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격적인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도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기습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기습적으로 강행한 만큼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중대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 “과거에 북한이 핵실험 하기 전에는 중국이나 미국 등에 알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 핵실험 했을 땐 전혀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북한이 중대한 도발 행위를 할 때는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판단됩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세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에 대해 미-한 정보당국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아직 항행금지구역 선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사람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발사대 증축 공사를 완료한 이후 언제라도 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를 67m로 증축하는 공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미사일 발사장 시설은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으며 3단 로켓 추진체를 발사장에서 조립할 수 있도록 대형 조립건물까지 갖추는 등 시설이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대형 발사대에 가림막을 설치해 조립건물에서 미사일 추진체를 자동으로 옮겨 미국 첩보위성의 감시를 따돌리고 기습적으로 발사대에 장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동창리역에서 미사일 발사장 방향의 철로 위에는 50여 m의 가림막이 설치돼 있는데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평양 산음동 미사일 공장에서 만든 미사일 추진체를 철도를 이용해 동창리역까지 이송한 뒤 하역하는 작업을 숨기기 위한 의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지난 10월 10일 그 때도 발사한다 안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 때 당시에는 아마 준비가 안됐던 것 같고 이번에는 이런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조만간 발사를 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가 된 것 아니냐…”
북한은 지난 2012년 12월 길이 30m의 은하-3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1단과 2단을 정상적으로 분리한 뒤 최종적으로 100kg의 추진체를 우주궤도에 올렸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새로 증축한 발사대 높이로 미뤄 이번에는 은하-3호보다 길이나 추진력이 큰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왔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광진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김광진 박사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발사대를 더 높게 하고 더 크게 했죠. 그것은 더 큰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의미인데 결국은 사거리가 늘어날 것이고 지난번에 했던 그런 시험을 더 완성시키는 그리고 더 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그런 단계의 시험이 되겠죠.”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시험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개발 과정이 맞지만 북한 ICBM 개발 수준은 아직 완성단계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