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마라톤, 외국인 1천명 참가...역대 최대 규모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제29회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북한 주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달리고 있다.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참가자가 몰렸습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참가자 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일 평양에서 제29회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 대회에 50 개국에서 1천여 명의 마라톤 애호가들이 참가했다고 전했습니다.

만경대상 평양마라톤 대회는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외국인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개방된 이후 해마다 참가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개방 첫 해 200여 명이었던 외국인 참가자 수는 2015년 650 명에 이어 올해는 1천 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대회는 42km 풀마라톤, 21km 하프마라톤, 10km 달리기 부문으로 진행됐고, 능라도 5월 1일 경기장에서 출발하고 끝났습니다. 예년에는 김일성경기장에서 진행됐지만 올해는 경기장 보수공사로 장소를 옮긴 것입니다.

마라톤 코스에는 5천 미터마다 바나나와 물을 공급하는 급수대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또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지 않아 외국인 선수들은 자기 사진을 찍고, 평양의 봄 풍경을 담기도 했으며, 머리에 쓰는 동영상 카메라인 고프로를 달고 뛰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풀마라톤에선 북한의 박철과 김지향 선수가 남자와 여자 부문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습니다. 박철 선수가 미국 `APTN' 에 밝힌 우승 소감입니다.

[녹취: 박철 선수] “만경대상 경기에서 우승한 그 기세로 앞으로 올림픽 경기에서 경애하는 원수님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여 있는 힘껏 달리겠습니다.”

아마추어 선수들 중에서는 의사인 호주인 토머스 도버 씨가 풀마라톤에서 우승했습니다.

[녹취:도버 녹취] "It was a wonderful run. Best marathon. I’ve run New York, Boston and Tokyo..."

도버 씨는 미국 뉴욕과 보스턴, 일본 도쿄에서도 마라톤 경기에 참여했지만 이번 경험이 최고였다며, 특히 결승 지점이 정식 경기장이고 수많은 관중이 있어 감명 깊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평양마라톤은 더 이상 국제육상경기연맹 IAAF가 공인하는 대회가 아니라고 `APTN'이 전했습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의 크리스 터넌 대변인은 `AP통신'에, “주최 측이 국제 엘리트 선수들을 더 이상 초청하길 원치 않는다"며, "이에 따라 평양마라톤은 더 이상 국제육상경기연맹 공인 브론즈 레벨 경기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도 북한이 에볼라 전염병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경기 규모를 축소하면서 더 이상 국제육상경기연맹의 공인을 못 받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대회에 에볼라가 발병한 아프리카의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7개 나라 출신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