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례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서 종교 간의 관용과 화합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버니 샌더스 후보가 누가 진정한 진보냐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는 소식, 또 미 국방부가 병사들의 정자와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계획을 시범 운용한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요일(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데 이어서 목요일(4일)엔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과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연례 행사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신앙이야말로 사람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공통된 인간애를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현대인들이 갖는 두려움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을 비난하게 되고, 자포자기나 냉소적으로 바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두려움은 사회와 국가로 퍼져나가면서 외부의 그 어떤 위협보다도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고 말했죠.
진행자) 그런데 이 두려움을 이겨내는 데 있어 종교가 일종의 치유제 역할을 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본인도 내년에 백악관을 떠나게 될 텐데 딸의 안전과 대학 진학 문제 등 개인적인 고민에서부터 미군을 해외로 파병하는 문제 등 매일 일상생활에서 여러 두려움을 맞닥뜨리게 된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두려움을 이기는 데 있어 자신의 기독교 신앙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종교의 힘은 기독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종교와 가족을 통해서도 힘을 얻지만, 미 전역과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종교적 신념과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힘을 얻는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서로의 다름이 결국엔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종교의 다름을 수용하고, 단합을 이루자는 점을 강조한 건데요. 전날 이슬람 센터를 방문해서 강조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조찬기도회 전날인 수요일(3일)엔 ‘볼티모어 이슬람 소사이어티’를 방문했었죠?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인은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 한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종교를 떠나 모든 미국인은 평등하다면서 미국의 핵심 가치인 종교의 자유를 잊지 말고 무엇보다 미국은 모든 신앙을 보호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에 앞서 국제 유대인 대학살 추모일인 지난달 27일에는 워싱턴의 이스라엘 대사관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목요일에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는 기독교인들이 주축이 되는 행사 아닙니까? 어떤 행사인지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네, 미국의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을 비롯해 연방 의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여 국가를 위해 기도하고 또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모임으로 매년 2월 첫 번째 목요일 아침마다 열립니다. 이런 조찬 기도 모임은 193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는데요. 지난 1953년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대통령 조찬기도회’라는 이름을 얻었고, 이후 매년 미국의 대통령이 기도회에 참석하는 연례모임이 됐죠.
진행자) 처음엔 대통령 조찬기도회였다고 했는데 그럼 언제부터 국가조찬기도회로 바뀐 건가요?
기자) 1970년에 ‘국가조찬기도회’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무엇보다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또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고 있죠. 올해는 64회 조찬기도회였는데요.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국가조찬기도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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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9일) 뉴햄프셔 주에서 프라이머리, 예비선거가 실시됩니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두 번째 시험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비선거를 앞두고 수요일(3일) 뉴햄프셔 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참가하는 타운홀 미팅이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운홀은 주민들을 초청해서 질문을 받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토론회를 말하는데요. CNN 방송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민주당의 남은 두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참가했습니다. 먼저 토론회 무대에 선 샌더스 후보는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진보주의자이며 11월 본 선거에서 충분히 공화당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의 진보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점에서 의구심이 든다는 건가요?
기자) 네, 선거 후원 조직인 슈퍼팩, 그러니까 슈퍼 정치행동위원회의 지원을 받고 미국 금융권으로부터 1천5백만 달러를 받은 점을 들었고요. 클린턴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을 지낼 때 이라크 전쟁을 찬성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당시 진보계가 한 목소리로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는데 클린턴 후보가 찬성표를 던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지적에 대해서 클린턴 후보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샌더스 후보의 기준대로라면, 오바마 대통령 역시 진보라고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진보주의자이며 결과를 내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당원대회를 앞두고는 누가 진정한 보수냐,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뉴햄프셔 주에서는 진보 얘기가 나오는 게 흥미롭네요.
