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아세안 정상회의가 미국 서부 서니랜즈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4개국이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기업의 쿠바 내 공장 설립을 허가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과 아세안 정상회의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과 아세안 정상회의가 어제(15일)와 오늘(16일) 이틀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서니랜즈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개회식에 이어 실무만찬이 열렸는데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경제 협력 등 다양한 현안들을 오늘까지 계속 논의합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이 참석했습니까?
기자)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10개 회원국이 있는데요. 회원국 정상들이 대부분 참석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입니다.
진행자) 어제 개회식과 실무만찬에선 어떤 발언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겨냥해 지역 질서를 언급했는데요. 남중국해에서는 최근 중국이 인공섬과 활주로 등 군사 시설을 건설하고 일방적으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면서, 동남아 국가들과 갈등이 고조되지 않았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개회식에서 동남아 지역 평화와 번영의 중심에는 아세안이 있다면서, 미국과 아세안 회원국들이 함께 역내 질서를 진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항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 규칙이 옹호되고, 평화적이고 법적인 수단으로 분쟁을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이와 관련해 일련의 원칙들을 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힐 거라고 예고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역 긴장 고조와 중국의 인공섬 매립과 군사시설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요, 또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해양 순찰 활동을 계속한다는 의지도 거듭 밝힐 예정입니다. 미국은 앞서 항행의 자유를 위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 주변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 순찰한 바 있는데요.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습니다. 한편 중국은 이번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요.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회의가 열리는 서니랜즈는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절한 곳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경제 문제도 주요하게 다뤄질 예정이죠?
기자) 무역과 투자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아세안 회원국 10개국을 합치면 경제 규모에서 아시아 3위, 세계 7위에 달합니다. 또 최근 7년간 미국과 아세안 회원국 사이의 교역도 55% 증가했는데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동남아 국가들이 세계 정치와 경제에서 점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자연스러운 동반자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아세안 국가들에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 참여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죠?
기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인데요. 줄여서 TPP라고 부르죠. 최근에 12개국이 공식 서명했지만, 아세안 회원국 10개국 중에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국만 참여했습니다. 따라서 나머지 국가들에도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등 다른 여러 나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도 다룰 예정이라고요?
기자) 백악관은 앞서 북한의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와 중국이 북한 정권의 도발적 행동을 끝내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의제가 중국에 관한 것은 아니란 점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계획도 발표됐군요?
기자)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도 이번 정상회의에 참가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응웬 떤 중 총리의 방문 초청을 수락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5월이 될 예정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으로는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6년 만인데요. 최근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난해에는 베트남 최고 실력자인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처음으로 워싱턴에 와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올 가을 라오스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회의 참석차 5월과 9월 아시아에 가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추가로 방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관련 소식 하나 더 알아보죠.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전투기를 보내선 안 된다고, 미군이 경고했다고요?
기자) 미 해군 제 7함대 사령관인 조셉 오코인 중장이 어제(15일) 싱가포르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 활주로에서 여객기를 착륙 시키는 시험 비행을 실시했고, 필리핀과 베트남 등 주변국들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는데요. 특히 필리핀 정부는 중국이 전투기를 배치할 경우 자국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며, 의도하지 않은 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오코인 중장은 중국이 전투기를 보낼 경우 파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심각한 지역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도 밝혔습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다만 오코인 중장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전투기를 운영한다고 해서 미국의 항행의 자유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국은 항해와 비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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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4개국이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 나라입니다. 이들은 오늘 카타르 도하에서 비공개 회담을 갖고,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계속 내려가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 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생산량 동결 약속이 이행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군요?
기자) 그 동안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 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생산을 줄이지 않은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인데요. 서로 다른 산유국들을 견제하면서 생산을 줄이지 못했죠. 이번에도 4개국만 합의했고, OPEC에서는 사우디와 카타르, 베네수엘라만 참여하고 있는데요.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번 4개국 합의가 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은 다른 산유국들도 동참해야 한다면서, 생산량 동결에 단서를 다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말씀하신대로 실제 생산량 동결이 잘 지켜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겁니다.
진행자) 이라크와 이란 등 다른 주요 산유국도 합의에서 빠져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생산량을 줄이기 보다는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요. 특히 이란은 지난해 핵 합의로 제재가 풀리면서 원유 생산을 늘리겠다고 예고했고, 이미 늘리고 있습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오늘도 이번 합의에 대해, 공급 과잉도 문제지만 이란이 타당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감산에 부정적인 입장이죠. 한편 이라크도 전쟁을 치르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주요 수입원인 원유 생산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오늘 원유 생산량 동결 합의 소식이, 국제 유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기자) 반짝 오르는 듯 하다가 다시 내려갔습니다. 원유 배럴 당 가격이 발표 직후 33달러 대에서 35달러 대로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다시 33달러 대로 떨어져서 거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서 유가가 배럴 당 20달러 선까지는 떨어진 후에야 다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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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과 쿠바 관계에 관한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들의 쿠바 내 공장 설립을 허가했다고요?
기자) 네. 어제(15일) 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인 사업가 2명이 최근 쿠바에서 농업용 트랙터 공장을 세울 수 있는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수도 아바나 근처에 있는 특별경제구역에 공장을 세울 계획입니다. 500만에서 1천만 달러를 투자해서 2017년 초에 트랙터 생산을 개시할 예정인데, 연간 소형 트랙터1천 대 생산 규모라고 합니다. 이미 쿠바 당국의 허가는 받았습니다. 미국인의 쿠바 내 공장 설립이 허가된 건 1959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 쿠바 제재가 풀렸기 때문에 공장 설립이 가능해진 건가요?
기자) 아직 가장 중요한 제재인 미국의 대 쿠바 금수조치는 남아있죠.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의회가 금수조치 해제를 위해 조속한 행동에 나설 것을 여러 차례 촉구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의회 내 공화당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제재 해제 조치를 취해왔는데요. 이번 쿠바 내 경제특구에 대한 투자도 그래서 가능했습니다. 미국과 쿠바는 오늘 양국간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도록 하는 협정에도 서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