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일본의 중국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명확한 대응’을 놓고 한국 당국과 협의를 했는데요. 당장 미 국무부 부장관과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계획돼 있어 중국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한-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종료되면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주변국들의 연쇄협의 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지금까지 대북 압박전략과 방향성을 놓고 미-한-일과 중국, 러시아 간 치열한 탐색전과 신경전이 벌어졌다면 이제부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구체적인 대북 제재 조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한-일 3국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부터 외교장관 전화협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외교차관 협의 등을 통해 중국에 강력한 압박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미-한-일 3국은 북한의 핵 위협 수준이 고도화됨에 따라 이제는 과거와는 다른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강력하고 포괄적인 새로운 대북 제재를 결의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임성남 제1차관의 지난 16일 발언입니다.
<US-South Korea-Japan seek … Acts1 SMH 1/18/16> [녹취: 임성남 한국 외교부 제1차관] “특히 역내 핵심 이해국가들이 평화를 위한 책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북한 정권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는 전방위적 성격의 제재에는 반대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두 나라는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명확한 대응’이라는 형태로 의견 조율에 이르렀습니다.
황준국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입니다.
<US-South Korea-Japan seek … Acts2 SMH 1/18/16> [녹취: 황준국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금번 협의에서 안보리의 새로운 제재 결의를 통해서 국제사회가 명확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이제 관건은 구체적인 안보리 대북 제재 조치를 두고 중국이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 입니다.
중국은 현재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안보리 제재 결의안 초안의 요소들을 세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의 중국 전문가인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지난 1, 2, 3차 핵실험 이후 유지했던 대북정책을 계속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줄 것인지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변화된 대북 제재를 어느 정도 진정성 있게 수용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제재) 강도를 높였을 때 만약 북한 김정은 체제가 붕괴된다면 중국으로서는 동북아에서 큰 혼란을 얻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한반도에서 사실상의 모든 영향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강한 제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중국의 우려를 과연 미국이, 또 한-미-일이 얼마나 불식시켜주고 신뢰 있게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가장 핵심일거라고 생각됩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중국이 사실상 미-중 경쟁구도 속에서 북한의 역할과 전략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북 핵 문제를 판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전략적 경쟁구도 흐름을 기반으로 북 핵 문제를 다뤄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아시아 지역 순방 차원에서 오는 19일 한국을 방문한 뒤 20일쯤 중국을 찾아 대중 압박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오는 27일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당국 간 연쇄회동이 대북 제재 수위 등 북 핵 대응전략 논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