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정책 총괄 '김양건 노동당 비서' 사망...한국, 조의 표명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지난 29일 오전 6시15분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향년 73세. 사진은 2014년 10월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는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인천 오크우드호텔에 들어서는 모습.

북한 김정은 체제의 대남정책 총괄자로 불리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조의를 표하는 전통문을 북한 측에 발송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인 김양건 당 비서가 29일 오전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73세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비서가 생전에 북한 노동당의 자주적인 조국통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해 왔다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전우이자 견실한 혁명동지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수령에 대한 고결한 충정과 높은 실력을 지니고 오랜 기간 우리 당의 위업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김양건 동지를 잃은 것은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서 큰 손실로 된다.”

한국 정부는 김양건 비서의 사망에 조의를 표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통일전선부 앞으로 김 비서 사망에 조의를 표하는 전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 “오늘 10시 40분경 통일부 장관은 통일전선부 앞으로 전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지난 8월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함께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낸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의를 표합니다.”

김정은 체제의 ‘외교 두뇌’로 알려진 김 비서는 북한의 대남정책과 사업을 총괄한 북한 정권의 실세 중 한 명입니다.

지난 1942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출생한 김 비서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을 거쳐 2007년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대남 분야를 총괄했습니다.

특히 외교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성실하고 뛰어난 능력, 세련된 매너와 인품을 갖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에도 정치국 위원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으며 지난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남북한 사이에 긴장 국면이 조성된 당시에도 ‘평화를 말하면서 전쟁을 준비한다’는 김정은식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며 대화 분위기를 마련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김양건 대남 비서는 2007년에 대남 비서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남북관계에 대한 관련 업무를 봐 왔고 2007년부터는 사실상 남북관계와 대남정책을 책임지는 총지휘자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김정은으로 권력 승계가 된 이후에는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외교 전반에 대해 영향력을 끼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 비서의 장례가 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장의위원장을 맡는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발표한 장의위원 명단에는 혁명화 교육을 받고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이름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의위원 명단 70 명에 최룡해 비서가 서열 6위에 자리한 겁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최룡해 비서의 복권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룡해 비서가 백두산발전소 토사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지방의 한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