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11월 넷째 목요일은 미국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땡스기빙 데이, 즉 추수감사절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만찬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인데요. 미국인들은 이 추수감사절도 기다리지만요. 요즘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을 더 기다리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날, 금요일이 바로 1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 행사가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이기 때문이죠. 오늘은 이 블랙프라이데이가 어떤 날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날 상점들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싸게 팔다 보니까 블랙프라이데이가 되면 새벽부터 유명 상점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소리 한번 들어보실까요?

기자)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새벽, 문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소비자들이 상점이 문을 여는 시간을 기다리며, 5, 4, 3, 2, 1을 함께 세고는 상점문이 열리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현장입니다. 사람들은 싼 가격의 물건을 먼저 손에 넣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몇 시간씩 가게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심지어 밤을 새우기도 하죠.

진행자) 그런데요. 이름이 참 독특합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직역 하면 ‘검은 금요일’이란 말인데 ‘흑자를 내는 날’이라는 의미라고 하죠?

기자) 네, 1년 내내 적자였던 기업들이 이때를 기점으로 장부에 적자대신 흑자를 기록한 데서 유래했다는 건데요. 미국에서는 장부를 쓸 때, 적자인 경우에는 붉은색 잉크로 표기하고 흑자인 경우에는 검은 잉크로 표기했는데 블랙프라이데이가 되면 검은색 잉크로 표기한다, 그러니까 흑자를 보는 날이라고 해서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부른다는 거죠. 그런데요. 대부분의 사람이 블랙 프라이데이의 유래를 이렇게 알고 있지만, 실은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말은 미국 동부의 대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진행자) 필라델피아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1950년대 사람들이 땡스기빙데이 그러니까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난 다음 날 쇼핑을 하기 위해 교외에서 도심지인 필라델피아로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몰려드는 사람들로 교통은 마비되고, 경찰들은 교통정리에, 치안까지 신경 쓰느라 12시간 교대근무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됐죠. 이렇게 혼잡한 상황을 표현하면서 블랙프라이데이, 검은 금요일로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니까 처음엔 부정적인 의미가 있었던 겁니다. 1961년에는 검은 금요일 어감이 안 좋으니까, Big Friday 그러니까 ‘큰 금요일’로 바꾸자는 일부 여론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계속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게 된 거죠.

진행자) 그러면 이 블랙프라이데이가 어떻게 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사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필라델피아가 아닌 지역에선 블랙프라이데이가 무슨 날인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이 말이 언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요. 2000년대 들어서 블랙프라이데이는 최대 쇼핑 시즌 그러니까 사람들이 물건 구매를 가장 많이 하는 날로 자리 잡게 됐죠. 이 블랙프라이데이는 또 12월 25일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최대 연말 쇼핑 기간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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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쇼핑을 가장 많이 하는 날인 블랙프라이데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은 쓰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전미소매업연맹(NRF)에 따르면 지난해 경우,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전해에 비해 4%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금액으로 따지면 블랙프라이데이 주말에 소비자들이 지출한 금액이 6천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니까 엄청난 금액이죠?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시작되는 연말 쇼핑 기간 미국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쇼핑을 한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만들어 내는 매출은 미국 소매업체들 1년 전체 매출의 20에서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물건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그만큼 할인을 많이 하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물건값의 반을 깎아주는 반값세일에 그보다 더 많은 할인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주로 의류나 장난감 같은 것들이 많이 팔리지만, 고가의 가전제품도 많이 팔려나갑니다. 평소에 사고 싶어도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렸다가 구매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가게 문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것쯤이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인데요.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에 나선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잠시 들어보실까요?

기자) 사람들로 가게 안이 붐비고, 정신없지만 그래도 매년 이 때를 기다려 쇼핑을 한다는 겁니다. 이처럼 이제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인들에게 있어 새로운 문화이자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요즘은 블랙프라이데이가 좀 더 빨리 찾아온다,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상점들은 보통 추수감사절 자정이나 아니면 블랙프라이데이 날 이른 새벽에 문을 열었는데요. 블랙프라이데이에 장사가 잘 되니까 조금이라도 더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일부 소매업체들이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 겁니다. 이 때문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쇼핑하는 날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날 문을 여는 상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명절을 보내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비판이 일고 있죠. 이런 나쁜 여론 때문인지 올해는 파격적으로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에 모두 문을 닫는 업체도 나왔고요. 또 일부에선 추수감사절에 문을 여는 가게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블랙프라이데이도 있지만, 요즘은 ‘사이버먼데이’도 인기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이버먼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 월요일을 지칭하는 말로, 블랙프라이데이 때 쇼핑을 하지 못한 사람이나 북적거리는 상점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대폭 할인행사를 하는 날을 말합니다.

진행자) 요즘은 똑똑한 손전화기, 스마트폰과 같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기를 많이 사용하면서 이 사이버먼데이의 매출도 상당하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인터넷 업체인 구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요. 지난해 미국인들의 연말 쇼핑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의 비율이 40%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 중 53%가 스마트폰 같은 휴대 기기로 쇼핑을 했다고 하고요. 또 전미 소비자연맹(NRF)은 지난해 연말 온라인 쇼핑 규모가 전 해에 비해 무려 7%가 올랐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이렇게 인기를 끌면서 이제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얼마 전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해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한국에서도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1일부터 2주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열어서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약 2만6천여 개 점포가 참여했다고 하죠? 이번이 처음이라 생각보다 큰 매출은 올리지 못했다고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가 이제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상륙했음을 보여줬는데요.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영국에서도 이제 블랙프라이데이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인터넷쇼핑업체인 아마존이 영국에 블랙프라이데이를 소개한 이후 2013년부터는 소매업체들도 할인행사에 동참하면서 이제 미국 못지않은 대대적인 쇼핑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고요.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서도 블랙 프라이데이와 비슷한 행사들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