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정부측 평화회담 불참...이란-프랑스 대규모 경협 체결

29일 시리아 평화회담이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사무소 앞에서 시위대가 "시리아에서 살상을 중단하라"는 푯말을 들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리아 반정부 대표단이 평화회담 불참을 선언하면서, 협상 재개가 불투명해졌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두 나라가 대규모 경협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일본 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결정한 후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진행자) 먼저 시리아 평화회담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반정부 대표단의 불참 선언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혔군요?

기자) 시리아 평화회담은 오늘(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유엔의 중재로 2년만에 처음으로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 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평화회담을 추진했는데, 반정부 대표단이 어제(28일) 회담 불참을 선언한 것입니다.

진행자) 불참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반정부 대표단은 회담 참석의 조건으로 정부군의 공습 중단과 반군 점령지 봉쇄 해제, 인도적 지원 등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시리아 정부로부터 공습 중단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따라서 회담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시리아 정부는 이미 회담에 참석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평화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많은 노력이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을 회담장에 모으기가 쉽지 않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내전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정부와 반정부 사이의 평화회담은 지난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 열린 바 있습니다. 당시 모두 바샤르 알 아사드 현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대립하면서 결렬됐는데요. 반군은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었습니다. 이후에도 진전이 없다가 지난해 미국과 러시아, 시리아 주변국 등이 참석한 시리아 국제회의에서 평화회담을 다시 추진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래서 유엔이 중재를 맡았고, 당초 지난 25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반정부 대표단을 구성하는 문제로 나흘 연기됐었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중재를 맡은 스테판 데 미스트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이번 회담은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면서 일단 회담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시리아 국민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회담이 시리아 평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도 반정부 대표단이 일단 조건 없이 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했는데요.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은 반군 측의 요구가 합당하다면서도, 하지만 평화 회담의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단 회담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대표단의 불참 선언으로 평화회담 개최 가능성은 사라진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엔은 일단 유엔과 시리아 정부 대표만 참석한 채 회담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특사는 앞서 이번 회담이 몇 주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따라서 당분간 반정부 대표단을 참석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반정부 대표단도 앞으로 며칠 안에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회담장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와 이란, 헤즈볼라의 군사 지원을 받아 반군이 점령했던 지역들을 탈환하는 분위기 속에서, 반군의 공습 중단 요구를 수용할 지는 의문입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 내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또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군요?

기자) 시리아에서는 지난 5년간의 내전으로 25만 명이 숨지고 4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혼란을 틈타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 같은 테러조직들이 세력을 키우면서, 지역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안보 우려를 갖게 하는데요. 미국과 러시아 등은 테러세력을 격퇴하기 위해, 우선 시리아에서 정치적 합의를 이루고 내전을 종식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평화회담을 적극 추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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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유럽으로 가보겠습니다. 유럽 순방 중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를 방문했는데요. 프랑스에서도 대규모 경협 계약을 체결했다고요?

기자) 로하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유럽과의 관계 증진, 특히 경제 협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프랑스에서도 3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330억 달러 규모의 경협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분야입니까?

기자) 이미 예고됐던 항공기 구매 계약이 총 250억 달러로 가장 덩치가 큰데요. 이란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에서 118대의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계약에는 항공기 구매와 함께 향후 유지 보수와 조종사 훈련, 대형 항공기 운항을 위한 공항 관리 등도 포함돼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기종 중에는 에어버스의 최신 초대형 기종인 A380 12대도 포함됐는데요. 에어버스사는 이 기종을 개발한 후 기대만큼 주문이 많지 않아서 어려움이 컸는데, 이란의 이번 주문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란으로서도 항공기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이란은 오랜 경제 제재로 노후한 항공기들의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새 항공기 도입이 시급한데요. 이란 의회의 관련 위원회 의원에 따르면, 앞으로 3년간 총 500여대의 항공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수백 대의 항공기를 더 사들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그래서 미국의 보잉 사 등 대형 항공사들의 수주 경쟁이 앞으로도 치열할 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란과 프랑스가 이번에 체결한 계약 중에 항공기 도입 외에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 자동차 업체 푸조의 이란 진출도 눈에 띄는데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이후 서방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입니다. 푸조는 44억 달러를 투자해서 이란에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매년 2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프랑스 석유회사인 토탈과 프랑스 국영철도도 이란에 진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이 앞서 이탈리아에서도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었죠?

기자)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방문에 맞춰 두 나라가 총 18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석유 생산 시설과 경제 활동을 위한 기반 건설 사업 등입니다. 굵직한 것들로는 송유관과 석유 생산 시설 건설에 40에서 50억 달러, 철강 분야 최대 63억 달러, 그리고 경제 활동을 위한 기반 시설 건설 43억 달러 등입니다.

진행자)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서요. 어제(28일)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로하니 대통령은 두 나라 관계 발전을 위한 의지를 밝혔는데요.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면서, 아픈 과거를 접고 새로운 관계를 열자고 말했습니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고 경제협력 등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란의 핵 합의 준수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두 나라의 새로운 관계는 전적으로 이란이 핵 합의를 지키는 데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많은 성과를 냈는데. 이란은 핵 관련 제재 해제 이후 외국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군요?

기자) 로하니 대통령은 핵 합의와 제재 해제로 이란이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면서, 경제 재건을 위한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8%의 높은 경제 성장 목표도 제시했는데요.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유럽 방문의 목적도 유럽과의 관계 개선과 동시에 성장과 개발, 자국 내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유럽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가장 안전하고 안정된 나라라면서, 외국인 투자를 위한 개방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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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오늘 아시아에서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는 내용을 주요 경제 소식으로 다루고 있군요?

기자) 일본은행이 오늘(29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는데요. 마이너스 금리를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결정이 나오자 마자 엔화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고, 일본 증시는 급상승했습니다.

진행자) 마이너스 금리가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은행에 돈을 맡겼을 때 이자를 지급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수수료를 받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의 민간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에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건데요. 일본 은행은 오늘(29일) 기준금리를 -0.1%로 채택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건 시장에 돈이 돌게 하기 위한 강력한 금융완화조치인데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은행이 기관에 돈을 맡기는 대신 대출을 독려하면서, 기업과 개인이 돈을 빌리기 쉬운 환경이 될 것이고, 그만큼 시장에 더 많은 돈이 돌겠죠. 그래서 이번 조치로 시중 금리는 내려가고 은행 대출은 늘고,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건 그만큼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건가요?

기자) 원유 가격 약세와 중국 경기 둔화 등 외부적 불안 요소로 일본 국내 경제도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한편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결정 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크게 오르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