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살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한국 귀국 소식이 크게 전해졌습니다. 병상에 누운 채 비행기에 실려 귀국하는 모습이었는데, 어떤 사연인지 궁금하네요. 서울통신, 오늘 첫 소식으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평소 여생은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고 소원했던 88살의 하상숙 할머니가 어제 낮 중국에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지난 2월에 계단에서 넘어져 갈비뼈가 폐를 찌르는 중상으로 입고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는데요. 하 할머니의 치료를 위해 한국 정부가 중국정부와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병상에 누운 채로 한국 서울로 모셔온 것입니다. 하 할머니는 2015년 5월 서울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아시아연대회의 참석했었고요. 2000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일본군 성 노예 전범 국제법정에서 증언자로 참석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해 왔던 중국에 남아있던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였습니다.
진행자) 건강한 모습의 귀향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병상에 누운 채로 고향에 돌아오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국적의 위안부 피해자가 병상에 누워있고, 가족들은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한국행을 희망했던 것입니다. 하 할머니는 해방 후 중국인과 결혼했었지만 중국 국적을 가지지 않았었고, 1990년대 초 한-중 수교 이후에야 한국 국적을 회복할 수 있었답니다. 2003년에 한국에 들어와 2년7개월 동안 머물기도 했지만 연고가 없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던 사연이 있었는데요. 지난 2월 낙상사고 후, 의식불명 상태를 겪기도 했던 하 할머니, 가족들은 한국 정부에 할머니의 사연을 알려왔고, 한국 여성가족부는 할머니의 무사 귀향을 위해 한국과 중국, 그리고 여러 기관의 협조를 얻어 귀향 특급작전을 벌이게 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거동을 할 수 없는 환자의 모습으로 한국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국가간의 이동인만큼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했을 텐데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후베이성 우한의 병원에서 한국 서울의 한병원까지 하 할머니는 병상에 그대로 누운 채 이동됐습니다. 한국의 한 항공사는 할머니를 모셔오기 위해 후베이성 텐허공항에 평소와는 다른 중형여객기가 편성했구요. 일반좌석 6칸을 접어 할머니의 침상 전용공간을 만들었고, 중국에서의 출국 절차, 한국에서의 입국 절차도 모두 생략됐습니다. 모두 안전하고 빠른 이송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양국의 관계 기관들이 협조했기 때문에 가능했었습니다. 그리고 하 할머니를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 한국 의료진도 중국으로 마중을 갔었습니다.
진행자) 어떻습니다. 먼 길을 여행해 오셨을 텐데, 하상숙 할머니의 상태는 괜찮습니까?
기자) 의식이 완전히 깨끗하지는 않지만 많이 호전됐다고 병원의료진이 전했습니다. 얼굴과 다리에 붓기가 많았었는데, 하루 전보다 상황이 좋아졌고, 질문에 반응을 보이는 등 호전된 분위기라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아직 중환자실에서 호흡기가 부착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오늘부터 시작된 각종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앞으로의 치료방향이 정해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할머니의 이번 귀향이 영구 귀국이 될 수도 있다는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은 빠른 치료와 회복이 우선 목표이지만, 할머니의 의사에 따라 영구 귀국을 위한 절차도 진행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고령이고 평소 고혈압에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어서 완전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인데요. 회복 후에도 본인과 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한국의 요양병원에서의 생활도 지원하겠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입장입니다.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하 할머니는 중국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는데요. 중국에서의 병원비도 한국 정부에서 지불을 헸고, 한국에서의 병원비도 지원한다는 방침이고,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마찬가지로 매달 1만1300위안 정도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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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나섰던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476명의 승객을 태웠던 여객선 ‘세월호’,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난지 벌써 2주기가 됐군요. 그날의 참사를 되새기는 추모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의 추모 문화제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 각계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 (16일)이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째가 되기 때문입니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단체 수학여행으로 많은 학생을 한꺼번에 잃었던 경기도 안산 지역 등에서 공식 추모행사가 열렸구요. 서울교육청, 경기도 교육청 등은 추모의 달과 추모 주간을 운영하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2년 전 이 시간을 통해서도, 바닷속에서 수습된 희생사들의 유해가 도착했던 ‘진도 팽목항’ 소식 많이 전해드렸었는데요. 진도 부근에 ‘추모의 숲’이 조성됐다는 소식도 들리는 군요?
