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리고 리커창 중국 총리는 1일 한국 청와대에서 삼국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삼국 정상회담은 지난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 열도, 중국이름으론 댜오위댜오를 국유화 하면서 중-일 갈등이 심화되고 한-일 간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갈등이 커지면서 3년 반 동안 중단됐다가 이번에 우여곡절 끝에 다시 열린 겁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동북아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한 틀인 3국간 협력체제가 복원됐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세 나라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동북아평화협력 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정상들은 공동선언에서 평화로운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의미있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입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과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정상들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 상의 국제적 의무와 공약이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특히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리커창 총리가 남북간 신뢰 구축과 교류 그리고 협력 강화를 통해 분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구상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해 나간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세 정상은 이에 따라 3국 협력을 제도화해 동북아 평화협력 구현에 공동노력하자는 데 합의했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입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이와 관련해 삼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삼국 협력 사무국의 역량을 강화하며 삼국 정부간 협의체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중요한 과제인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중 두 정상에게 강하게 호소했다며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 자제,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 준수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삼국 공조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이웃나라인 일본과 한국, 중국 간에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지만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해야 한다고 누차 말해왔다며 내년엔 일본이 의장국으로 삼국 정상회담을 주최하게 돼 이번 회의의 전향적인 논의를 출발점으로 내년 회의에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에 대해 리커창 총리는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며 역사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는 데 대해 세 나라가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리 총리는 전쟁은 인류의 실패이고 평화는 인간의 올바른 길이라며 3국 협력 체제나 정상회의 체제에 다시 파장이 생기거나 양자 또는 3자 관계에서 우여곡절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리 총리의 이런 발언은 과거사와 영토문제로 3국 협력이 중단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재균형정책을 추구하는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안보 법제를 정비한 데 대해 경계심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세 정상은 이와 함께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삼국간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가속화하고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RCEP)도 성사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