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설치한 황금평-위화도 경제개발구의 위화도 구역에 최근 한 타이완 기업이 입주했습니다. 이 기업은 LED 조명기구 제작업체인 '레더'사로 위화도 특구에 과학기술단지를 세울 예정입니다. `VOA’는 위화도 특구에 진출한 '레더'사의 피터 팬 최고경영자로부터 이 과학기술단지의 조성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VOA’ 센트럴 뉴스의 통역 지원을 받아 피터 팬 최고경영자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팬 최고경영자님 안녕하십니까? '레더'사가 위화도에 과학기술단지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팬 최고경영자) 네. 이 곳은 위화도 자유무역구에 있고 정식 명칭은 '시징과학기술단지'(世晶科技產業園區)입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사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이 단지를 조성하는데요. 이 곳은 완전히 '민생', 즉 사람들의 생활에 관련된 영역하고만 관련이 있고 민감한 과학기술은 다루지 않습니다.
기자)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사업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를 말하나요?
팬 최고경영자) 몇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먼저 약초-종묘 센터가 있고요. 또 기초 농수산업과 광업, 그리고 건강과 로하스 생활촌, 마지막으로 관광과 경영센터 등입니다. 우리는 환경에 해를 주는 사업은 이 곳에 유치하지 않을 겁니다.
기자) 방금 로하스 생활촌이라고 하셨는데요, 이게 상당히 생소한데, 무슨 뜻인가요?
팬 최고경영자) 네. 로하스라면 건강과 환경이 결합한 소비자들의 생활방식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로하스 생활촌이라면 건강과 환경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보시면 됩니다.
기자) 경영하시는 '레더'사가 북한이 만든 경제개발구에 진출한 이유가 상당히 궁금한데요.
팬 최고경영자) 네. 아시다시피 타이완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려면 외국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이유에서 북한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황금평-위화도 지구가 자유경제구이고 북한과 중국이 함께 관리한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중국이 개발구 관리에 관여한다면 안전하게 사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거죠. 또 이 지역의 잠재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북한은 산업화가 덜 돼 있고, 손대지 않은 땅이 많아서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사업을 추진하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거대한 시장인 중국, 일본, 한국과 가까우니까 입지조건도 좋은 셈이죠.
기자) 레더사가 위화도에 들어가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습니까?
팬 최고경영자) 네. 지난 2015년 5월에 북한 정부와 중국 정부가 우리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그 때부터 본토 중국 쪽 동업자들과 계약을 했고, 이어 북한 정부와 협상을 마무리한 뒤에 위화도에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단지 조성 작업은 초기 단계입니다. 이제 현장 부지와 주변환경을 살펴보고 있는데, 이 작업에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 북한 쪽 사람들과 협상할 때 북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위화도 특별구를 홍콩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더군요, 북한 측은 우리가 위화도에서 타이완과 중국 본토에서 성공한 다양한 기술 방식들을 시험하고, 이를 통해서 해당 지역의 산업기술을 개선할 기회를 잡기를 원했습니다.
기자) 위화도 입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팬 최고경영자) 사실 입주 과정에서 만난 북한과 중국 쪽 사람들은 우리를 잘 도와줬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었죠. 일단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상황이라 투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물론 북한 측에서는 황금평-위화도 개발지구가 북한 법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와 맺은 협정이 적용되는 자유무역지대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더군요. 그러니까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말이죠. 그리고 이건 실질적인 문제인데. 황금평-위화도 지구, 특히 위화도 지구는 현재 빈 땅입니다. 기반시설이 없어요. 현재는 무역 같은 상업활동을 하려면 중국 쪽 교통체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개발사업을 진행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죠.
기자) 기반시설 이야기를 하셨는데, 외부에서는 황금평-위화도 경제지구가 어느 정도 개발이 진척됐는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팬 최고경영자) 황금평에서는 세관이라든지 압록강 대교 같은 중국 쪽 기반시설 공사는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위화도 쪽은 여전히 농지가 대부분입니다. 현재 위화도 쪽에는 기반시설이 없고 북한 농민 약 1만 명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기자) 위화도 경제개발구에 들어가 있는 타이완 기업이 또 있습니까?
팬 최고경영자)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우리 레더사가 유일합니다. '시징과학기술단지' 현판을 지난 1월 18일에 공식적으로 달았는데, 당시 현판식에 참석한 회사들이 모두 관심을 보였습니다. 우리는 '시징과학기술단지'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는 회사들을 위해서 위화도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물론 국적을 불문하고 어느 나라 사업체든지 우리 단지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합니다.
기자) 팬 최고경영자께서는 북한 투자 여건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팬 최고경영자) 원자재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가 오염되지 않은 토지와 싸고 질 좋은 노동력, 그리고 풍부한 자연자원을 들면서 북한이 지구 위에 마지막으로 남은 투자처라고 말했죠.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기온 같은 자연환경도 주변 지역과 비교해 좋은 편이고 거대 시장인 중국, 한국, 일본과도 가깝죠. 물론 북한 자체가 개발이 덜 된 시장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점입니다. 다만 정치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저는 위화도를 중국과 북한이 함께 관리한다는 점에서 이 곳 상황이 정치·군사적 갈등에 좌우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자) '시징과학기술단지'에 북한인들도 참여합니까?
팬 최고경영자) 그렇습니다. 단지 조성 계획에 따라 먼저 관리사무실에서 재능개발 센터와 직업훈련 학교를 세울 계획인데, 여기에 북한 사람들을 받을 겁니다. 북한 노동자의 월 평균 노임이 100달러고 이들의 질이 상당히 우수한데 단지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이런 우수한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팬 최고경영자) '시징과학기술단지'가 목표로 삼은 분야와 연관된 사업체들을 단지에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업체는 유치하지 않을 것이고요. 단지도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물론 투자를 원하는 업체들이 자신들에게 적합한 부지를 찾는 작업을 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설치한 황금평-위화도 경제개발구의 위화도 구역에 입주한 타이완 기업 `레더’사의 피터 팬 최고경영자로부터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