 부의장이 러시아를 방문 중인데요.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어제(22일) 모스크바에서 루이스 부의장과 회담하고 대규모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미화 약 13억 달러 상당의 공공차관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매체가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쿠바에 제공하는 최대 규모의 차관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전력난을 겪는 쿠바로서는 반가운 지원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러시아는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인 글로나스 신호 측정소를 쿠바에 건설하기로 했는데요, 미국이 자국 영토에 측정소 설치를 원치 않았지만 쿠바는 동의했다면서,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 신호의 정확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또 올해 안에 쿠바에 항공기 수리센터도 건립하기로 했는데요. 쿠바에서는 구 소련시절부터 수입한 낡은 비행기들을 많이 운용하고 있어서, 수요가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도 쿠바와 경제 개선을 위한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기업의 쿠바 내 활동, 쿠바로 방문 제한 등을 크게 완화했고요, 무엇보다 쿠바에 대한 오랜 금수조치가 해제되는 것이 중요한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유엔 총회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 의회가 금수조치 해제를 위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카스트로 의장도 금수조치가 해제돼야 실질적인 관계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