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무제한 토론’ 사흘째...박 대통령 취임 3주년 ‘비유 모음집’ 화제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25일 밤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무제한 토론 중, 사회를 본 이석현 국회부의장의 격려 발언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제한 토론. 테러방지법이 국회에서 처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야당의 연속연설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까? 오늘이 사흘째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3일 저녁 7시8분부터 시작된 후 지금 이 시각까지 50시간째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7명의 야당의원들이 발언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짧게는 1시간 50분, 5시간, 9시간을 넘어 최장 10시간 18분 동안 연설을 이어간 야당의원들의 무제한 연설’필리버스터’와 정치권의 움직임에 한국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리를 해보면 한국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테러방지법’안이 빨리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라는 쪽이고, 야당 쪽에서 반대하며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는 한층 강화된’테러방지법안’을 빠른 시일 안에 통과시켜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테러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고, 야당에서는 테러경계를 강화하는 것이 ‘지나친 국민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부분이 합의되지 않은 채 국회에 상정된 것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어제는 국회 밖에서도 시민단체 회원들이 야당과 뜻을 같이하는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야당 쪽의 무제한 토론이 국회의사일정에 마비를 주고 있다며 비난하는 여당 국회의원들의 피켓시위도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더해 드립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민안전을 위해 필요한 ‘테러방지법’을 만드는데 발목잡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즉각 중단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단체 피켓 시위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과 같은 ‘무제한 토론’은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는 여당과 야당 모두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지금 한국은 국회의원을 뽑는 4월 13일 총선거일을 앞두고 있는데요. 가장 시급한 법안 처리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던 날이 내일 26일인데, 내일 무제한 토론이 멈춰질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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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어록집이 발간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사람 나고 법 났지, 법 나고 사람 났나요>가 제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회의를 열 때나 정책을 설명할 때 썼던 특별한 표현들을 모아 놓은 어록집이 발간됐습니다. 평소 비유와 은유적 표현을 자주 해서 ‘박근혜식 화법’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요. 지난 3년간 박대통령의 비유은유적 표현을 모아 담은 책, 청와대에서는 역대 정부에서는 발간 한 적이 없는 최초의 대통령 ‘비유집’을 발간했다고 크게 알리고 있습니다. 비유집은 박 대통령의 취임3주년을 맞아 정책모음집과 함께 발간됐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비유집의 제목도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를 연상케 하는 박 대통령식 비유 표현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람 나고 돈 났지’를 ‘사람 나고 법 났지,법 나고 사람 났나요’ 라고 했던 말을 비유집 제목으로 올린 것인데요. 이 말은 경기도 이천 지역의 한 식품기업이 과도한 환경규제로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자 환경부에 융통성을 발휘하라면서 주문했던 표현입니다. 청와대는 비유집 발간 소식을 전하면서 대통령의 비유적인 표현은 직접적인 표현에 비해 기억에 오래 남고 관련 정책에 대한 추진배경과 내용 등을 대중적인 언어로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배려와 진심의 결과라고 설명을 했었습니다.

진행자) 박대통령의 비유 표현, 책으로 발간했을 정도면 꽤 다양한 표현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몇 가지 표현을 더 들어볼까요?

진행자) 박대통령의 비유집에 담긴 150여가지 표현들이 경제혁신과 일자리창출, 문화융성 등 11개 정책 분야로 구분해 소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지난해 5월 어린이날 행사에서 ‘국민행복’ 관련 말을 하면서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비유를 했었구요. 한반도의 미래통일기반 관련 이야기를 비유했던 ‘통일대박’은 아시다시피 ‘통일대박론’으로 크게 회자됐었는데요. ‘손톱 밑에 가시’ ‘불어터진 국수’ ‘법은 목욕탕’ 등 속담을 들어 협력을 강조하고, 맛있는 음식 먹는 법을 강조하며 법안통과를 재촉했던 박대통령 식의 비유 화법은 보도 기사에 자주 등장했었습니다. 조금 들어보겠습니다.

