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예산안, 지방세수 증가..."악화된 대외 여건 미반영"

북한 경제 전문가가 올해 북한 예산안에서 지방정부의 예산 비율이 늘어난 점을 주요 특징을 꼽았다. 지난해 6월 북한 황해남도의 농가와 옥수수밭. (자료사진)

북한의 올해 예산안은 지방세수 비율 증대와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그리고 악화하는 경제 여건의 미반영 등 세 가지 항목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분석은 2016년 북한 예산안의 특징을 12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의 루디거 프랭크 교수는 최근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 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이 최근 공개한 2016년 국가예산의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프랭크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농업 부문 지출의 완만한 증가, 성장 목표치 증가세 둔화, 국가성장전략 부재, 국방예산 소폭 감소, 그리고 긍정적인 경제성장 전망 등 12 가지를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프랭크 교수는 이들 12 가지 특징 가운데 특별히 세 가지를 가장 눈에 띄는 항목으로 분류했습니다.

[녹취: 루디거 프랭크] "Regarding the contents..."

내용면에서 보면 먼저 중앙정부 보다 지방정부의 예산 수입 비율이 전체 정부 수입에서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2016 북한 예산안에서 전체 국가예산 수입은 중앙정부가 76.8%, 지방정부는 23.2%를 차지합니다.

프랭크 교수는 지난 2011년에는 지방세수 비율이 16.1%에 불과했다며, 지방예산 수입이 전쳬예산의 약 4분의 1 비율로 증가한 것은 중앙에서 통제하지 못하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루디거 프랭크 교수는 두 번째 특징으로 사회간접자본 항목을 꼽았습니다.

[녹취: 루디거 프랭크] "So they called it 기본건설 부문..."

2016년에 '기본건설 부문'에 대한 지출을 13.7% 늘리겠다고 발표했다는 겁니다. 이 부문에서 과거 지출은 2014년 4.3%, 그리고 2015년에는 8.7% 였습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 예산안이 '기본건설 부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북한 경제학자들과 대화한 내용을 토대로 판단해 보면, 도로나 공공건물 같은 사회간접자본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랭크 교수는 이를 토대로 2016년에 특히 건설 부문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북한 예산안은 날로 악화하고 있는 대외 여건 등 외부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프랭크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루디거 프랭크] "Official version obiously not affected..."

성장률 목표는 계속 높이 설정했고, 개성공단 같은 특별경제구역의 수입도 증가하는 등 대외 경제환경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없다는 겁니다.

프랭크 교수는 현재 북한이 처한 대외 여건이 북한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한데도 북한 예산안에는 이런 점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프랭크 교수는 마지막으로 형식 면에서 북한 예산안을 대내외에서 많이 언급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루디거 프랭크] "Interesting is that..."

북한은 통상 세 개 매체를 통해 예산안을 발표하는데 이번에는 한 개 매체에만 발표가 됐다는 겁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의 예산안에는 많지는 않아도 북한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담겨 있다며, 하지만 북한 뿐아니라 해외 언론도 이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