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 5명 압축…트럼프 지지율 1위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21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잇따라 중도 탈락자가 나오면서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다음 경선지 네바다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입니다. 부지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정치 전문가들이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예비선거를 앞두고 지켜볼 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는데요. 거의 예상했던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거둬 공화당 선두주자 자리를 굳힐 것이냐, 또 크루즈 후보와 루비오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 맞서는 3자 구도가 굳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었는데요. 그런 식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약 33% 지지율로 크게 앞서면서 승리했고요. 루비오 후보와 크루즈 후보가 치열한 2위 다툼 끝에 22.5%와 22.3%, 그러니까 0.2% 포인트 아주 근소한 차이로 루비오 후보가 2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지난 9일 뉴햄프셔 주에서 승리한 데 이어 이번에 연속해서 승리를 거뒀는데요. 공화당 경선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승리가 지니는 의미가 크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1980년 이후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 승자가 대부분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2012년만 예외였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승리에 매우 고무된 표정인데요. 트럼프 후보의 토요일(20일) 승리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ere’s nothing easy about…”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서 출마해서 선거 운동을 벌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힘들고 끔찍하고 야비하고 또 잔인한 일이지만, 승리하면 아름다운 일이라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다시 승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그동안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서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높은 장벽을 쌓겠다고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이날 승리 연설에서도 같은 얘기를 하면서 멕시코 정부가 장벽 건설비를 대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여러 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3월 1일 슈퍼 화요일에 승리를 확정 짓자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예비선거에서는 누가 2위를 할 것이냐 하는 점도 1위만큼 큰 관심사였는데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결 끝에 루비오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군요.

기자) 네, 루비오 후보가 아이오와 주에서 높은 지지율로 3위에 올랐지만, 뉴햄프셔 주에서는 5위에 머물렀는데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다시 높은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기 높은 니키 헤일리 주지사의 지지 선언을 얻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녹취: 루비오 후보] “Tonight here in South Carolina…”

루비오 후보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확실한 메시지가 나왔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인들은 이제 21세기 미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 보수 지도자를 원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예비선거 하루 전에 나온 여론조사에서는 크루즈 후보가 루비오 후보를 따돌리고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도 줄여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루비오 후보에게도 지고 말았네요.

기자) 네, 앞서 말씀 드렸지만, 0.2% 포인트 차이로 루비오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하지만 크루즈 후보 측은 사실상 비겼다고 주장하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워싱턴의 주류 정치인들이 보수 시민운동이 일어나는 현상에 겁을 내고 있다면서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자신뿐이라고 내세웠습니다.

[녹취: 크루즈 후보] “You could go with Washington dealmakers…”

거래하고 타협하는 워싱턴 정치인들이 아니라, 입증된 보수주의자를 지지해달라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한 겁니다.

진행자) 경선 과정이 진행되면서 선거 운동 중단을 선언하는 후보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탈락자가 나왔죠?

기자) 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입니다. 부시 후보는 정치 후원 기구 슈퍼팩(Super PAC)을 통해 1억 달러를 모금하는 등 선거운동 초기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혔는데요. 하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표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벤 카슨 전 신경외과 의사와 함께 7%대 지지를 얻는 데 그쳤는데요. 이렇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후보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부시 후보] “But the people of Iowa, New Hampshire…”

부시 후보는 미국을 단합하고 보수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선거 유세를 벌였다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이 의사 표시를 했고 그들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퍼스트레이디를 지낸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와 형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까지 동원해 선거 운동을 펼쳤지만,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부시 후보가 중도 사퇴하면서 선거 운동 초기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부시가 대 클린턴가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시가는 젭 부시 후보의 아버지인 41대 조지 H.W. 부시 대통령, 또 친형인 43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이어서 세 번째 백악관 입성을 노렸지만 실패하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해서 한때 17명에 달했던 공화당 후보 수가 5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는데요. 공화당은 내일(23일) 화요일에 네바다 주에서 당원대회를 치를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나온 CNN-ORC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네바다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45%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요. 루비오 후보가 19%, 크루즈 후보가 17%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말이죠. 그동안 트럼프 후보가 여러 차례 공화당 지도부에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얼마 전에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다시 내비치지 않았습니까?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이죠.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로부터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불만을 표시해왔는데요. 어제(21일)에도 ABC 방송에 출연해 그 같은 불만을 다시 토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트럼프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어제(21일) ABC 방송에서 후보가 누구인지는 자신이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면서 누구든 경선에서 이기는 사람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중재 전당대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도 앞서 나왔는데요.

기자) 네, 중재 전당대회란 경선 과정에서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못할 경우, 당이 중재에 나서는 걸 말하는데요. 프리버스 위원장은 어제 중재 전당대회를 열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별로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준비 중이란 겁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민주당 상황 보겠습니다. 지난 토요일(20일) 네바다 주에서 코커스, 당원대회가 열렸는데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생각보다는 여유롭게 클린턴 전 장관이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네바다 주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는데요. 당원대회가 다가오면서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언론이 ‘neck and neck’, ‘막상막하’란 표현을 쓸 정도로 클린턴 후보를 바짝 추격했는데요. 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약 53% 지지를 얻으면서 약 47% 지지를 받은 샌더스 후보를 5% 포인트 이상 격차로 눌렀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열풍을 막았다는 데 안도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Some may have doubted us, but we never doubted…”

클린턴 후보는 토요일(20일) 승리 연설에서 일부 “우리가 이길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우리끼리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선거 운동을 벌여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는데요. 버니 샌더스 후보에게 열심히 싸웠다며 축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5주 전만 해도 25% 포인트 이상 뒤졌었는데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요. 앞으로도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녹취: 샌더스 후보] “I believe that when Democrats assembled in Philadelphia…”

샌더스 후보는 7월에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반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무료 대학 등록금 공약 등을 내세워 젊은 층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데요. 네바다 주에서 히스패닉 유권자, 그러니까 중남미계 유권자들로부터 생각보다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BC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들로부터 53% 지지를 얻으면서 클린턴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인 건데요. 하지만 흑인 유권자들로부터는 22% 지지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오는 토요일(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예비선거를 치르는데요. 동남부에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흑인 유권자 수가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클린턴 후보가 쉽게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이 공동으로 벌인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60%에 달했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그 절반 수준인 32%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