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광명성 4호 위성 기능 없어...ICBM 개발, 상당 시일 걸릴것"

북한 조선중앙TV가 11일 새 기록영화에서 공개한 '광명성호' 발사 전 모습.

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광명성호’의 탑재체 ‘광명성 4호’가 궤도에 진입은 했지만 위성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이 9일 발표한 ‘북한 장거리 미사일 기술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2년 이후 3년 간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기술적 진보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7일 쏘아 올린 ‘광명성호’의 크기와 궤적, 사거리, 탑재중량은 물론 분리된 추진체와 덮개의 낙하지점까지 지난 2012년 12월 발사한 ‘은하 3호’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문상균 한국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한국 국방부] “지난 2012년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광명성호’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급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북한 측 주장으로는 우주발사체인 ‘광명성호’와 ‘은하 3호’의 탑재 가능 중량은 200~250kg,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을 고려할 때 핵탄두 탑재를 위해서는 탑재 가능한 중량이 500kg 이상이 돼야 합니다.

또 ‘광명성 4호’가 위성궤도에 진입하기는 했지만 탑재체의 중량이 너무 작아 위성 역할을 할 고성능 카메라를 싣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즉 궤도에 진입한 ‘광명성 4호’가 하루 4번 한반도를 지나간다고 해도 군사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는, 즉 위성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장을 역임한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채연석 교수 /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위성 자체로서는 어떤 위협을 주는 것은 없을 것 같아요. 쇳덩어리 돌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현재로서는. 활용할 수 있으려면 한 4~500kg는 돼야죠. 지금 인공위성 쏘는 것은 맛보기로 보여주는 것이고, 이렇게 개발한 로켓으로 장기적으로는 미사일로 쓰려고 개발하는 것은 사실이죠.”

또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력화에 필요한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ICBM은 사거리가 길기 때문에 발사하면 포물선을 그리며 솟아올라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목표물 명중을 위해 다시 대기권에 진입하게 되는데 이때 최고 마하 20, 즉 음속의 20 배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7천 도의 고열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탄두가 이런 고열과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이호령 박사입니다.

[녹취: 이호령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올 때 그 때 엄청난 속도, 열, 대기권 안으로 다시 들어오면 마찰이 생기잖아요. 열이 6~7천 도가 되는데 핵탄두가 터지지 않게끔 고온, 고압을 견디면서 목표물에 떨어져야 하는데 그 재진입 기술이 없다라는 거죠.”

이 박사는 북한이 이 같은 기술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결국 북한은 아직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실전배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만큼, 이를 위해 앞으로 장거리 미사일 추가 도발을 통해 기술적 개선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7일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미사일을 쏘아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