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경선후보 토론회, 안보 현안 집중...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율 높아

15일 미국 라스베가스 시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 후보 TV 토론회.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화요일(15일)에 열린 공화당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테러와 안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볼티모어 시에서 흑인 청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경찰관에 대해 배심원의 평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청소년의 일반 담배 흡연율은 떨어진 반면, 전자 담배 흡연율은 여전히 높다는 조사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가 화요일(15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에 있는 라스베이거스 시에서 열렸습니다. TV 토론회는 미 전역의 유권자들에게 후보들이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데요. 공화당은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토론회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까, 지지율에 따라서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하는데요. 14명 가운데 상위권에 든 9명이 어제 1부 토론회, 그러니까 본 토론회에 참가했습니다. 지지율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함께, 최근 아이오와 주에서 강세를 보이며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 또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 후보,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나왔고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경우, 지난 4차 토론회 때는 2부로 밀려났었는데요. 최근 뉴햄프셔 주에서 지지율이 오르면서 이번에 다시 본 토론회 무대에 섰습니다.

진행자) 이번 토론회 주제는 안보와 테러 대책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에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그리고 이달 초에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테러가 일어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미국인들이 안전을 크게 염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안보와 테러에 초점이 맞춰진 겁니다.

진행자) 잇따라 테러가 발생하자, 트럼프 후보가 당분간 모든 무슬림, 이슬람교도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서 큰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같은 공화당 후보들도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문제로 트럼프 후보가 토론회 시작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기자) 트럼프 후보는 종교가 아니라 안보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미국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있다면서 자신은 사람들이 꼭 해야 하는 얘기를 끄집어낸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젭 부시 후보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을 물리치기 위해 무슬림 세계와 협력해야 하는데, 트럼프 후보의 그같은 발언은 반감을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고요. 트럼프 후보를 가리켜 혼돈의 후보이고 혼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가 또 발끈했죠.

기자) 네, 이렇게 초반부터 두 후보가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을 벌였는데요. 부시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자꾸 말을 가로막으면서 비판하자, 다른 사람을 계속 모욕하면서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는 없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을 어떻게 격퇴할 것이냐가 요즘 큰 관심사인데요. 이번 토론회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ISIL을 격퇴하기 위해서 유럽뿐만 아니라, 아랍 우방국들과 연합해야 한다고 말했고요. 테드 크루즈 후보는 ISIL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면서 쿠르드 민병대에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그런가 하면 마르코 루비오 후보는 공습만으로 ISIL을 격퇴할 수는 없다면서 지상군이 지상에서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두 후보는 모두 쿠바계 미국인이고 만 44살로 나이도 같아서 여러모로 비교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후보는 화요일 토론회에서 ISIL 격퇴 방안과 국내 전화 감청문제, 이민 문제를 둘러싸고 격돌했습니다. 특히 지난 여름에 미국애국법을 대체하는 미국자유법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논쟁을 벌였는데요. 루비오 후보는 애국법이 만료되면서 테러 용의자들을 감시할 수 있는 도구를 하나 잃은 셈이라고 주장했고요. 반면에 크루즈 후보는 새로 미국자유법이 통과되면서 지상전화뿐만 아니라, 손전화와 인터넷 전화 등에도 조사 대상을 확대하게 됐다고 옹호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토론회에서 북한이 언급된 적은 있지만 직접 북한 관련 질문이 나온 적은 없었는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북한 관련 질문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진행자가 칼리 피오리나 후보와 벤 카슨 후보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지난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수소폭탄을 보유하게 됐다고 주장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김정은을 어떻게 다루겠느냐고 물었는데요. 피오리나 후보는 김정은이 위험한 지도자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피오리나 후보는 김정은을 계속 고립시켜야 한다면서 그러한 전략의 일부로 중국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벤 카슨 후보는 김정은이 불안정하다고 믿는다면서 중국이 미국보다 김정은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만, 북한이 재정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북한이 국민을 먹여 살리기보다 군대를 강화하는 데 자원을 쓰고 있다면서 이를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과 관련해서도 북한 얘기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극단주의자들과 싸우기 위해 인터넷을 제한해야 한다는 트럼프 후보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서 북한이 언급됐습니다. 인터넷 제한을 중국식과 북한식,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냐고 랜드 폴 후보가 물었는데요. 중국은 특정 사이트나 내용에 대한 접근을 막는 반면에, 북한은 일부 집권층에게만 인터넷 사용을 허용하는 있죠. 이에 대해 트럼프 후보는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 등 ISIL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에서 제한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후보가 난립하면서 내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과반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당이 나서서 중재할 경우, 트럼프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가 지명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경선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를 두고 말이 많은데요.

