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인터넷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하하는 단어 검색 차단을 해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씨 일가의 뚱보 3세’라는 뜻의 진싼팡은 지난해 10월에 검색이 차단됐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11일 ‘진싼팡’ (金三胖) 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약 220만 건이 검색됐습니다.
‘진싼팡’은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조롱하는 단어로, ‘김 씨 일가의 뚱보 3세’라는 뜻입니다.
이날 또 다른 사이트인 웨이보에서도 ‘진싼팡’이라는 단어가 검색 가능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바이두와 웨이보에서 ‘진싼팡’을 검색했을 때는 ‘관련 법규와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글만 떴었습니다. 이는 중국 당국이 검열에 나섰을 때 일반적으로 뜨는 문구입니다.
지난해 10월은 중국의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을 방문해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때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고, 그 연장선에서 김 제1위원장을 비하하는 단어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반 년 만에 검색 차단이 해제된 배경과 정확한 해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와 SNS 사이트인 웨이보에서는 검색이 가능했지만, 이날 중국의 영상 포털인 투도우에서는 ‘진싼팡’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차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시점상 북한이 도발을 거듭하고,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한 때에 김 제1위원장 비하 단어 검색 차단이 해제돼 주목됩니다.
지난 몇 년 간 중국 인터넷 사용자 사이에서는 김 제1위원장을 조롱하는 글과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4년 7월에는 중국에서 유행하는 ‘작은 사과’라는 제목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을 희화화한 동영상이 수 십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 동영상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이 합성된 인물이 여러 다른 배경에서 우스꽝스럽게 춤을 추는 내용입니다.
또 2013년 2월에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북한 장송곡이 인기를 끌었고, 이어 김정은 정권의 전쟁 도발 위협을 조롱하는 노래 ‘닭은 날아가고 달걀은 깨졌다’의 개사곡이 퍼졌습니다.
‘포린 폴리시'는 중국 인터넷에 반북 정서가 ‘충격적인 정도로 쌓여있다’며 북한에 대한 일반 중국인들의 경멸은 놀랍도록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