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첫 10만명 돌파...한국 '수출강국' 위상에 빨간불

지난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에 전시된 국화를 감상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 시대가 됐다는 뉴스가 크게 보도되고 있군요?

기자) 지난 9월말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10만2117명을 기록했습니다. 외국인만 지나가도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한국에 공부를 하러 찾아온 외국인이 10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지난 196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그렇지요. 걸어 다니는 외국인만 봐도 한참을 쳐다보던 때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불과 몇 십 년 전이었습니다. 88서울올림픽을 통해 수많은 외국인을 한국에서 보게 된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도 크게 늘었고,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사람들도 많아져 길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 국제결혼 등을 통해 이주한 외국인들도 크게 늘었지만, 대학 등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이 지난 10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소식은 눈길을 끄는 소식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외국인유학생이라면 한국 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등 정규 대학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외국인을 말하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학에서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외국인은 7만3900여명이고,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온 연수생이 3만명 가까이가 됩니다. 나라별 분포를 보면 외국인 유학생 100명 가운데 60명은 중국인이고요. 베트남, 몽골, 일본, 미국의 순이었습니다. 1990년까지만 해도 1000명 정도에 불과했는데, 2000년에 3762명, 2004년 1만 명을 넘었고, 2007년 5만 명, 2010년 8만명을 넘어 올해 9월 기준으로 10만 명을 넘어선 것입니다.

진행자) 1990년 1000여명에서 2015년 10만명, 상당한 변화이군요? 한국에서 공부하려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난 이유가 있겠지요?

기자) 한국 언론에서는 드라마 영화, 대중음악에서 시작된 ‘한류의 인기’가 외국인들의 한국 유학을 이끌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2000년에는 채 100명도 되지 않았던 베트남과 몽골 유학생이 7000명, 4300명대로 크게 늘어난 것은 한류인기와 함께 졸업 후 한국에서의 취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하구요. 이렇게 찾아드는 외국인유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외국인총학생회가 운영되고 있다는 여러 대학의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국인유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한국으로서는 반기고 있는 입장이라고 하던데,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학교를 다녀야 하는 학령인구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은 한국 대학으로서는 대학재정을 탄탄하게 해줄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데려온다고 할 정도로 유치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문제가 되고 있을 정도인데요. 상당수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지역대학에서는 등록금 혜택을 준다든지, 기숙사를 그냥 제공한다든지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일반 학생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항의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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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출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2011년 1조796억 달러로 ‘무역 1조 달러’를 기록했고, 이후 4년간 이어왔던 ‘무역 1조 달러’의 위상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이끌어왔다고 자부했던 성장의 비결로 항상 ‘한국은 수출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었는데요. 올해 9월까지의 수출은 4359억700만 달러, 수입은 345억6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은 8.3%, 수입은 21.8%가 줄어들어 연말이 되더라도 무역규모는 981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 동안 무역수지에 관해서는 몇 개월째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던 것 같은데, 전체 무역규모로 보면 성적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군요?

기자) 무역수지 흑자는 44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보다는 수입 감소폭이 컸던 ‘불황형흑자’였습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10월~12월까지 900억 달러 이상 무역을 해야 평년과 같은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인데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수출비중이 60% 정도인데 국제유가 하락. 원화강세, 세계적인 무역시장의 위축과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불경기의 상황을 감안해보면 올해는 ‘무역 1조 달러’의 위치를 내려놓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또 오랜 불황에 수출보다는 내수 경제를 우선적으로 챙기고 있는 한국 정부의 정책도 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경제성장률은 3.1%대, 최근 다양한 경제정책으로 내수는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성장률은 2%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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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 도심에 멧돼지가 나타나 소동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있군요? 오늘 서울통신의 마지막 소식으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새벽 서울의 주택가에 멧돼지들이 나타나 멧돼지를 포획하기 위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산이 가까운 지역에 멧돼지나 야생동물들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서울 지역에 멧돼지 출몰이 최근 잦은 편인데요. 보통 1~2마리가 도심 텃밭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주민들의 신고로 잡히기도 했지만 오늘은 멧돼지 5마리가 주택가까지 내려와 주차되어 있는 차량 주위를 서성거리기도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해 5시간여 동안 숨바꼭질을 했고, 1마리는 총으로 잡고, 2마리는 사냥개로 몰아 포획했지만 다른 2마리는 붙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놀랄 만 하군요. 멧돼지가 서울 같은 큰 도시에 출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까?

기자) 산세가 깊은 지역은 멧돼지 뿐 아니라 고라니 등 다른 야생동물도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서울에 멧돼지가 나타난 것은 10여 년 전부터입니다. 2011년부터는 그 횟수와 수가 더 많아져서 지난 4년 동안 무려 630여 마리가 신고됐다고 하는데요. 북한산 인근 지역 마을에 나타난 아파트와 주택가 등을 돌아다니고 있어 주민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고, 오늘은 울산 부두에 정박하고 있던 바지선에 150kg가 넘는 멧돼지가 출현해 작업하고 있던 사람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요. 의정부지역의 경우는 지난달부터 멧돼지 출현이 6번이나 있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진 상태입니다.

진행자) 멧돼지라면 덩치도 크지 않겠습니까? 주민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군요?

기자) 50~60kg에서 크게는 150kg 멧돼지도 있었습니다. 커다란 덩치의 야생동물이 무리를 지어 다니면 혼비백산하는 것이 당연할 텐데요.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경찰 외에도 ‘멧돼지 기동포획단’을 운영하는 지역도 있고, 멧돼지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동요령도 알리고 있는데요. 산속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멧돼지가 자주 도심으로 내려오는 이유는 지금이 작년에 태어난 어린 멧돼지들이 독립하는 시기이고, 월동준비를 위해 먹이 찾는 활동이 왕성해 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갑자기 멧돼지를 보았다!’ …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가만 있어도 안되고 달려도 도망가는 것도 위험하답니다. 멧돼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주변 시설물에 빨리 몸을 숨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는데요. 멧돼지는 원래 겁이 많고 유순하지만 낯선 도심으로 들어오면 겁에 질려 극도로 흥분하게 된다는데요. 이 때 사람을 만나면 맹수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