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4년 연속 '세계 최악 기독교 탄압국'

오픈 도어스 미국지부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이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6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이 14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지목됐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도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스’는 13일 발표한 ‘2016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에서, 북한을 세계에서 기독교 탄압이 가장 극심한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커리 회장] "Once again this year North Korea tops the list as the most dangerous country in the world."

오픈 도어스 미국지부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도 북한이 세계에서 기독교인들이 살아가기 가장 어려운 나라로 꼽혔다고 말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지난 2003년 이후 14년 연속 이 단체가 발표한 세계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기록됐습니다.

오픈 도어스는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계속 권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기독교가 다른 공산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민의 아편’으로 간주되고 있을 뿐아니라, 서구적이고 경멸적인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에는 5만 명에서 7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커리 회장] "North Korea imprisons tens of thousands of Christians every year…"

커리 회장은 북한에서 해마다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수감되고 있다며, 심지어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기독교인들을 처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기독교인들은 체포돼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신앙을 감추고 있다고, 오픈 도어스는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의 기독교인들은 가족들 사이에서도 신앙을 비밀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실수로 비밀을 누설할 것을 우려해 자녀들에게도 기독교 신앙을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픈 도어스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종교 문제로 살해된 기독교인이 7천 명 이상으로 전년도 보다 2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전세계 기독교 박해 상황이 악화됐다고 밝혔습니다.

대륙 별로는 중동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급증했습니다.

국가 별로는 이라크가 북한에 이어 제2의 기독교 탄압국에 올랐고, 에리트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가 뒤를 이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