기자) 세월호 ‘기억의 숲’이라고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팽목항에서 4월 16일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4.16km 떨어진 진도 백동 무궁화동산에 만들어진 은행나무 숲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배우인 ‘오드리헵번’의 자손이 나서 추진한 추모의 공간인데요. 3000㎡에 이르는 동산에 가을이면 노랗게 단풍이 물들 은행나무 306그루를 심어 있을 수 없는 사고로 사라져간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자는 의미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306그루의 은행나무는 희생자를 상징하는 것이구요. 헵번 가문이 내어놓은 5000만원을 재원으로 시작해약 3000여명이 2억 1200만원 (18만4700달러)의 기금을 모아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게 된 것입니다.
‘기억의 숲’ 완공식은 지난 9일 열렸는데요. 세월호 희생자가족과 시민단체, 정치인과 행정가 등 100여명이 함께 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건축가 양수인 교수가 기부해 제작한 ‘세월호 기억의 벽’도 설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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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서울의 혼자 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혼자 산다’는 것은 왠지 쓸쓸하게 들리기도 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서울에서는 보통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서울의 전체 가구 중, 네 집 건너 한 집은 혼자만 사는 ‘1인 가구’가 됐기 때문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혼자 사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어제 서울시가 발간한 ‘서울경제’3월호에 2010년 서울의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24.4%에 달했다는 소식 등 1인 가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진행자) 2010년에 24.4%라면 2016년인 지금은 더 많아졌을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2035년에서는 서울의 1인가구 비율이 30%까지 오를 것이라고 하는데요. 1980년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4.5%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정말 큰 변화입니다. ‘1인 가구’를 보는 시선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져야 한다는 것, 자료에 자세히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1인 가구’를 보는 시선, 어떻게 달라야 할까요?
기자) 혼자 살게 된 원인데 따라 ‘독신’도 구분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단순히 외롭게 혼자 사는 사람이라고만 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혼자 사는 원인에 따라. 월 소득이 높은 ‘골드족’에 ‘산업예비군’ ‘불안한 독신’ ‘실버세대’로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골드족’이 뭡니까? 뭔가 화려하고 비싼 느낌이 들기는 하는군요?
기자) 소득이 높으면서 혼자 사는 부양의 의무가 무겁지 않은 ‘화려한 독신’ 생활을 즐기는 집단을 ‘골드족’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투자하고 사화적 관계를 만드는 활동에 적극적인 부류로 전문직을 가지고 있고, 학력이 높으며 월 소득은 평균 3200달러가 넘는 사람들을 ‘골드족’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나 혼자 산다’는 제목의 TV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연령대의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큰 공감을 얻고 있기도 합니다.
진행자) 혼자 가는 가구에 ‘산업예비군’부류도 있다고 했던가요? 산업예비군이 뭡니까?
기자) 사회적으로 직업을 갖지 못한 20~30대 취업 준비생이나 비정규직 집단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화려한 싱글이라고 불리는 골드족과는 달리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고, 이들을 위한 복지가 사회적 화두이기도 한데요. 이혼율 증가와 자녀 교육을 위해 다른 가족을 외국에 보내고 혼자 사는 기러기가족, 중장년 층의 실업문제 등으로 만들어진 ‘불안한 독신자’부류 역시 한국 사회가 ‘사회적 가족’차원의 지원과 복지를 생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실버세대’는 고령자이면서 혼자 사는 1인가 구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기자) 독거노인의 다른 말입니다. 홀몸노인이라고 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 편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빈곤 상태인 경우도 적지 않아 사회적 고민의 대상입니다. 아무리 세월이 달라지고 1인가구가 보편화 되고 있다고는 1인가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회적 고민도 함께 커지는 일인데요.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 안정성과, 사회적 돌봄, 노인 복지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