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하우스 '북한 언론자유, 전세계 199개국 중 최악'

지난 1일 평양의 한 사무실에 VOA 웹사이트, 페이스북, 유투브 등을 공식 차단한 공지문이 세워져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올해도 세계 최악의 언론탄압국으로 지목됐습니다. 미국의 국제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 하우스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 내용을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는 27일 발표한 ‘2016 세계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의 언론자유가 전세계 최악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 단체가 전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론자유 환경 조사에서 총점 97점으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언론자유에 대한 각국의 법률적, 정치적, 경제적 환경을 100점 기준으로 환산해, 100점에 가까울수록 언론탄압이 심한 나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단체가 지난 1980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전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매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북한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언론환경을 가진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국내 언론매체들은 정권 선전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고,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모든 보도는 심각한 제재 대상이며, 외국 방송을 듣거나 반체제 출판물을 보유하는 것은 반역죄로 간주돼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겁니다.

또 북한 당국은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장마당에서 구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거나 시청한 북한 주민들은 체포를 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 정부는 지난해 6월 평양주재 외교관들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나 정권에 비판적인 어떤 매체의 반입도 금지했다고, 프리덤 하우스는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외국의 라디오 방송과 단체들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되는 뉴스와 정보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외국 방송을 듣는 북한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밀반입된 해외 DVD는 외부 세계의 삶에 대한 중요한 정보 제공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불법 매체에 대한 추적과 처벌에 나서고 있지만, 유입되는 정보와 매체가 증가하고 이를 신고하려는 주민들의 의지도 약화되면서, 당국의 단속이 줄어들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일부 보도들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인터넷 언론인 ‘프로퍼브리카’의 리처드 토펄 회장은 이날 프리덤 하우스가 보고서 발표에 맞춰 가진 토론회에서,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정보를 탄압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펄 회장] "In the race between repression and technology, technology is winning…"

정보 탄압과 기술 간의 경쟁에서 기술이 이기고 있다는 겁니다.

토펄 회장은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기술의 힘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프리덤 하우스는 북한의 인터넷 접근이 여전히 당국의 승인을 받은 일부 고위 당국자들에 국한돼 있다며,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수의 과학자나 학생들에게도 제한적인 범위에서 인터넷 접근이 허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외국의 인터넷 사이트들과 연결돼 있지 않은 북한 내부 통신망에만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북한에 이어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에리트리아와 쿠바, 벨라루스 등 9개국도 총점 90점 이상으로 최악 중 최악의 언론탄압국으로 지목했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노르웨이가 9점으로 언론자유가 가장 잘 보장되는 나라로 꼽혔고, 벨기에와 핀란드, 네덜란드, 스웨덴이 11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습니다.

미국은 21점으로 28위에 올랐고, 한국은 33점으로 66위에 그치면서 2011년 이후 6년째 부분적 언론자유국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러시아는 176위, 베트남은 183위, 중국은 186위로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에 속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