기자) 네, 아이오와 주 유권자들 가운데는 보수 기독교 성향을 띠는 사람이 많은데요. 반대로 뉴햄프셔 주 유권자들은 좀 더 진보적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민주, 공화 양 당 체제인데요. 공화당은 보수적인 반면에 민주당은 진보적이죠. 클린턴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면서 그동안 진보라기보다 중도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지난해 9월에 자신이 중도라고 시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때만 해도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샌더스 후보보다 훨씬 높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근 샌더스 후보에게 지지율을 많이 따라 잡히자, 진보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인데요. 샌더스 후보 측은 클린턴 후보가 왔다 갔다 한다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1일) 실시된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클린턴 후보는 0.2% 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샌더스 후보를 물리쳤는데요. 뉴햄프셔 주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을 보면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아이오와 주에서 테드 크루즈 후보에 이어 2위를 했는데요. 처음에는 2위한 것도 영광이라면서 겸손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며칠 못 가서 태도를 바꾼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크루즈 후보가 사기를 쳤다면서 이번 아이오와 당원대회 결과는 무효이고 다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수요일(3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크루즈 후보는 아이오와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 선거를 도둑질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래서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진행자) 선거를 도둑질했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네, 당원대회가 치러진 월요일(1일) 크루즈 후보 측에서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후보가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끝나면 사퇴할 예정이란 말을 흘렸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카슨 후보에게 투표하려던 사람들이 크루즈 후보를 찍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크루즈 후보 측이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유권자들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오해가 있었다면서 카슨 후보에게 사과했습니다. 카슨 후보가 사과를 받아들이긴 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더러운 술책을 썼다면서 크루즈 후보를 비난했죠.
진행자) 트럼프 후보의 공격에 대한 크루즈 후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가 또다시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고 있다면서 일축했습니다.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끝난 뒤, 탈락자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월요일(1일) 민주당의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와 공화당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후보 사퇴를 발표한 데 이어서, 수요일(3일) 랜드 폴 상원의원, 릭 샌토럼 전 연방 상원의원 역시 경선을 포기한다고 밝혔습니다. 폴 후보는 대통령 꿈을 잠시 접고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선되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수요일(3일) 뉴햄프셔 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새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 내용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매사추세츠 대학교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뉴햄프셔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38%로 1위, 테드 크루즈 후보가 14%로 2위, 마르코 루비오 후보가 12%로 3위로 나타났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크루즈 후보와 루비오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겁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63% 지지를 얻으면서 30% 지지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목요일(4일) 저녁에 뉴햄프셔 주에서 TV 토론회를 열고요. 공화당은 오는 토요일(6일) 역시 뉴햄프셔 주에서 경선 후보 토론회를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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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국방부가 최근 병사들에 대한 복지 혜택을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상당히 흥미로운 계획을 추진 중이네요.
기자) 네, 국방부가 미군 병사들의 정자와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계획을 시범적으로 운영합니다. 병사들이 임무 중에 죽거나 다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 가운데 수백 명이 부상으로 자녀를 가질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미리 정자나 난자를 냉동 보관해 놓으면, 나중에 이를 이용해서 아이를 가질 수 있으니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거죠.
진행자) 자녀를 염두에 둔 계획이니까 아무래도 젊은 병사들이 대상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출산 연령인 20대에서 30대 여군 병사들이 군을 떠나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보통 여군의 경우 10년 정도 복역하고 나면 자녀를 가지려고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난자를 냉동 보관할 수 있게 해주면 자녀 낳는 걸 미루고 군 복무에 더 힘쓸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 이런 혜택을 제공하는 회사나 기관이 많습니까?
기자) 매우 드뭅니다. 페이스북 같은 일부 첨단 기업이 여직원들을 위해서 난자 냉동 보관 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극히 일부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난자 냉동보관비는 1만 달러가 넘는데요. 국방부는 앞으로 5년 동안 1억5천만 달러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 국방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용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분야에서 미국 국방부가 선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최근 미군이 규모를 계속 줄이고 있긴 한데요. 미군 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130만 명에 달했는데, 그 가운데 15%가 여군이었습니다. 미군은 징병제가 아니라, 모병제이지 않습니까? 자원해서 입대한 사람들도 구성되는데요. 좀 더 자격을 갖춘 병사들을 모집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지난해 국방부는 군인들의 안식년, 그러니까 병사들이 학업을 계속하거나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게 장기 유급 휴가를 확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가지로 복지 혜택을 늘리기 위해서 애쓰는 거군요.
기자) 네, 국방부는 최근 여군의 출산 휴가를 늘리는 계획도 발표했는데요. 앞으로 미국 여군 병사들은 출산 후 12주 동안 유급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남자들의 출산 휴가도 현재 10일에서 14일로 늘리기로 했는데요. 동성 부부나 자녀를 입양한 군인들도 똑같은 혜택을 받습니다.
진행자) 정자나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데 윤리적인 문제는 없나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 신문은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예를 들어서 정자를 냉동 보관한 병사가 사망했을 경우, 손주를 원하는 어머니와 죽은 남편의 아이를 원하지 않는 부인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냉동 보관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고 나중에 난자를 해동했을 때 사용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서 국방부가 이런 문제를 다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현재 세부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지원자나 배치를 앞둔 군인들에게 우선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고요. 2년 동안 시범적으로 운용해본 뒤 영구적인 혜택으로 전환할지 결정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