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북한 내 지카 바이러스 발생 없어...예방 지원 계획'

지난 1일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중남미와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고 세계보건기구 WHO가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더스샤라 이라즈 인드라나스 북한주재 대표는 (Thushara Eraj Indranath, WHO representative to DPRK)는 17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에는 바이러스 매개체인 이집트 숲 모기가 거의 없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하지만 바이러스가 북한에 유입됐을 경우에 대비해 지원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드라나스 대표는 북한 보건 당국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는 한편 현지 보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이 시간에는 김현진 기자와 함께 지카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현진 기자, 우선 지카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지카 바이러스는 뎅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동일한 플라비 바이러스 (Flavivirus) 계열에 속하는 바이러스인데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사람이 물리면 보통 감염이 됩니다.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의 ‘지카’라는 숲에 사는 붉은털 원숭이에서 이 바이러스가 최초로 확인됐고요, 인체 감염 사례는 1952년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처음 보고됐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적도 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서반구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었는데요, 지금은 중남미 26개국과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중국에서 처음 감염 환자가 확인된 데 이어 이번 주 두 번째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두 환자 모두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에서도 이번 주 첫 감염자가 보고됐는데요, 중미 도미니카공화국을 다녀온 한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이처럼, 북한과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되고 있는데요, 북한으로까지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될 위험은 없는 건가요?

기자)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에서 발생한 감염자는 러시아와 중국 내에서 발생한 환자가 아닙니다. 이들은 중남미를 여행하는 도중에 감염돼서 본국으로 귀국한 이후에 환자로 확진됐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그 본국에 모기를 통해서 2차 전파될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박영준 연구관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박영준 질병관리본부 연구관] “우리나라의 경우, 또는 북한의 경우에도 러시아나 중국을 통해서 감염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다만 교역이라든지 해외 국가 간 교류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 시기이다 보니까 해외여행객들, 방문자를 통해서 감염된 이후에 입국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습니다. ”

진행자) 지카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염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기자) 지카 바이러스는 사람과 사람 간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모기에 물려야 감염이 되는데요. 주로 전파하는 모기는 이집트 숲 모기입니다. 한반도에는 이집트 숲 모기는 없지만 한국에 서식하는 흰줄 숲 모기도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로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드물지만 수혈이나 성관계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사람들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5 명 가운데 1명 만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약 일주일 간 열이 나거나 발진, 눈 충혈, 두통, 근육통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감염자들 대부분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영양 섭취를 잘 하면 낫습니다. 문제는 임산부인데요, 임산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작아지는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지카 바이러스가 유입된 경우가 있나요?

기자) 한국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없습니다. 다만 16일 현재 지카 바이러스 의심 신고가 46 건이 보고됐는데요,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한국 보건 당국은 선박이나 항공기를 통해 한국에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한국 질병관리본부 정기석 본부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보시죠.

[녹취: 장기석, 질병관리본부장] “지카 바이러스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혀 전염이 안됩니다. 다만,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들, 특히 피, 그 다음에 성 접촉 이런 것을 통해서는 전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귀국 후 한 달 간은 헌혈하지 말고, 남성의 경우에는 피임기구를 쓰고, 가임여성은 만일 외국에 갔다 왔다면 한 달 간 임신을 연기해야 할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이 지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한국 질병관리본부 박영준 연구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박영준질병관리본부 연구관] “첫째는 발생 국가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모기 회피에 대한 예방법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것, 두 번째는 발생 국가를 여행하고 귀국한 사람 중에 2주 이내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 방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북한에도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흰줄 숲 모기가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무엇보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 노약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이 고인 웅덩이 등 주변환경을 깨끗하게 하고요, 외출을 할 때는 모기가 좋아하는 어두운 색깔의 옷보다는 밝은 색을 입는 게 좋습니다. 또 자극적인 향수나 땀 냄새 같은 것도 모기가 좋아하니까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