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도 강조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케이트 길모어 유엔 인권최고부대표가 밝혔습니다.
길모어 부대표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속개된 31차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자이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대신해 유엔 인권 서울사무소 활동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길모어 부대표] "The High Commissioner remain convinced that this would be an essential steps……"
자이드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침해의 규모와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유엔 안보리가 북한 상황을 ICC에 회부하는 것이 필수적인 조치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겁니다.
길모어 부대표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적어도 4 개의 대규모 정치범 수용소를 운용하면서 수감자들을 고문하고 자의적 처형을 계속하고 있다며 중대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길모어 부대표는 남북 이산가족 문제도 중대한 인권 문제의 하나라며, 이산가족 대부분이 노령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 당국과의 대화와 교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만성적인 인권 문제에 대처하고 개혁에 나서도록 고무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부와 공개적인 대화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특히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최근의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가 더욱 필요하다고 길모어 부대표는 강조했습니다.
[녹취: 길모어 부대표] "The latest development in security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r..."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 당국과의 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현 상황은 그만큼 교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길모어 부대표는 북한과 관련 국가들이 인권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와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을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북한과 역내 국가들의 안정과 안보를 위한 유일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대표단은 앞서 14일 열린 북한인권 상호대화에 이어 이날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일 고위급 연설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선택적으로 개별화해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압력을 가하는 회의들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서세평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길모어 부대표의 보고가 끝난 뒤 이어진 일반토론에 참석해 미국과 일본의 인권 문제를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인권이사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관련 회의만 거부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녹취: 영국 대표] "It is incomprehensible that the government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lic of Korea……"
영국 대표는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복지 보다는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대표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31차 이사회에도 유럽연합과 함께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는 지난해 서울에 설치된 유엔 인권 서울사무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계속 감시하고 기록함으로써 북한 인권 침해의 책임자 규명과 처벌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가나와 슬로베니아, 그루지아, 아일랜드, 호주, 캐나다, 덴마크, 몬테네그로 등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