“지난번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 됐는데. 비유를 하자면 퉁퉁 불어터진 국수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속도가.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 “개미가 절구통을 물어간다 하는 옛말이 있지 않습니까? “” 전부 규제들은 모두 물에 빠뜨려놓고, 꼭 필요한 것만 걸러내겠다고 했는데 거기서 살아남기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그렇게 덧붙였어요”

진행자) 그러니까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설득시킬 때, 박대통령이 이런 표현을 많이 했다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대통령식 사자성어도 비유집 속에 소개하고 있는데요. ‘우문현답’. ‘창가문답’이 대표적입니다. 보통 ‘우문현답’이라고 하면 어리석은 물음에 현명한 답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박대통령의 ‘우문현답’은 ‘리의 제는 장에 이 있다’는 어절의 앞 글자를 딴 축약어로 지난 1월 청년일자리 창출 및 맞춤형 복지 분야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해결책을 현장에서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집중하라고 당부하면서 ‘우문현답’을 언급했었답니다. 그리고 박대통령이 만든 사자성어 ‘창가문답’. 평소 강조하는 정책인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성장동력을 문화로 찾야한다는 의미로 ‘조경제의 시화는 화에 이 있다’는 ‘창가문답’. 박대통령의 신조입니다.

진행자)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각종 인터넷 포털 뉴스 사이트에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고 인기 검색어에도 올라 있을 정도이니 화제는 화제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비판적인 댓글도 적지 않게 보이는데요. 북한에서는 지도자의 어록은 고이 간직하고 외우고 새겨야 하는 존재라고는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금으로 왜 그런 것을 만드느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고, 그 동안의 대통령의 말실수를 꼬집어 내며 어록집보다는 번역집 해석집을 먼저 내는 것이 낫다는 반응도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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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근로자들이 52만명이 넘는다는 소식 있군요. 한국 돈 1억원이면 요즘 환율로 미화 8만 달러가 넘는 건가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요즘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이고, 오늘 기준환율은 1달러에 1241원이었습니다. 한국돈 1억원은 8만580달러 정도가 되는건데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의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통해 한국에서 총급여가 1억원 이상인 근로자가 52만6689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구 5천만명을 기준으로 보자면 한국 사람 100명 중의 1명꼴 정도가 연봉 8만달러를 넘게 받는 고액 근로자가 되겠군요.

기자) 근로자 1천668만7천79명을 기준으로 본다면 3.2%, 100명중 3명꼴로 억대연봉을 받고 있는 겁니다. 고액연봉 자들의 거주 지역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큰 도시 가운데 억대 연봉자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울산이었고, 두번째가 서울, 다음이 경기, 광주, 대전 순이었고, 가장 고액연봉자가 적은 도시는 대구, 충북, 전북과 강원, 제주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울산에는 자동차기업과 조선소도 있어서 ‘공업도시’인데, 울산 근로자들의 연봉이 꽤 높은가 보군요.

기자) 이런 조사를 할 때마다 울산지역 근로자들의 소득 수준은 늘 전국 최고입니다. 울산에 근로자들이 38만7천142명인데 이 중에 3만2728명인 8.5%가 1억원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해가 갈수록 고액연봉자 비율이 높아왔습니다. 고액연봉자가 많이 사는 도시 서울은 전체 근로자의 3.9%인 22만7600명이 억대 연봉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많은 월급을 받는 근로자들, 어떤 일에 종사하는지 직업적인 특징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어떤 직군의 월급이 높을 편일까요?

기자) 한국에서 돈 많이 벌 수 있는 월급쟁이라고 표현하면 될까요.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이 가장 많은 업종은 금융 보험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였습니다. 금융 보험업계 근로자가 49만7569명인데 이 중에 18.3% 9만936명이 억대 연봉자였고, 전기ㆍ가스ㆍ수도업이 13.3%로 높은 편, 제조업, 광업, 보건업의 순이었구요. 농업과 임업, 어업의 억대연봉자는 1%로 4900명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