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수치 야당 승리 확정...미군, ISIL '지하디 존' 겨냥 공습

지난 9일 미얀마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양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승리가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이 자국 인질을 살해하는 동영상에 등장했던 ISIL 대원을 겨냥한 무인기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얀마 총선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승리가 확정됐다고요?

기자) 오늘(13일) 미얀마 선관위가 그런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8일 상하원 전체 664석의 4분의 3 정도를 뽑는 총선거를 진행했는데요. 아직도 개표 결과 발표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당이 오늘까지 상하원을 통틀어 364석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상하원 과반을 넘는 것인데요. 따라서 앞으로 단독 정부 구성이 가능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선거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군부가 총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는데, 그렇지는 않은가 보군요?

기자)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과 군부 인사들은 그동안 총선 결과를 받아들이고, 정권을 이양할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요. 선관위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승리를 확정하면서, 앞으로 50년간 군부 독재 아래에 있었던 미얀마의 민주화가 더욱 가까워진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군부는 이번 총선에서 의석을 얼마나 확보했습니까?

기자) 현재까지 40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364석과 너무나 비교되는 숫자인데요. 그만큼 민주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는 미얀마에서 25년만에 치러진 자유 총선거였습니다.

진행자) 미얀마는 25년 전에도 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군부가 선거 결과를 거부하고 계속 집권했던 어두운 역사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에도 민주주의민족동맹을 이끌었던 수치 여사는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집권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에도 민주화를 향한 의지를 꺾지 않았고, 가택연금에서 풀린 후 정치에 복귀해 국민과 국제사회의 많은 지지를 얻었는데요. 이번 총선의 압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앞으로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내년 1월 새 의회가 개원하고, 2월 이후에 대통령을 새로 뽑게 되는데요. 현행 헌법에 따르면 상원과 하원, 군부 의원단에서 각각 1명씩 3명의 후보를 추천해서, 의원들의 투표로 대통령을 뽑게 됩니다. 수치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의회 과반을 확보한 만큼, 이들이 지명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 시 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군부 의원단은 뭔가요?

기자) 이번 총선에서 미얀마 상하원 전체 의석 중 4분의 3 정도만을 새로 뽑습니다. 나머지 4분의 1은 군부 인사에게 배정돼어 있는데요. 이것도 군부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장치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이번 총선은 여전히 완전한 자유 선거가 되지는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미얀마 북부의 이슬람 소수계 로힝야 족을 선거에서 배제한 점인데요. 이는 군부 뿐만 아니라 수치 여사 진영도 비난 받는 문제입니다. 수치 여사는 불교도가 대다수인 유권자들을 인식해서 이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통령을 새로 뽑더라도, 현행 헌법으로는 수치 여사 본인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부에서 개정한 헌법인데요.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수 없도록 했는데요. 수치 여사는 영국인 남성과 결혼해 영국 국적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 조항에 걸립니다. 군부가 개헌 당시 이 조항을 삽입했을 때, 수치 여사를 겨냥한 것이란 비난도 있었습니다. 한편 수치 여사는 총선 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집권당 지도자로서 국정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미얀마의 새로운 헌법 개정을 촉구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백악관이 관련 입장을 밝혔는데요. 역사적인 총선을 축하하면서도, 개헌을 포함한 추가적인 민주화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미얀마가 완전한 민주주의와 문민통치로 가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게 미국의 꾸준한 입장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민족동맹 집권 후 다시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의 현행 헌법으로는 개헌을 위해 의회의 75%가 지지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현재 의석의 25%는 자동으로 군부에 가있기 때문에, 개헌을 위해선 군부의 동의가 필요한데요. 수치 여사가 군부와의 협상을 통해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음 주 수치 여사의 제안으로 테인 세인 대통령 등 군부 핵심인사들과 갖는 4자 회동 결과가 주목됩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군부 인사이긴 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민주화 개혁과 경제 개방을 시행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도 일정 부분 성과를 인정받았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수치 여사에게 총선 승리 축하 전화를 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12일) 수치 여사와 통화하고 총선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는데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오랫 동안 지칠줄 모르는 노력과 희생정신을 발휘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총선에 따른 새 정부 구성은 미얀마의 민주화 전환과 평화 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테인 세인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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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ISIL의 외국인 인질 살해 동영상에 등장했던 대원을 겨냥해 무인기 공격을 감행했다고요?

기자) 미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ISIL은 앞서 미국인과 영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인질을 참수하는 끔찍한 동영상을 공개했었고, 이 때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칼을 들고 등장한 인물이 있었는데요. 미국 정부 등을 협박하면서 영국식 억양의 영어를 써서 '지하디 존'으로 불리었고, 실제로는 영국 국적의 20대인 무함마드 엠와지로 알려졌습니다. 미군은 어제(12일) ISIL이 수도라고 주장하는 락까에서 엠와지가 탄 차량을 무인기로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엠와지가 죽었습니까?

