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군 B-52 장거리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무력시위에 대해 정세를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은 다음달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핵에는 핵으로, 이것이 우리의 대응 방식이다’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미국이 군사적 힘으로 북한을 어째 해보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지난 10일 핵미사일로 무장한 B-52 장거리 폭격기로 한반도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한 데 대한 비난입니다.
`노동신문'은 또 미국이 북한 적대시 정책을 계속한다면 북한은 핵 억제력을 부단히 강화해 나갈 것이며 그만큼 미국에 돌아갈 좋지 못한 결과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미-한 군 당국은 B-52 장거리 폭격기에 이어 미군의 전략자산을 단계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한다는 구상에 따라 다음달 핵 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11일 정례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김민석 대변인 / 한국 국방부] “한-미는 이번에 북한 4차 핵실험 관련해서 공조체제를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B-52는 어제 왔지만 그 외에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추가 전개하는 문제는 한-미가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미군과 한국 군은 애초 오는 3월 시작되는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 때 연합 해상훈련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4차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연합 해상훈련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반도 전개가 검토되는 핵 추진 항공모함은 현재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는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호입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며 선체 길이 333m, 물 위로 드러난 높이는 아파트 20층 규모입니다.
미 해군의 최신예 슈퍼호넷과 호넷 전폭기 등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으며 이 중 60여 대의 전폭기는 육상 표적에 대해 하루 150여 차례 이상의 폭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또 유도미사일과 요격미사일 등 4천 개의 폭탄과 전자전 장비 같은 첨단무기를 갖추고 있으며 20년 간 연료공급 없이 운행이 가능한 2 기의 원자로를 갖추고 최고 시속 55km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은 중급 규모 국가의 전체 군사력과 비슷한 능력이고요. 48 대의 슈퍼호넷 전투기, 전자전기 등 각종 항공기가 탑재돼 있는데 이착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첨단 항공모함입니다.”
이 같은 미군 전략자산의 단계적 투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확장억제 수단을 제공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11일 정례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는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핵무기를 갖겠다는 의미인 것이고 그에 대해서 핵무기를 만약에 활용한다든지 하면 그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 게 핵우산이고 그 핵우산의 한 수단으로써 B-52 전략자산이 전개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편 커티스 스카파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스카파로티 사령관은 11일 이순진 한국 합참의장과 함께 경기도 오산에 있는 한국 공군작전사령부와 미7공군사령부를 방문해 북한의 추가 도발에 최강의 팀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이순진 합참의장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를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스카파로티 사령관과 이 의장의 오산기지 방문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미-한 공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