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 교수 "북한 주민 위한 기술 개발 노력"

지난 2011년 10월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유일한 민간대학이자 남북한이 공동 설립한 평양과학기술대학의 교수들은 이 대학이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장기적으로 북한에 새로운 기술의 힘을 불어넣으면 통일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 컴퓨터공학 웨슬리 브루어 교수는 평양과기대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중립적이고 적절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핵과 무기 개발이 아닌 ‘선’을 위한 기술 사용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어 교수는 17일 한국의 조선일보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2016 아시아 리더십 컨퍼런스’에 참석해 새로운 지식은 변화의 힘을 제공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웨슬리 브루어 교수 / 평양과기대 컴퓨터 공학과] “Not developing nuclear weapons but developing what I call appropriate technology.”

브루어 교수는 또 평양과기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식량안보, 태양광 패널 등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대북제재와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불안정성도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평양 아파트 단지를 보면 집집마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면서 이는 주민들이 북한 당국에 전력 공급을 의존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국토의 85%가 산악지대인 북한에서 토양유실과 홍수, 가뭄 등으로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자연주의 농업원리를 도입해 토양이 비옥해질 수 있도록 양계장과 온실, 자연적 비료 및 살충제 사용 등을 위한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양과기대 박찬모 명예총장은 재학생들의 세계화와 함께 이들이 북한과 서방세계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찬모 명예총장 / 평양과학기술대학] “talented young people…”

박 총장은 이를 위해 지난 2010년 10월 첫 입학생을 받은 후부터 국제회의를 주최하고 있으며 노벨상 수상자 등 다양한 연설자들을 초청해 학생들과의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세계화 돼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평양과기대의 목표라면서 아울러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 궁극적으로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총장은 평양과기대의 거의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지며 재학생 430명 가운데 여학생은 10명이고 외국인 교수와 직원 110여 명이 무보수로 봉사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평양과기대 내 의과대학 설립을 준비 중인 강모세 교수는 현재 북한의 의료보건 시설이 매우 열악하고 또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최소한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통일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의료시설 부족에 대한 대가가 너무 클 것이라며 평양과기대를 통해 학생들이 북한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제7차 당대회 취재를 다녀온 윌 리플리 미국 CNN 기자도 이 자리에 참석해 평양 주민 대부분이 북한 체제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은 물론 체제가 올바르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평양 주민들은 외부 세계가 자신들의 체제를 존중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