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북 독자 제재에는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을 입항하는 해외 선박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국적은 중국, 이용 항구는 남포 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에 입항했던 해외 선박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건 역시 중국 선박들이었습니다.
‘VOA’가 지난달 18일과 이달 9일, 선박의 입출항 기록을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 (MarineTraffi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항구를 도착지로 예고한 해외 선박은 중국 선박이 두 번의 조사 기간 각각 13 척과 9 척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들 선박이 실제로 입항을 했는지 여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중국 선박들이 다른 국적 배에 비해 월등히 많이 북한을 입항 예정지로 둔 겁니다.
중국 선박들이 가장 많이 입항을 예고한 항구는 청진 항이었습니다.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중국 선박들은 청진 항에 10 척, 남포 항과 라선 항에 각각 2 척과 1 척씩 입항을 예고했고, 9일을 기준으로 했을 땐 9 척 모두 청진 항을 도착지로 지정했습니다.
중국 선박 외에 북한을 가장 활발히 드나든 건 시에라리온 선박이었습니다. 시에라리온을 국적으로 한 선박들은 9일을 기준으로 10 척, 지난달에는 4 척이 입항을 예고했습니다.
지난달 18일을 기준으로 했을 땐 파나마 선박과 뉴질랜드령 섬나라인 니우에 국적이 2 척, 캄보디아와 탄자니아, 러시아, 키리바시, 싱가포르, 라이베리아의 선박이 각각 1 척씩 최종 목적지를 북한 항구로 보고했습니다.
이달 조사에선 캄보디아 선박 5 척, 파나마 선박 2 척, 탄자니아와 일본 선박이 각각 1 척씩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번 두 번의 조사에서 집계된 총 56 척의 선박들은 화물선이 43 척으로 가장 많았고, 유조선은 10 척이었습니다.
항구 별로 살펴 보면, 이들 선박들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남포 항이었습니다.
남포 항은 지난달 18일 조사에서 모두 15 척이 입항을 예고해 해외 선박이 가장 많은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선박이 다수인 청진 항이 11 척, 이어 원산 항 5 척, 라선 항 2 척, 신포 항 1 척 순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8일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270 호에 따른 후속 조치로 독자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북한에 기항한 외국 선박에 대해 180일 이내 한국 입항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특히 제3국 국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 소유 선박의 한국 입항은 기간과 상관 없이 불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당장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해외 선박들은 한국 입항을 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선박들이 북한 외에 한국을 기항해 왔는지 여부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에 드러난 해외 선박들이 주로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눈 여겨 볼 대목입니다. 서아프리카 국가나, 오세아니아 섬 나라, 캄보디아 등에 등록된 선박들도 실제로는 한반도 서해상을 운항하면서 중국을 왕복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탄자니아 선박인 ‘큰자리’ 호나, 캄보디아의 ‘전원67’호 등은 북한에서 통용되는 단어라는 점에서 실제 선주가 북한이라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현재 북한의 항구들은 선박의 입출항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는 출발지 항구의 정보를 토대로 제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마린트래픽’의 팀 소어 미디어 담당관은 9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항구들이 선박자동식별장치 (AIS)의 수신기를 끈 것으로 추정되지만, 출발지 항구가 북한으로 향하는 선박의 목적지를 기록하면서 이들 선박의 정보가 공개됐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