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 지원...'탈레반 최고지도자 사망' 주장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가운데),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아프리카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앞으로 아프리카의 발전을 위해 600억 달러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이란에서 2009년 이후에는 핵무기 개발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 지휘관 회의에서 내분으로 총격이 벌어져,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먼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프리카 방문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프리카에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앞으로 3년간 600억 달러 규모의 지원 계획입니다. 시 주석은 현재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참석 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데요. 이번 회의에는 아프리카 50여개국 대통령과 정부 수반들도 참석했습니다. 시 주석은 오늘 총회 연설에서 그런 지원 계획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600억 달러는 엄청난 규모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지원하는 지도 밝혔습니까?

기자) 시 주석은 앞으로 3년간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10대 협력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나씩 말씀드리면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산업협력, 농업 현대화, 기초시설 건설, 금융 서비스, 녹색 발전, 무역과 투자 편리화, 빈곤 퇴치와 민생 개선, 공공 위생, 인적 교류, 평화와 안보 등 10가지 입니다. 시 주석은 앞으로 3년간 이런 10대 계획의 운영을 위해 600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만큼 중국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아프리카의 신형 동반자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자고 제안했는데요. 중국과 아프리카는 오랫동안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온 동반자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도 진화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던 과거에는 아프리카가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성장을 위한 자원 확보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중요하고요. 하지만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경제 구조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실제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 투자는 가장 많았던 때의 60% 수준으로 내려가 있는데요. 이렇게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이번 총회가 더욱 주목됩니다.

진행자) 그런 측면에서, 시 주석이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등 보다 넓은 분야에서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요?

기자) 이번에 시 주석을 수행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남아공에서 행한 별도의 연설에서, 세계를 더욱 안전하고, 공정하며, 포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안보 측면에서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리고 있는데요. 아프리카연합에 군사 지원을 약속했고요, 지난 2013년 말리와 올해 남수단에 평화유지군 병력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얼마 전 동아프리카 국가 지부티에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진행자) 공정하고 포괄적인 세계를 만들겠다는 건, 미국과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를 겨냥한 발언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국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미국과 함께 세계 2강으로 올라서면서 서방 주도 국제질서의 개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신흥 강대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당연히 중국의 이런 노력을 환영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외부의 투자, 특히 낙후된 사회기반 시설 건설을 위한 지원 확보가 중요한데요.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새로운 지원과 협력 확대 계획을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또 각 국이 중국의 더 많은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시 주석은 이번 총회 기간 중 개최국인 남아공을 비롯해 9개국 정상들과 개별 회담을 갖기도 했는데요. 남아공과는 총 65억 달러에 달하는 26개 경제 협력 협정을 체결했고요, 짐바브웨에도 12억 달러 규모의 전력 공급망 건설 투자를 비롯해 10개의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중국에 철도와 전력망 구축을 위해 2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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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의 역사적인 핵 합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이란의 그동안 핵 활동을 조사했는데, 2009년 이후에는 핵무기 개발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요?

기자) IAEA는 이란 핵 합의에 따라 이란 현지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였는데요. 최종 보고서를 IAEA 이사회에서 곧 승인할 예정입니다. 보고서는 이란에서 핵폭발장치 개발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건 대부분 2003년 이전이고, 2009년 이후에는 핵을 무기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된 정황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그동안 의심 받아온 핵 연구가 과학적 탐구와 기술적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한 수준 이상으로 발전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5일 IAEA 이사회에서 승인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무튼 현재 이란의 핵무기 계획이 없다는 건, 이란의 입장에서는 바라던 결과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정부는 관련 보도에 대해 자국에 군사적 핵 개발 계획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는데요.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뒷받침할 어떠한 내용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랫동안 이란을 어렵게 만든 근거 없는 의혹은 이제 영원히 끝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6개국도 자국에 대한 제재 해제 등 합의에서 약속한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란은 IAEA의 조사에 협조하면서, 한편으로는 만약 보고서가 자국이 핵 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 내린다면, 앞으로 핵 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IAEA가 최근 미국 정부가 제기해 온 의혹을 확인했다면서, 이란이 과거에는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지만 이제는 IAEA 조사단에 적절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IAEA 조사단에는 미국의 전문가들도 포함됐다는 점이 중요한데요. 토너 대변인은 그러면서 핵 합의 이행을 위한 다음 단계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단계는 이란은 합의에서 약속한대로 핵 개발 능력을 줄이고, 미국 등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 합의 이행 단계인데요.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IAEA의 이번 조사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없애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부족하다는 건가요?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IAEA 보고서에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다는 비판입니다. 이미 알려진 내용들이고, 이란이 새롭게 공개한 사실도 거의 없다는 겁니다. 특히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지적은, 이란이 그동안 외부에서 의심했던 모든 핵 활동과 이에 관련된 시설에 대해서는 여전히 충분한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정부 등의 반응을 보면, 앞으로 이란 핵 합의 이행과 제재 해제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이르면 내년 1월 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의회에서는 이란의 핵 합의 이행에 대한 미국의 독자적인 감시 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IAEA 보고서 승인과 이란 핵 합의 이행일에 맞춰 청문회도 예정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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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의 최고지도자가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군요?

기자) 아프간 부통령 대변인이 직접 인터넷에 그런 내용을 올렸고, 저희 VOA 방송에도 직접 확인했습니다. 술탄 파이지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1일 파키스탄 중서부 퀘타에서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가 직접 주재하는 지휘관 회의에서 내분으로 총격이 벌어졌고, 만수르가 총상을 입었는데 병원으로 가던 중 사망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 동안에도 내분이 있었나요?

기자) 탈레반 지휘부에 내분이 있다는 주장은 그 동안에도 제기됐었습니다. 탈레반은 1990년대 아프간에서 집권했다가 미국이 벌인 전쟁으로 축출됐는데요. 이후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오랫동안 탈레반을 이끌었습니다. 오마르는 조금 전 총격으로 죽었다는 만수르의 전임 최고지도자입니다. 그런데 오마르가 이미 죽었다는 소식이 작년부터, 들리다가 지난 7월에야 탈레반 지휘부가 오마르의 2년 전 사망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는데요. 이후 오마르의 2인자였던 만수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습니다. 그런데 이후 만수를 따르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사이에 내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오마르의 아들과 동생 등 오마르 가문 사람들은 지도자를 다시 뽑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사망했다는 만수르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 출신으로 40대 후반의 나이인데요. 소련 점령 시절 저항운동에 투신했고, 탈레반 집권 당시에는 젊은 나이에 항공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탈레반이 축출된 후에는 여러 테러 공격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오마르에 의해 2인자로 지명된 후에는 탈레반의 작전을 대부분 책임졌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7월 최고지도자가 됐고요.

진행자) 탈레반은 만수르의 죽음을 인정하고 있습니까?

기자) 부인하고 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정부의 발표는 탈레반을 분열시키려는 거짓 선전이라고 반박했는데요. 총격이 벌어졌다는 날에 만수르는 아예 파키스탄에 가지도 않았고, 아프간에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현재도 안전한 곳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만수르가 직접 자신의 죽음에 대한 주장을 부인한 것은 아닙니다. 한편 만수르의 죽음이 사실이라면 탈레반의 내분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이고요, 아프간 정부가 최근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