기자) 네, 이에 관한 질문이 토론회에서 나왔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지 못하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번 토론회가 후보들에게 매우 중요한 토론회였는데, 어제 토론회의 승자로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정치 전문가들은 대부분 크루즈 후보와 루비오 후보가 이번 토론회에서 선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마침내 부시 후보가 토론회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이 나왔는데요. 트럼프 후보와 논쟁하면서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겁니다. 부시 후보는 선거운동 초기에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혔는데, 앞서 토론회에서 별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지지율이 하위권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이번 토론회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런 반응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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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입니다. 올해 초 미 동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일어난 흑인 청년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관 6명이 검찰에 기소됐는데요. 현재 첫 번째 경관의 유죄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 배심원들이 논의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사건으로 기소된 6명의 경찰 중 첫 번째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윌리엄 포터 경관에 대한 평의가 수요일(16일)로 사흘째에 접어 들었는데요. 배심원들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재판에 대한 배심원 평결은 만장일치로 나와야 하는데요. 볼티모어 순회 법원의 배리 윌리엄스 판사는 화요일(15일) 배심원들이 의견의 일치를 이루지 못해다고 밝혔지만, 논의를 계속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흑인 청년 사망 사건으로 기소된 경관이 6명이라고 하셨는데 당시 사건에 대해서 잠시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지난 4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볼티모어 시에서 프레디 그레이라는 이름의 흑인 청년이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척수를 다치게 되는데요. 이후 병원에서 숨지고 맙니다. 그런데 그레이가 경찰차에 강제로 호송되면서 고통 가운데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손전화 동영상에 찍히게 되고 이 영상이 퍼지면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일게 됐죠. 볼티모어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폭동이 며칠째 계속됐었습니다. 결국 메릴랜드 주 검찰청의 메릴린 모스비 검사가 사건에 연루된 경관 6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하게 되고요. 이들 경관에 대한 배심원의 평의가 시작된 겁니다.

진행자) 경관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첫 번째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윌리엄 포터 경관은 흑인인데요. 과실치사와 2급 폭행,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는데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10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1월 6일에 두 번째로 재판을 받게 될 시저 굿슨 경관 역시 흑인인데요. 사건 당일에 사용된 경찰 차량을 운전한 인물입니다. 굿슨 경관이 받고 있는 2급 살인은 ‘생명을 무시한 살인(depraved-heart murder)’인데요. 용의자의 위험과 생명을 무시한 결과로 인한 살인죄로 최대 30년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굿슨 경관은 또 과실치사와 2급 폭행 등의 혐의도 추가됐습니다. 나머지 경관들 역시 비슷한 혐의로 내년 3월까지 차례로 법정에 서게 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재 진행 중인 포터 경관에 대한 심리에서 만약 배심원단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러면 판사가 무효심리를 선언하게 되는데요. 검찰 측이 다시 포터 경관을 기소해서 새로 재판을 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검사 측에선 더 철저히 혐의를 보강해야겠죠. 그리고 사실 포터 경관의 심리가 무효가 되면 나머지 경관들에 대한 심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포터 경관이 다른 경관들의 재판에 출석해 증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포터 경관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을 텐데 만약 포터 경관에 대한 평결이 나오지 않는다면 검찰이 포터 경관을 증인으로 세우기 힘들 것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인데요. 현재 볼티모어 시민은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배심원 평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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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흡연율은 떨어졌지만, 전자 담배에 관심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년 시행하는 ‘모니터링 퓨처(Monitoring the Future)’의 올해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지난 1975년 같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청소년의 흡연율이 최저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자 담배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자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조사 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 국립약물오남용연구소(NIDA)의 후원 아래 미시건 대학교 연구진이 미 전역 3백82개 학교에 다니는 8학년, 10학년, 12학년 학생들, 약 4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음주와 흡연 그리고 약물 사용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8학년 학생들의 경우 지난 한 달간 일반 담배를 피웠다는 대답이 4%인 반면, 전자 담배를 피웠다는 응답은 9%였습니다. 10학년에서는 같은 기간 담배를 피워본 학생이 7%였지만, 전자 담배를 피운 학생은 무려 16%였습니다. 또 고등학교 졸업반인 12학년의 경우 일반 담배를 피운 학생들은 14%로 껑충 뛰어올랐고요. 전자 담배를 피워봤다는 학생 역시 17%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담배를 피우는 학생은 줄었는데 전자 담배는 여전히 많이 찾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바로 전자 담배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고 합니다. ‘모니터링 퓨처’의 로이드 존스턴 선임 연구원은 학생들이 전자 담배가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전자 담배를 찾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전자 담배는 니코틴량이 적다는 점에서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자 담배는 일반 담배 대안으로 등장했는데요. 일반 담배처럼 생겼지만 안에 있는 전지를 통해 교환식 용기에 들어있는 용액을 수증기 상태로 흡입하는 겁니다. 전자 담배는 흡연 욕구는 충족시키면서, 안에 있는 니코틴량을 점점 줄여서 금연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요. 또 냄새가 없고 사용하기에 편리하다는 이유로 전자 담배를 찾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담배를 끊기 위한 목적으로 전자 담배를 찾는다는 응답은 미미했고요. 응답자의 40%는 맛이 좋아서 전자 담배를 찾는다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맛 때문에 전자담배를 찾는다니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전자담배는 기존의 담배와는 달리 특별한 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청소년이 좋아하는 풍선껌이나 솜사탕, 과일 맛이 나는 담배도 있는데요. 청소년들로서는 이런 특별한 맛이 나는 담배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는 거죠.

진행자) 그런데 전자담배가 니코틴 함량이 적긴 하지만 건강에 좋은 건 또 아니라는 말이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하버드 대학이 특정한 향을 가미한 전자 담배 51종을 조사해본 결과 47종에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 있다는 걸 밝혀냈는데요. 하지만 전자 담배에 대한 정부의 규정이 느슨한 탓에 전자 담배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구입하는 게 힘들다고 합니다. 또 이렇게 전자 담배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아무리 소량이라도 전자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에 중독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청소년들에 대한 전자담배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현재 미국 내 41개 주에서 18살 이하 청소년들에게는 전자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온라인을 통하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존스턴 선임 연구원은 연령 제한과 더불어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향을 가진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동시에 전자 담배 금연 교육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