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열풍, 제2전성기 기대...1인 가구 급증, '고독사' 증가 우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마지막 5국이 열린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이세돌바둑연구소에서 교육생들이 TV를 통해 대국을 시청하며 바둑을 두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한국 바둑계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인기가 시들했던 바둑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바둑판을 만드는 공장이 바쁘게 돌아간다고 하네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대결’ 그 영향인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둑이 두뇌 발달에 좋고, 분석력과 인내심을 키워준다는 것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컴퓨터게임에 밀리고 있었던 바둑이었는데. 세기의 대결이 그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겁니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5차 대국이 불러온 봄바람인데요. 바둑판을 만드는 공장에 바둑 줄 긋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기존에 만들어 놓은 보급용 바둑판은 진열장에 올리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하구요. 호주나 미국, 프랑스 등으로 바둑판을 수출하고 있다는 한 업체는 다음달 중국 바이어 방문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바쁘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진행자) 바둑 두는 곳 ‘기원’이라는 곳에는 연세가 있는 장년층들이 많은 곳인데, 요즘은 아이들과 여성들도 찾고 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기자) 바둑의 ‘ㅂ’ 도 모르는 어린이들과 여성까지 이번 세기의 대결에 높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쓰던 ‘덤’ ‘포석’ ‘무리수’ ‘묘수’, ‘승부수’ 등의 용어가 바둑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 새삼 알게 됐다는 사람이 많았구요. 한 인기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했던 ‘미생’과 ‘완생’ 등 네모난 바둑판이 만들어낸 과거와 현재 미래로 연결되는 세상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국에 임했던 이세돌 9단이 모습을 보고, 자녀에게 바둑 배우기를 권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세돌 9단이 태어나고 자란 전라남도에서는 김인, 조훈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바둑고수를 배출한 지역이라는 이점을 살려 한국 최초의 바둑박물관을 세우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19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한국 바둑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불러온 훈풍에 제2의 전성기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이번 ‘세기의 대국’이 한국의 과학정책도 움직이게 하는 군요? ‘한국판 알파고’를 만들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다고 소식도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파고’ 때문에 급조된 것은 아니지만, ‘알파고’의 등장과 여파로 한국의 인공지능 관련 정책이 빨리 추진되는 겁니다. 먼 미래의 일로 치부했던 인공지능 영역이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로 전국민의 관심으로 부상한 때문인데요. 한국의 ‘알파고’ 한국식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한 정부 육성정책. 그 동안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었는데, 인공지능 기술분야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5년간 3.5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미래창조과학부 김용수 정보통신정책실장입니다.

[녹취: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 “ 우리가 갖고 있는 비전은 창조경제에 기반한 인간중심, 저비용ㆍ고효율의 지능정보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이라든가 전문인력 저변 확충, 그 다음에 지능정보생태계 조성을 통해서 융합 신산업을 확산하고, 또 사회구조 혁신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비전을 달성하자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입니다.

진행자) ‘지능정보사회를 실현한다’고 했는데, 지능정보라는 것이 어떤 것입니까?

기자) 지능정보는 인공지능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인공지능의 ‘지능’에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정보’기술 분야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한국이 앞서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에 인공지능 기술을 빠르게 접목시키는 기술로 앞으로 5년 안에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지능정보사회를 위한 대비인데요. 한국은 최근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와 정부 정책이 수립되고 있었는데, 오늘 미래창조과학부가 공식적으로 관련 계획을 발표했고, 정부 투자 1조원, 민간투자 2조5000억원을 유도해 총 29억9100만달러를 인공지능, 정보지능분야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어놓았습니다.

진행자)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라는 것을 설립한다고 하던데, 어떤 것입니까?

기자)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등 정부정책과 전자, 자동차기술, 통신과 인터넷 대표기업이 참여해 이끌어가는 지능정보 사회 구현을 위한 중심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정부 주도의 국책연구소가 아니라 민간 주도의 공동투자형태의 연구소로 운영한다는 방침인데요.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이 지능정보 기술에서도 성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앞으로 5년간의 변화가 주목됩니다.

/// BRIDGE ///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입니다.

요즘 한국에 안타까운 고독사(孤獨死)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네요? 가족도 이웃도 모른 채 홀로 죽음을 많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숨진 지 며칠 만에 심지어 몇 개월, 1년이 지나 발견되는 고독사 소식이 적지 않게 들려옵니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도 빠른 편인 한국에는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기도 하고, 청장년층 가운에서도 가족과 떨어져 혼자 가는 1인가구가 많아 외로운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녹취: News effect] “ 부산의 한 원룸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알고 보니 넉 달 전에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홀로 세상을 등진 뒤 지나서 발견되는 이른바 고독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안타깝고 외로운 죽음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심한 냄새가 난다든지, 요즘 통 왕래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든지, 수북이 쌓이는 우편물을 보고 이웃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발견되는 겁니다.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해 잠겨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숨진 지 몇 개월이 지났다. 훼손된 사체를 발견해 경찰이 수습했다는 내용의 뉴스를 듣게 되는데요. 과거 노인층에서 주로 발생했던 고독사가 최근에는 청장년층으로 번지면서 고령층의 고독사뿐 아니라 도시지역에 홀로 사는, 이웃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청장년층 1인 가구의 고독사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독사,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한국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11년 682건이었던 고독사는 2012년 719건, 2014년 1008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연령층으로 보면 60~80대의 고독사 전체의 27%인데, 50대의 고독사가 39.3% 라는 부분이 고독사의 문제가 고령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는데요. 2016년 현재 한국에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523만202가구, 이 가운데 65세 이상 1인 가구는 144만2544가구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1인 가구의 비중이 2배 넘게 급증한 만큼 ‘사회적 가족’으로서 이들을 돌보고 관리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독사, 그야말로 장례를 치러줄 가족도 없는 경우 일 텐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처리를 하게 됩니까?

기자) 일정기간 가족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동안 병원 영안실에 안치하게 됩니다. 평소에도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로 확인되면 바로 장례를 치르게 되는데 각 지자체와 무연고 고독사한 분들을 위해 마지막 길을 함께 해주는 봉사단체가 함께 장례를 치러주기도 합니다. 조촐하더라고 정성을 들여 입관에서부터 염. 운구, 화장, 봉안당 안치 모든 장례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한국 전역에는 외로운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마지막을 배웅해주기 위한 봉사단체가 운영되고 있구요. 농촌 시골 마을의 경우 무연고자에 대해 마을 이웃들이 장례를 치러주도록 ‘공영장례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장례뿐 아니라 평소 혼자 사는 독거노인을 자주 찾아가 돌봐주는 것부터 사후 장례지원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지역자치단체도 늘고 있는데요. 인구고령화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이런 부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더 커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