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의 위선을 고발한 기록영화가 다음 달 미국에서 개봉됩니다. 뉴욕 시를 시작으로 북미 지역의 15개 이상의 도시에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체제 선전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영화 ‘태양 아래’(Under the Sun)가 7월에 미국에서 개봉됩니다.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태양 아래’를 배급하고 있는 ‘이카루스 필름스’의 리비아 블룸 부사장은 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 ‘태양 아래’는 7월 6일 뉴욕 시의 ‘필름 포럼’ 극장에서 처음 개봉 한 뒤 미국과 캐나다의 최소 15개, 최대 30개 도시에서 상영할 계획” 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카루스 필름스’에 따르면, 뉴욕 시의 독립영화관인 ‘필름 포럼’에서 7월 6일부터 12일까지 상영됩니다.
캘리포니아 주 산타모니카 시의 예술영화관 ‘레믈 모니카 필름 센터’도 7월 15일에서 21일 ‘태양 아래’를 선보입니다.
블룸 부사장은 이에 더해 ‘태양 아래’가 북미 지역의 약 20개 영화제에 출품됐다고 밝혔습니다.
‘태양 아래’는 북미의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시애틀 국제영화제에서 5월 30일에 이어 6월 1일에 상영됐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미국에서 가장 전통 있는 영화제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의 금문상 경쟁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이 영화는 역시 같은 4월 미국 위스콘신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습니다. 1999년에 시작된 위스콘신 국제영화제는 미국과 세계의 다양한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장입니다.
이달 22일에서 27일에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열리는 낸터킷 국제영화제에서 ‘태양 아래’가 상영됩니다.
또 22일에서 26일에는 워싱턴 DC의 AFI Docs 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러시아의 저명한 기록영화 제작자인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앞서 4월에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 개봉해 지금까지 2만 9천여명의 관객이 관람했습니다.
또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직접 관람하고, 한국 국방부와 외교부에서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태양 아래’는 1시간 46분 길이로, 평양에 사는 ‘진미’라는 이름의 8살 소녀와 그의 가족들, 친구들을 1년간 촬영했습니다. 주된 내용은 진미가 소년단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북한 당국은 진미 부모의 직업과 거주하는 아파트 등을 모두 조작해 감독에게 제시하는 한편, 영화 촬영 내내 등장 인물들의 대사와 연기를 지시했습니다.
이에 만스키 감독은 각본상의 영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 그 전의 사전준비 작업도 몰래 찍어 북한 당국자들이 기록영화에 개입하는 장면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만스키 감독은 지난 1월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의 간섭 때문에 제작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US Films 2 EJC>[녹취: 만스키 감독] Russian
진실을 담는 게 거의 불가능했고, 사람들을 만나고 촬영을 할수록 사실이 아니라 비현실로 꽉 차 있었다는 것입니다. 만스키 감독은 그런 비현실을 사실처럼 왜곡하는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가 공개되자 북한은 물론 영화 제작을 지원했던 러시아 당국과 정치인들이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반발과 대조적으로 영화는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리투아니아의 올해 제21회 빌뉴스 영화제 ‘발틱 게이즈’ 경쟁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제 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경쟁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지난해 제 19회 에스토니아 탈린 블랙나이츠 국제영화제에서 최고감독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고, 제 19회 지라바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