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남중국해 놓고 외교 갈등...일 지자체, 혐한단체 공원 사용 불허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스프라틀리 군도에서 중국 해안경비정이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오종수 기자와 함께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남중국해 분쟁이 중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일본에서 막을 내린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 선언문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거론된 것을 두고, 중국 외교부가 일본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 반한단체인 ‘재특회’가 주요 활동무대를 잃게 됐습니다. 재일 한인 밀집지역인 가와사키 시 당국이 재특회의 집회 장소 사용을 불허했습니다. 전세계에서 아직도 노예처럼 살고 있는 사람이 약 4천600만 명에 달하고, 인구 비율로 따질 때 이 같은 ‘현대판 노예’가 가장 많은 나라는 북한이라고 호주 인권단체 워크프리 재단이 오늘 (3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들어보죠. 중국 외교부가 일본대사를 불러 G7 정상회의 선언문 내용에 대해 항의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가 최근 요코이 유타카 중국주재 일본대사를 초치해 지난 27일 일본 이세시마에서 막을 내린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 선언문 내용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또 나머지 6개 정상회의 참가국의 고위 외교관들도 불러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G7 정상회의 선언문의 어떤 내용을 중국이 문제 삼은 건가요?

기자) 이번 G7 정상회의 선언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세계경제의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진단하고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은 부분이 있고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 행위를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한다”고 명시한 부분, 나머지 하나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상황을 우려하면서 평화적인 분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힌 부분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 세 번째 부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불만을 나타낸 이유가 뭐죠?

기자) 이 부분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대 노력을 겨냥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메시지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선언문에서는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분쟁 주체로서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미국·일본과 달리 남중국해 분쟁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영국과 독일,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들도 공동선언을 통해 중국 견제에 가세한 것이 의미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항의 내용은 뭔가요?

기자) 중국 외교부가 일본대사를 불러 전달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G7 정상선언이 채택된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G7 국가들이 “남중국해 문제를 선동하거나 긴장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일본과 G7의 이런 방식에 강렬한 불만을 표명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했는데,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일본 `NHK방송'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오늘 (31일) 국무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측의 견해에는 문제가 있다”며, “남중국해 문제는 국제사회 공통의 우려로 중국을 포함한 관련국이 정상 선언의 관련 부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중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남중국해 문제를 짚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지도를 보시면 남중국해는 그야말로 동남아시아 일대 해양교통의 요지입니다. 북쪽으로는 중국 대륙에 닿아있고, 서쪽으로는 베트남 해안입니다. 남쪽과 동쪽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같은 섬나라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타이완도 이 지역에 있고요. 그래서 이 일대를 통과하는 해양 무역량이 한 해 5조 달러가 넘을 정도로 지구상에서 가장 붐비는 바다 중 하나입니다. 과거 ‘남지나해’라고도 불렸던 곳인데요. 중국은 역사적 배경을 들어 이 해역 거의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합니다. 중국 군은 남중국해 요충지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첨단무기를 배치하는 한편,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국가들과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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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의 대표적인 반한 단체가 주요 활동 공간을 잃게 됐다고요?

기자) 네. 한국과 한국인, 또 재일 한인들에 대한 혐오감을 표시하는 집단행동, 이른바 ‘혐한 시위’가 자주 일어나는 일본 가와사키 시 당국이 대표적 혐한 단체인 ‘재특회’의 집회 장소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시 당국은 가와사키 시내 공원에서 다음달 5일 시위를 진행하겠다는 재특회 측에 장소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교도통신'이 오늘 (31일) 전했습니다.

진행자) 재특회란 어떤 단체입니까?

기자) ‘재일 한인의 특권을 허락하지 않는 시민회’라는 이름의 혐한시위 전문 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시위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해 입에 담긴 힘든 막말과 폭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가와사키 시가 재특회에 집회 공간을 내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른 곳에서 이들이 시위를 계속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재특회의 활동 지역은 수도 도쿄와 주요 대도시들을 포함해 일본 전역에 퍼져있습니다. 하지만 가와사키는 오사카 등지와 함께 일본에서 재일 한인 밀집지역으로 손꼽히는 지역입니다. 이 때문에 시내 곳곳에서 혐한 시위가 끊이지 않았고, 재특회의 주요 활동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재특회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와사키 시내에서 총 13차례나 혐한 시위를 연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지통신'은 전했습니다. 일본의 시민사회는 이번 조치가 혐한 시위를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혐한 시위 장소 사용을 불허한 일이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의회는 지난 24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시위를 억제하기 위한 법규를 제정했는데요. 이 ‘혐한시위 억제법’ 제정 이후 처음 실질적인 조치가 나온 것이라서, 가와사키 시의 결정을 계기로 일본에서 혐한 세력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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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노예제도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지금도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오늘 (31일) 호주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이 발표한 세계노예지수에 따르면, 노예 상태로 태어났거나 성매매 대상으로 납치된 사람, 빚 때문에 붙잡혀있거나 강제 노역을 당하는 사람이 전세계에서 4천5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노예생활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입니까?

기자) 조사 대상 167개 국 가운데 인도는 전체 인구 13억 명 중 1천840만 명이 노예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도 다음으로는 340만 명이 집계된 중국, 210만명의 파키스탄이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북한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죠?

기자) 네. 인구당 비율로 따지면 2천500만 명 중 4.37%에 해당하는 110만 명이 노예 상태인 북한이 1위였습니다. 북한은 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활동에 대해서도 이란, 에리트레아, 적도 기니와 함께 최하위인 D등급에 속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많은 숫자가 나왔는데요. 어떻게 조사한 겁니까?

기자) 이번 지수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53개 언어로 25개 국가에서 4만2천 명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통해 현장 조사로 진행됐습니다. 현장 조사 과정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분쟁국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은 이 평가에서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실제 현장에 가볼 수 없는 나라는 추정한 거군요?

기자) 네. 현장 조사를 토대로 전체를 추정하는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재단 측도 인정했습니다. 실제 북한에 대한 수치 집계는 탈북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와 이웃나라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추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