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건립한 앙코르와트 박물관, 외국 관광객 발길 뜸해

북한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인근에 건립한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내부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북한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에 건립한 박물관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으로 `VOA’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런 상황은 입장료 수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인근에 북한이 건립한 박물관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외면하고 있습니다.

매년 250만 명의 외국인들이 앙코르 유적을 찾고 있지만, 박물관이 이들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은 지난달 현지를 직접 방문한 `VOA’ 크메르어 방송에,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의 90%가 캄보디아 인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수익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은 2천4백만 달러를 투자해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3km 떨어진 곳에 박물관을 짓고, 첫 10년은 입장료 수입의 100%, 그 다음 10년은 입장료 수입의 절반을 캄보디아 정부와 함께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후에는 캄보디아 정부에 박물관을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녹취: 찬다로앗 파노라마 박물관 부관장]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의 옛 찬다로앗 부관장은 `VOA’에 “북한이 10년 안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다는 것은 너무 야심 찬 계획”이라며 “캄보디아 정부와 수익을 나누기로 한 나머지 10년 기간 동안에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벽화가 그려진 박물관을 찾기보다는 앙코르와트 사원을 직접 방문하는 것에 훨씬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VOA’에 벽화만 보러 이렇게 멀리 온 것이 아니라며 박물관을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관광객] “I want to see the real things. That is what I am here for. That is what we are going to…”

영국 출신의 애슐리 밀워드 씨는 “진짜 앙코르와트 사원을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며 “박물관엔 관심 없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크리스텔 비마르 씨는 ‘VOA’에 파노라마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의 옛 찬다로앗 부관장은 외국인들이 파노라마 박물관을 찾지 않는 이유는 광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물관이 개관한 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아 여행사들이 관광 일정에 아직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찬다로앗 부관장은 앞으로 앙코르 시대의 크메르 영웅들의 동상들을 박물관에 추가해 전시 수준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물관 입장료는 외국인의 경우 미화 15달러, 캄보디아인의 경우 8 달러로 현지 물가와 비교할 때 비싼 편입니다.

[녹취: 사차 캄보디아 문화예술부 장관]

한편 타이 노럇 사차 캄보디아 문화예술부 장관은 `VOA’에 박물관 수익금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캄보디아와의 역사적인 유대관계 때문에 박물관을 지어준 것이지 수익금 창출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는 겁니다.

6천여 제곱 미터 부지에 35미터 높이의 이 박물관은 북한이 2011년 착공해 4년 만에 완공했습니다.

특히 박물관의 주요 볼거리로 꼽히는 초대형 전경화는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소속 예술가 63명이 2년 간 캄보디아에 머물며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