기자) 미군의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 중이라는 건데요. 하지만 익명의 미군 관계자들은 이번 작전이 성공적으로 수행됐으며, 따라서 엠와지는 죽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어떻게 엠와지의 위치를 파악해서 공습할 수 있었는 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기자) 미군 관계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그동안 엠와지의 행방을 찾기 위해 정보력을 집중해왔는데요. 이틀 전인 11일 엠와지의 위치를 확인했고, 계속 추적하다가 어제 엠와지가 건물에서 나오는 순간을 포착해서 무인기로 공격을 가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엠와지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쿠웨이트 출신의 영국 국적자인데요. 나이는 20대 후반으로 알려져있습니다. 6살때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건너와서 런던 서부에 정착했는데요.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정보학과 경영학을 전공하는 등 평범한 젊은이였고, 쿠웨이트에 있는 IT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유능한 직원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국에서 소수계 이슬람 교도들이 차별 받는 데 불만을 갖고 있었고, 중동을 여행한 후 급진주의에 빠져 ISIL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ISIL이 외국인 인질을 살해하는 영상에서는 끔찍한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미국인 기자와 구호단체직원, 또 영국인과 일본인 인질이 살해되는 동영상에 등장했는데요. 엠와지가 인질을 직접 살해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하지만 엠와지는 인질이 살해된 전 후에 등장하는데요. 검은 옷에 얼굴도 눈만 빼면 검은 복면으로 가린 모습이고, 칼을 든 채로 영어로 말을 합니다. 이후 영국 정부는 '지하드 존'으로 불린 이 남성이 자국 국적의 무함마드 엠와지라고 발표했었습니다.

진행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오늘 이번 공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캐머런 총리는 아직 엠와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이번 공격은 ISIL의 심장부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공격과 관련해 미국과 영국이 긴밀히 협조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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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ISIL 관련 소식 하나 더 알아보죠. 이라크 북부 쿠르드 병력이 ISIL이 장악한 요충지를 탈환하기 위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는 내용을 어제 전해드렸는데, 상황이 어떻게 되갑니까?

기자) 쿠르드 자치정부는 공세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쿠르드 병력이 탈환에 나선 곳은 이라크 북부 시리아 접경에 위치한 신자르란 곳입니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잇는 주요 도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인데요. 쿠르드 자치정부는 민병대 병력이 모든 방향에서 신자르에 진입했으며, 저항하던 ISIL은 도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쿠르드 자치정부는 어제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 신자르 탈환 작전을 시작했으며, 7천5백 명의 병력이 3개 지점에서 신자르에 대한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나 연합군의 발표는 없었습니까?

기자) 아직 이번 작전의 성공 여부에 대한 연합군의 공식 발표는 없었는데요. 현지 목격자들이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쿠르드 병력이 신자르에 진입했고, 일부 건물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위해 미군 군사고문단이 쿠르드 민병대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성공한다면 ISIL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군은 이번 공격을 앞두고 지난 1주일간 신자르의 ISIL 목표에 집중적인 공습을 가했었습니다.

진행자) 신자르가 왜 중요합니까?

기자) ISIL은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북부의 넓은 지역을 장악하고 이슬람 국가 수립을 선포했는데요. 수도라고 주장하는 시리아 락까와 이라크 북부 주요 도시 모술이 이들의 두 거점입니다. 신자르는 이라크 북부 시리아 접경 마을인데요. 락까와 모술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지나기 때문에, ISIL의 입장에서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잇는 가장 중요한 통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ISIL은 이 도로를 통해 병력이나 무기, 또 자금 마련을 위해 약탈한 석유 등을 이동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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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시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미군의 전략폭격기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인공섬 주변을 비행했다고요?

기자) 미군이 밝힌 내용입니다. 미군은 지난달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중국의 인공섬 주변 12해리 이내에 해군 구축함을 진입시켰었는데요. 이번에는 공군 전략폭격기인 B-52 2대가 주변 상공을 비행했다는 겁니다. 미군에 따르면 지난 8일과 9일 B-52 2대가 괌 기지를 출발해서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 공역에서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발은 없었나요?

기자) 중국 지상 관제소에서 2차례 경고를 보냈지만, 임무를 모두 수행한 후 귀환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은 B-52 전략폭격기는 전세계 국제 공역에서 상시적으로 비행한다면서, 이번 비행도 국제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밝혔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은 없었습니까?

기자) 아직 이번 B-52 비행에 관한 반응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미군 구축함이 인공섬 주변을 항해했을 때는 주권에 대한 침해라며 강력히 반발했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항해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해역과 상공에 군함과 군용기를 계속 보낸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